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 회사는 1974. 10. 8. 설립되어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D생)는 1985. 6. 19.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사람으로, E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F지부 G지회 소속 조합원이자 지회장을 역임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2. 2. 23.부터 참가인 회사에게 원고의 정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정년을 연장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2. 3. 31.자(만 63세가 되는 해의 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 정년퇴직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2. 4.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 회사의 정년연장 거부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28.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H).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2. 7. 2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의 권고로 원고와 참가인 회사는 2022. 10. 12.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화해조서를 작성하였다(I).
참가인 회사는 2022. 11. 3. 원고의 정년연장을 심의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인사위원회는 원고의 정년연장을 반대하는 의결을 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22. 11. 7.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에게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년연장 거부’라 한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2. 12. 14. 참가인 회사의 이 사건 정년연장 거부가 원고에 대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이자 차별을 통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13.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정년연장 거부를 재량권 남용으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하였다거나 참가인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의사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정이나 입증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J).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3. 4.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6. 13.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가 제1, 3호증, 을나 제1,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노사관계 발전에 현저한 공로를 하였으므로, 참가인 회사는 취업규칙 제64조 제3항에 따라 원고의 정년을 연장하여야 함에도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가 소속된 이 사건 노동조합과 K노동조합(이하 ’K노동조합‘이라 한다)은 동질의 균등한 근로자 집단에 해당하고, 참가인 회사의 정년연장 허용에 관하여 집단 간 유의미한 격차가 존재하며, 참가인 회사의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이 사건 정년연장 거부는 집단 간 차별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집단 간 차별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에 관하여 별다른 검토 없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2, 3, 7, 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동조합(조합원 약 75,000명, 지회 소속 17명)과 K노동조합(조합원 약 18,000명, 지부 소속 약 350명), L 노동조합(조합원 약 10명, 이 사건 노동조합과 함께 ’소수노동조합‘이라 한다) 3개이다.
참가인 회사는 서울특별시 시내버스업체들로 구성된 M조합(이하 ‘M조합‘이라 한다)에 가입되어 있다. 참가인 회사는 M조합과 K노동조합 간의 교섭결과를 근로조건에 반영해왔는데, M조합과 K노동조합은 2021. 7. 14.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28조 제1항은 조합원의 정년을 ‘만 63세가 되는 해의 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64조 제3항은 “회사에 10년 이상 근로한 자로서 노사관계 발전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자는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이하 ‘정년연장 규정’이라 한다)하였고, 같은 조 제4항에서는 정년 후 재고용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이하 ‘정년 후 재고용 규정’이라 한다).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 가운데 2009년 이후 참가인 회사에게 정년연장을 신청한 근로자는 총 6명인데, 이중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는 N, O 및 P(1996. 2. 1.부터 K노동조합의 지부장으로 활동하였다, 이하 ’P 지부장‘이라 한다) 3명이다. 2009년 이후 정년연장 신청자들과 소속 노동조합 및 정년연장 결과 현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 회사 근로자의 정년연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일들이 있었다.
2009. 12. 31.자로 P 지부장의 정년퇴직이 예정되자, K노동조합은 2009. 12.경 참가인 회사에게 P 지부장의 정년연장을 요청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09. 12. 14. 인사위원회 등을 거쳐 P 지부장의 정년을 2015. 12. 31.까지로 연장하였다(이하 ‘1차 정년연장’이라 한다). 원고 등은 1차 정년연장에 관하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P 지부장의 노동조합 조합원 및 지부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0. 7. 22. 1차 정년연장이 원고 등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노동조합의 조직 및 운영에 지배·개입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을 거쳐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K노동조합은 P 지부장의 임기(2014. 2. 1.부터 2017. 1. 31.까지) 만료 전에 연장된 정년퇴직일(2015. 12. 31.)이 도래하자 2015. 11. 25. 참가인 회사에게 다시 P 지부장의 정년연장을 요청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15. 11.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노사관계 발전 공로 등을 이유로 P 지부장의 정년을 2017. 1. 31.까지 연장하였다(이하 ‘2차 정년연장’이라 한다). 원고 등은 2차 정년연장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3. 15. 및 2016. 7. 22. 2차 정년연장이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구제신청과 재심신청을 각 기각하였다(S, T).
