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6. 27. 선고 2023구합7393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은 2019. 9. 5. 설립되어 상시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도서출판업, 예술품(미술품) 도소매, 임대, 중개, 컨설팅 및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1. 8. 1.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경영지원실 실장으로 입사하여 재무, 인사, 법무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이 사건 회사는 원고가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상실한 날짜를 2022. 12. 1.로, 상실 사유는 ‘경영상 필요 또는 회사불황으로 인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로 신고하였다.

라.

원고는 2023. 2. 2. 이 사건 회사가 원고를 2022. 11. 30.자로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31.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근로계약은 합의로 해지되어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마.

원고는 2023. 5. 3.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3. 5.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4. ‘원고가 위장폐업으로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는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의 종료는 원고의 계속근로 의사에 반한 이 사건 회사의 일방적 해지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회사 폐업에 따른 양 당사자의 합의 해지로 봄이 타당하므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23. 8. 2.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관계를 합의 하에 종료하겠다는 객관적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고,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당사자 간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증명자료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

원고는 2022. 11. 30. 이후에도 스스로 이 사건 회사 소속이라고 인지하였고, 이 사건 회사 내지 대표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의 계속근로의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회사가 일방적으로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 신고를 하였으며, 그 이후 원고의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3)

이 사건 회사는 사업자등록만을 말소하였을 뿐, 종국적으로 소멸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바, 이 사건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한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는 E이지만, 원고는 위 E의 배우자인 F의 면접을 거쳐 채용되었고, 업무 지시 및 보고도 대부분 F과 이루어졌다.

2)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폐업 절차와 폐업 시 예상되는 문제점 및 해결방안에 관하여 세무사, 법무사 및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받아 ‘전문가 미팅브리프’로 작성해 F에게 보고하였고, 2022. 12. 16. F과 폐업 공고문에 기재할 폐업의 경위, 향후 방향 및 근로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 등의 문구를 문자메시지로 주고받으면서 작성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의 전 직원에게 전자메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22. 12. 15.자 폐업 공고문을 발송하였다.

3)

원고는 2022. 12. 28. F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4)

원고는 2022. 12. 30.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 E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5)

이 사건 회사는 2022. 12. 30. 성북세무서에 폐업일을 2022. 12. 15.로 하여 사업자등록 폐업 신고를 하였고, 2022. 12. 31. 위 폐업 신고가 수리되었다.

6)

이후에도 E은 2023. 1. 6.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이체하라고 지시하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023. 1. 9. “그리고 계속 이래저래 카톡만 하지 마시고 하루라도 빨리 나와서 인수인계할 것 하시고 마무리 빨리 지으시고 급여랑 퇴직금 받아가시면 좋겠습니다. 하루이틀 늦어질수록 인수인계 기간만 늘어납니다. 이번 주 안에 완벽히 끝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불안해하지 말고 마무리 잘 지으시고 급여랑 퇴직금이랑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7)

원고는 2023. 1. 12.부터 2023. 1. 20.까지 사이에 E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2023. 1. 20.)

O : 그리고 A실장님. 엊그제 전화로 얘기했던 업무 계약 부분 관련해서 계약서 쓰러 와야

하는데 언제쯤 오실 수 있을까요.

원고 : 근로계약은 체결하지 않겠습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호증, 을 제5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로 인하여 종료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가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의미하는바, 그 법적 성질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므로, 상대방인 근로자에게 해고의 의사표시가 도달하는 때에 효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러한 해고의 의사표시를 받은 일시 내지 방법 등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한 채, 단순히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일자를 2022. 12. 1.로 신고한 것이 원고를 2022. 11. 30.자로 해고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일 뿐인바, 이 사건에서 다툼의 대상인 ‘해고’가 분명하게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또한, 원고는 2023. 2.경까지도 계속하여 근로할 의사가 있었는데,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 신고를 진행하였고, 더욱이 원고가 2022. 11. 30. 이후 제공한 근로에 대해서는 급여를 지급하지도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대표자 E과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2022. 12.분 급여를 지급할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는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처리하여 지급해 달라고 답변하기도 하였던 데다가, 오히려 원고가 2023. 1. 20.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하게 밝히기까지 하였는바, 이와 달리 원고에게 계속근로의사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은 위 문자메시지의 내용과도 모순되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원고는 이 사건 회사가 폐업하는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E에게 ‘폐업을 원치 않으시면 현재 직원들 책임을 지셔야 하고, 기존 퇴사한 직원들도 전원 부당해고로 간주될 수 있어 E대표님께 리스크가 매우 큽니다.’라고 조언하기도 하였으며, 이에 실제로 이 사건 회사가 관할 행정청에 폐업 신고를 마치기까지 하였는바, 원고 역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이 사건 회사의 폐업 이후에도 계속하여 근로할 의사가 있었다거나 혹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선뜻 납득할 수 없다.

4)

무엇보다도 원고는 2023. 1. 12.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 E에게 ‘저는 11/30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하였고, 도의를 지키고자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으며, 1/13까지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라는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바, 이는 원고가 스스로 퇴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거나 혹은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합의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였다는 의미로 이해될 뿐이어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이 이 사건 회사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