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6. 13. 선고 2023구합6934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당사자들의 지위 및 근로계약

1)

원고는 다국적 기업집단인 A의 국내 법인으로, 2001. 10. 26. 설립되어 약 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광고물 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2)

원고는 싱가폴에 소재하는 A 아시아지사(이하 '아시아지사'라고 한다)의 통제를 받고 있다.

3)

참가인은 2008. 11. 24.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원고의 재무이사(Finance Director)로 근무하던 자이다.

4)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2008. 11. 24.경 작성한 근로계약서(을나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 제14조 제2문은 "J Inc. may terminate this agreement with justifiable cause by giving you 30 days advance notice or 30 days payment of normal wage in lieu thereof, provided that it may be terminated without advance notice or payment in lieu thereof by J Inc. if you are guilty of a substantial breach of your duty as set forth in this Agreement of in J Inc. regulations, in which case the relevant Labor Committee approval shall be obtained."라고 정하고 있다(위 조항을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하고, 이 사건 조항의 영문 해석에 관하여는 다툼이 있으므로, 이하에서 별도로 판단한다).

나.

원고의 부가가치세 세금계산서 선발행 행위를 이유로 한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

1)

아시아지사의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인 K(이하 'K'이라고 한다)는 2022. 4. 22. 원고 대표이사 B과 참가인에게 '서비스 제공기간 이전에 한국에서 부가가치세 세금계산서(VAT invoice)를 발행하는 것은 위법임을 저희 세무사들과 확인했다. 허위 또는 가상의 부가가치세 세금계산서 발행할 경우 매입 VAT 크레딧(VAT credit)이 거부되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객으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고가 이러한 선결제 관행을 즉시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이메일[갑 제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참조, 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고 한다]을 발송하였다.

2)

아시아지사는 2022. 9.경 원고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한 후, '참가인이 세금계산서를 선발행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2021. 12. 31. 재무제표와 2022. 6. 결산보고 패키지에 허위의 자료를 입력(누락보고)하였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갑 제8호증 참조).

3)

K은 2022. 11. 6. 참가인에게 '고의적인 선지급 청구 관행, 원고 정책 및 관리 지침, 회계 조작, 주주에 대한 허위진술 확인에 따라 참가인에의 고용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2022. 11. 7.부터 사무실에 출근하지 말고 직원으로서 모든 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4)

원고를 대리한 노무사는 2022. 11. 11. 참가인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하면서 불수용 시 2022. 12. 1.자로 해고를 한다는 내용의 '고용계약 해지(termination of employment contract) 통보서'(을가 제10호증, 이하 '이 사건 통보서'라고 한다)를 교부한 후 2022. 11. 14.까지 사직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이 사건 통보서에는 해고사유와 관련하여 '결정(해고)의 주된 동기는 직무 수행에 있어 중대한 위법행위로 인한 신뢰 부족(the main motivation for our decision is based on grave misconduct in the discharge of your duties and consequently lack of trust)'이다.

5)

참가인은 2022. 11. 14. 원고 노무사에게 '권고사직에 대해 수용할 의사가 없고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6)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2022. 12. 1.자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조치를 취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서에 의하여 이루어진 2022. 12. 1.자 해고를 '이 사건 징계해고'라고 한다).

다.

참가인의 구제신청 관련

1)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2. 12. 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2. 3.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양정도 적정하며 절차에도 하자가 없으므로 정당하다'라며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2)

참가인은 2023. 3. 24.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5. 11.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내지 9호증, 을가 제1 내지 10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절차적 위법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조항이 정한 'Labor Committe'(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고 한다)는 징계위원회가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정한 노동위원회를 의미한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의 내용을 보면 해고의 사전통지를 하거나 수당을 지급하는 경우인 본문과,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단서로 나뉘고 단서의 경우에만 노동위원회의 승인이 문제되는바, 해고의 사전통지가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의 경우에는 노동위원회 승인 또한 문제되지 아니한다.