K노동조합은 2016. 12. 19. 참가인 회사에게 P 지부장에 대한 정년 연장을 요청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17. 1. 9.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정년연장 규정을 근거로 P 지부장의 정년을 2020. 1. 31.까지 연장해주었다(이하 ‘3차 정년연장’이라 한다). 원고 등은 3차 정년연장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4. 10. 및 2017. 7. 18. 3차 정년연장이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구제신청과 재심신청을 각 기각하였다(U, V).
한편 2015년 이후 운전직 근로자 중 정년 도래자와 촉탁직 재고용 현황은 다음과 같다.
관련 법리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의 이 사건 정년연장 거부가 원고에 대한 차별적 취급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64조 제2항에 따라 사원은 정년에 도달하는 날의 달 말일로 당연히 퇴직함이 원칙이고, 정년연장 규정과 정년 후 재고용 규정은 그 예외이다. 그 중 정년연장 규정은 ① 참가인 회사에 10년 이상 근로와 ② 노사관계 발전에 현저한 공로를 요건으로 참가인 회사가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인바, 정년연장 규정은 정년연장에 관한 참가인 회사의 권한 내지 재량규정으로 해석되고, 그 요건이 판단자의 주관적 평가가 들어갈 여지가 있더라도, 성격과 취지 등을 고려할 때, 불합리한 요건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K노동조합 소속 간부들에 대해서만 정년연장을 해왔고,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Q과 L 노동조합 소속 R 등 소수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에 대해서는 정년연장을 거부하였는바, ‘집단 간 대량관찰 방식’에 의할 때 두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격차가 확인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의 정년연장 거부 표본은 정년이 연장된 K노동조합 소속 간부 3명과 정년연장이 거부된 소수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3명이 전부이다. K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집단과 소수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집단을 ‘동질의 균등한 근로자 집단’으로 보더라도, 표본이 그 중 극히 일부 구성원에 대한 것이고, 참가인 회사가 정년연장을 검토한 시점도 2009년부터 2022년까지로 상이하다. 정년연장이 거부된 Q과 R은, ‘노사관계 발전에 현저한 공로’가 있음을 입증할 자료를 참가인 회사에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년연장에 관하여 양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년연장 규정을 적용한 결과, 다른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와 통계적으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어느 근로자에 대한 정년연장 거부를 정당성이 없다고 단정하거나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참가인 회사가 노사발전에 현저한 공로가 있다고 인정하여 P 지부장 등의 정년을 연장해주었다고 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한 다른 근로자들의 정년도 연장해 줄 의무가 발생한다거나 다른 근로자들이 참가인 회사에게 동일한 조치를 요구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정년연장 거부와 원고의 노동조합활동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야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 회사가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이라는 이유로 K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보다 불리하게 정년연장 여부를 심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정년연장 거부가 참가인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서 비롯되었다고 추단하게 하는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참가인 회사는 원칙적으로 정년연장을 신청한 개별 근로자에게 노사발전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지 등을 심리하여 정년연장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판단에 있어 참가인 회사에게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된다. 원고의 정년연장 심사를 위한 인사위원회에서 참가인 회사 인사위원들은 원고의 노사발전 기여 등 정년연장 요건에 대하여 심사를 하였고, 원고가 수여받은 표창장과 근무평가, 업무 협조도와 산업안전보건교육 참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정년을 연장할 것인지 판단하였다(갑 제9호증 참조).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 지회장으로서 노사관계 발전에 공로를 한 사례(K노동조합에 대한 경비 원조 부당노동행위 중단, 참가인 회사 및 K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등)들이 존재하므로, 노사발전에 현저한 공로를 인정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정년연장 신청 당시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게 위 주장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하였는지 확인되지 않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례들을 고려하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노사관계 발전에 현저한 공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