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0. 10. 선고 2023구합77153 판결

부당정직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7. 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A공단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약 3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원주시장으로부터 위탁받은 도시교통 관리사업 등의 공공서비스업을 행하는 공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에 운전원으로 입사하여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운행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2. 12. 21. 참가인이 2022. 8. 28.경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차량을 운행하던 중 초등학생(이하 ‘피해자’라 한다)을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음에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를 원고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원고 취업규정 제6조(성실의 의무), 제7조(복종의 의무), 특별교통수단 운영규정 제17조(운전원의 임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사규정 제57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참가인에게 정직 3개월의 처분(기간: 2022. 12. 26. ~ 2023. 3. 25.)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다며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17.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를 보고하지 않은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참가인이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도주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고,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도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 리프트 차량을 운행하던 중인 2022. 8. 28. 10:46경 반대쪽 차선에서부터 킥보드를 타면서 차량 좌측으로 접근하던 피해자(7세)를 충격하였다. 피해자가 넘어지자 참가인은 차량을 정차하여 피해자의 상태를 살폈으나, 피해자의 부모에게 연락하거나 피해자에게 본인의 연락처를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나)

피해자의 부모가 경찰서에 이 사건 사고를 신고하였고, 원고는 2022. 8. 30. 강원원주경찰서의 수사 확인 요청을 받으면서 이 사건 사고를 인지하게 되었다.

다)

원고의 보험사는 2022. 10. 27.경 피해자 측에 치료비 218,890원, 합의금 1,500,000원 총 1,718,89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보상처리를 종결하였다.

라)

강원원주경찰서는 ‘진정인의 엄마가 진정인이 사건처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므로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실익이 없으므로 입건 전 조사종결하고자 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 형법 제268조 – 입건 전 조사종결’ 처리를 하였고, 2022. 12. 8.경 이를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8, 9, 10, 16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위 인정사실에 갑 제12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참가인은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이 사건 사고를 원고에게 보고하지 않았으므로, 취업규정 제6조(성실의 의무), 제7조(복종의 의무), 특별교통수단 운영규정 제17조 위반을 이유로 하는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가)

원고의 특별교통수단 운영 규정 제17조(운전원의 임무) 제1항은 ‘운전원은 도로교통법 및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등 관계 법규, 공단의 관련 규정 및 내규 및 고객서비스현장 등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7항은 ‘운전원은 교통사고 및 안전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조치한 후 이동지원센터에 지체없이 보고하여야 한다. 1. 신속한 인명구조 및 안전조치, 2. 사고내용 및 유관기관 신고(경찰서, 보험회사), 3. 사고발생 일시 및 장소 확인(사진촬영, 증인 등 증거확보), 4. 교통사고시 상대차량 파악(운전자, 차량번호, 보험가입 여부), 5. 목격자 확보 및 그 밖의 조치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경우에는 그 차의 운전자는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와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성명․전화번호․주소 등을 말한다) 제공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나)

참가인이 차량을 운전하던 중 피해자를 충격하여 피해자가 넘어졌음에도 참가인은 잠시 정차하여 피해자의 상태를 육안으로만 살폈을 뿐, 이 외에 피해자에게 필요한 구호조치나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였는바, 참가인은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나아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 및 특별교통수단 운영 규정 제17조 제1, 7항을 위반하였다.

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자신에게는 업무상 과실이 없었고,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당시 피해자로부터 ‘괜찮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현장을 이탈한 것이므로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는 등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갑 제10, 11호증의 각 영상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고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반대편 차선에서부터 접근하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충분히 정차할 수 있었으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해자의 나이나 참가인이 차량으로 피해자를 충격한 정도, 피해자가 D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에 관하여 보험금이 지급되기도 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상해를 입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가 불필요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의 나이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으로서는 피해자의 보호자에게 연락하여 사고발생 사실을 알리거나, 적어도 피해자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한바, 실제로 피해자의 부모가 이 사건 사고를 경찰에 신고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로부터 괜찮다는 말을 듣고 현장을 떠났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에게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강원원주경찰서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입건 전 종결처리를 하였으나, 이는 합의금 지급 등을 이유로 피해자 측이 사건처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음을 이유로 하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도로교통법 위반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마)

참가인이 이 사건 사고를 원고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것에 대해서는 피고나 참가인 모두 다투고 있지 않다.

나.

재량권 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준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에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차량 운전 업무를 수행하는 참가인으로서는 교통법규를 준수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더 엄격하게 요구된다고 할 것인데, 참가인은 교통사고를 낸 후 초등학생인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이를 원고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 원고가 2022. 1.경 참가인을 포함한 운전업무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통사고 발생시 조치, 교통사고 처리 및 보고, 보고체계’ 등에 관한 집합교육에서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구호조치 등의 내용 및 교통사고의 보고 체계 등을 교육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

2)

참가인은 2022. 1.경 차량 운행 도중 주차 중인 다른 차량 범퍼를 충돌하였는데, 위 사고도 원고에게 보고되지 않았다가 원고는 2022. 2.경 피해 차량 차주의 연락을 받고 위 사고를 인지하게 되었다. 당시 참가인은 충돌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소명하기는 하였으나, 적어도 그로써 교통사고 발생시 즉시 원고에게 보고하여야 한다는 보고체계는 확실히 인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원고의 인사규정은 징계양정에 관하여 성실의무 위반(공금횡령․유용, 업무상 배임, 직권남용, 직무태만 또는 회계질서 문란에 해당하지 않는 그 밖의 위반)이 ‘비위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를 ‘강등-정직’으로 정하고 있고, 복종의무 위반(지시사항 불이행으로 업무추진에 차질 발생, 민원의 부당한 접수거부 및 처리지연에 해당하지 않는 그 밖의 위반)이 ‘비위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를 마찬가지로 ‘강등-정직’으로 정하고 있다(인사규정 시행내규 제52조, [별표 8]). 참가인의 비위행위, 특히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행위는 비위정도가 심하고 적어도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정직처분이 징계양정 기준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원고는 참가인이 약 30년 간 육군 수송관이라는 운전 직무 관련 책임자로 종사한 경력이 있어 교통사고 발생시 필요한 구호조치 등에 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를 원고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던 점, 참가인의 소위 뺑소니행위로 인해 공법인인 원고의 대외적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는 점, 참가인을 가볍게 징계할 경우 유사한 사례가 되풀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다. 원고가 수행하고 있는 도시교통 관리사업의 목적과 공공적인 성격, 특히 교통약자(장애정도가 심한 보행상의 장애인, 65세 이상인 사람, 일시적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중 대중교통의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이다)에 대한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참가인의 직무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원고의 판단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부당하지 않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