나)

참가인으로서는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미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하여 충분히 대응을 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통보서의 기재만으로도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서면통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조항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해고를 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야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위원회 개최 없이 이 사건 징계해고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가)

원고 취업규칙 제64조는 '원고는 합리적인 징계조치를 결정하기 위하여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특정 사안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에 의하더라도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는 원고의 재량에 달린 것이다. 또한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징계절차에서 피징계자에게 사전에 통고하거나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명한 규정이 없는 이상, 회사의 피징계자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을 무효라고 할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등 참조), 원고 취업규칙 등 규정은 징계위원회 개최와 관련한 어떠한 절차나, 소명의 기회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조항의 'Labor Committe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approval shall be obtained)'라는 구절을 근거로 징계해고 과정에서 징계위원회 의결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의미하는 영어단어는 'Disciplinary Board' 또는 'Discipline Committte' 등이며, 'Labor Committe'라는 용어가 징계위원회 내지 인사위원회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여, 그 의미 해석을 위한 추가적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위 'Labor Committe'가 징계위원회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는 위 'Labor Committe'가 아시아지사와 원고 대표이사의 논의를 위한 위원회라고 주장하였다가(을나 제6호증 제41 내지 49쪽 참조), 이 사건에 이르러서는 노동위원회라고 주장하고 있어 주장 자체가 불분명하나, 피징계자의 소명 기회 부여 등이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징계위원회는 아님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다)

나아가 이 사건 조항은 '원고(J Inc.는 원고의 변경전 명칭이다)는 참가인에게 30일 사전 통지 또는 이를 대신하는 30일 통상임금 지급을 통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본 계약을 종료할 수 있으며, 단, 참가인이 본 계약에 명시된 참가인의 의무를 실질적으로 위반한 경우 사전 통지나 대신 지급(30일분 통상임금) 없이 해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관련 'Labor Committe'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전문에서 해고예고통지를 하거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 경우를, 후문['단(provided that)' 이후 부분]은 해고예고통지나 해고예고수당지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각 정하고 있는 것일 뿐이므로, 이를 근거로 징계해고 과정에서 징계위원회 개최가 필수적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관련 'Labor Committe'의 승인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해고예고통지와 해고예고수당지급 없이 해고를 할 수 있다는 의미에 불과하고, 이를 징계해고를 위하여 'LaborCommitte'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징계위원회와 관련된 규정은 회사 전체에 통일적 적용을 위하여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규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근로계약서에 특정 근로자에 대하여만 해고 과정에서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정하는 것 또한 쉽사리 상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그와 같이 해석할 경우 근로기준법의 해고예고의무 규정에 위반하게 된다고 주장하나(참가인 2024. 5. 28.자 참고서면 제5, 6쪽), 참가인 주장과 같이 해석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조항 중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예고의무 규정에 반하는 것은 동일하다.

라)

참가인은 원고의 징계 관행에 비추어 보더라도 징계위원회 개최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취업규칙에 따르면 원고는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정 사건에 관하여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징계위원회 개최와 관련한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3)

서면통지의무 위반 관련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참가인은 2022. 4. 22. 아시아지사의 K으로부터 세금계산서 선발행을 금지하는 취지의 이 사건 이메일을 수령하였던 점, 그 이후 2022. 11. 6. K으로부터 '고의적인 선지급 청구 관행, 원고 정책 및 관리 지침, 회계 조작, 주주에 대한 허위진술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고용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수령하였던 점, 그 과정에서 세금계산서 선발행 여부와 관련하여 원고에 대한 아시아지사 차원의 감사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서에 기재되어 있는 '직무 수행에 있어 중대한 위법행위로 인한 신뢰 부족'이라는 해고사유가 세금계산서 선발행 관련 일련의 참가인의 행위를 해고사유로 삼고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서를 수령한 이후 권고사직을 수락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도 해고사유에 관하여 별도로 문의하지는 않았으며,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일 다음 날인 2022. 12. 2. 곧바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기도 하였던바,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그에 대하여 충분한 대응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서에 세금계산서 선발행 행위를 징계사유로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통보서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 없다(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는 아시아지사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원고 대표이사가 배제되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원고의 인사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위법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을나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 결정 과정에서 아시아지사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원고 법인의 적법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따라서 참가인 주장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위법하다고 할 수도 없다).

나.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21. 12. 31.까지 약 28억 원 가량의 세금계산서 선발행 행위를 하였고, 이에 K이 이 사건 이메일을 통하여 참가인의 위법행위를 지적하였음에도 2022. 1. 1.부터 2022. 6. 30. 사이에 약 23억 원 가량의 세금계산서 선발행 행위를 하였다. 이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원고 취업규칙 제64조 제7호가 정한 '취업규칙 정책 또는 규정을 위반하여 회사의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 행위'에 해당한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세금계산서 발행과 관련하여 원고의 정책을 위반하고, 이에 아시아지사에서 그와 같은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였음에도 재차 세금계산서를 선발행하면서 그와 같은 발행을 숨기는 월별 결산보고를 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가)

원고 글로벌 윤리강령은 '사업 운영 국가에 적용되는 회계 및 재무 규정을 준수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부가가치세법 제34조 제2항 및 제17조에 따른 예외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세금계산서의 선발행이 허용된다. 참가인이 관여한 원고의 세금계산서 선발행 행위가 위 부가가치세법 규정에 위배된다고 명확히 단정할 수는 없더라도[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4두35706 판결은 그 발급일이 속한 과세기간 내에 공급시기가 도래하였던 사건으로 이 사건과는 사실관계를 달리 하며, 한편 원고는 광고대행용역이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 제3호에 해당하여 세금계산서 발급시가 용역의 공급시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을나 제12호증 제7쪽 참조), 이와 같이 인정할 수 있을지는 각 광고대행용역계약의 구체적 실질에 따라 다를 것이다], 참가인이 관여한 세금계산서 발행 행위가 부가가치세법 위반으로 의율될 가능성이 상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이에 아시아지사의 K이 그와 같은 방식의 세금계산서 발행을 금지하는 지시를 원고 대표이사와 참가인에게 하였음에도, 참가인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를 이유로 하여 동일한 방식으로 세금계산서 발행을 계속하였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세금계산서 발행행위는 원고 글로벌 윤리강령과 그에 관한 회사의 정책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다)

참가인은 세금계산서 발행을 지적하는 K의 이 사건 이메일에 대해서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고, 2022. 4.부터 2022. 6.까지 월별 결산보고 과정에서 세금계산서 발행 사실을 숨기는 방식으로 보고를 하였으며, 체크리스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고객의 대금지급이 30일 이내에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발행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없다'고 대답하기도 하였다(갑 제12호증 제7쪽). 만일 참가인 주장과 같이 세금계산서 발행 행위에 어떠한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참가인이 그와 같이 세금계산서 발행 행위를 은폐하였을 이유가 없다.

라)

한편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허위보고의 경우에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참가인 2024. 3. 8.자 준비서면 제29, 30쪽 참조). 원고가 이 사건 통보서에 해고사유와 관련하여 '해고의 주된 동기는 직무 수행에 있어 중대한 위법 행위로 인한 신뢰 부족'이라고 기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K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세금계산서 선발행을 계속하기 위하여 허위보고를 하였던 경위와 K이 2022. 11. 6. 이메일을 통하여 '주주에 대한 허위 진술' 역시 문제 삼았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기재는 허위보고를 포함한 세금계산서 선발행 행위와 관련한 참가인의 일련의 행위와 그로 인한 신뢰 부족을 징계해고 사유로 삼고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또한 해고 시점에 이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인바, 보고와 관련된 참가인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해고 관련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3, 4, 8 내지 11, 13, 15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너무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가)

원고는 세금계산서 선발행 행위로 15억 원 상당의 손실을 입을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실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지는 아니하였으며, 회계법인에 의한 감사보고서 역시 '적정의견'으로 발행되었고, 추후에도 원고 주장과 같은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볼 구체적 근거가 부족하다.

나)

원고의 취업규칙 상 징계양정과 관련된 특별한 규정은 없고, 취업규칙 제64조에서 그 해고를 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이 사건에서 참가인에게 적용될 만한 조항은 제64조 제7호(취업규칙 정책 또는 규정을 위반하여 회사의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 사원) 밖에 없다. 그러나 참가인의 행위에 관하여 징계를 한 주된 취지는 그 행위가 회사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정한 회사의 정책에 위반된다는 것이지 그로 인해 회사의 업무수행에 구체적 지장을 초래하는 등 특정 결과가 발생하였기 때문은 아니다. 따라서 해고 사유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 징계사유 자체가 곧바로 해고를 할 만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참가인이 재무부서를 총괄하였으므로 세금계산서 발행과 관련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사실이나, 세금계산서의 선발행 행위는 참가인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고 원고 매출 증대를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그 실질적인 계약 규모와 발행 내용은 원고 대표이사와 영업 부서의 협의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을나 제3, 4, 13호증 참조). 특히 이 사건 이메일 이후 세금계산서 선발행을 지속할지 여부가 문제되었을 때에도, 원고 대표이사의 책임으로 아시아지사에 대한 허위 결산보고와 세금계산서 선발행을 계속하였다(을나 제10, 15호증 참조).

라)

그렇다면 세금계산서 선발행과 관련하여 참가인이 주된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고, 세금계산서 선발행 지속을 결정한 원고 대표이사가 가장 큰 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임에도 원고 대표이사에 대하여는 아시아지사 차원의 서면 경고만이 이루어졌다(을나 제17호증 참조). 그와의 형평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그 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징계해고 절차에는 위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징계사유 또한 인정되나, 그와 같은 징계사유만으로 원고가 사회통념상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위법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