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2. 3. 8.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의 센터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의 징계위원회는 2023. 1. 12.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징계사유(이하 각 항별로 '제○ 징계사유'와 같이 특정하고,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를 들어 원고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23. 1. 16.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가 2023. 1. 31.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참가인의 징계위원회는 2023. 2. 10.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의결을 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에게 재심의에 따른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을 통보하였다(이하 '이사건정직처분'이라한다).다.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하다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2. 15.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3, 5 징계사유만이 인정되나 그 징계사유들만으로도 정직 6개월의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31.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6 내지 21호증, 을가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같다), 을나 제1, 16 내지 2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제1, 3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센터는 참가인이 성남시로부터 수탁하여 운영하는 조직으로 참가인이 종래 수행한 것과 구별되는 업무와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기능상ㆍ업무상 독립성'이 있고, 참가인의 내부 규정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센터와 참가인 기업지원팀의 업무가 구별되어 있다. 원고는 참가인의 F 본부장이 이러한 기능상ㆍ업무상 독립성을 간과한 채 이 사건 센터의 업무인지 불분명한 업무를 지시하자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 과정에서 감정이 격화되어 다소 격한 발언을 하였을 뿐, 참가인의 지휘ㆍ감독체계를 인정하지 않거나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고 참가인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부서원의 업무추진 의욕을 상실시킨 사실은 없으므로, 제1, 3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인정사실
이 사건 센터의 설립 및 원고의 입사 등
⑴ 참가인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31조에 따라 경기도로부터 G일반산업단지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관리기관이다. 이 사건 센터는 G일반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들의 기술ㆍ경영 지원기반을 확충하고 지원 기능을 집적화하여 입주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사업목표에 따라, 주변의 혁신기관을 유치하고 민간자본 참여를 유도하여 이 사건 센터의 활용도 및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려는 사업계획을 가지고 구축되었다.
⑵ 참가인과 성남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20. 7. 27. 이 사건 센터 구축사업 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참가인은 이 사건 센터 준공 후 관리ㆍ운영을 수행하는 주체에 해당한다(제3조 본문 및 제3항 제2호). 성남시와 참가인은 2022. 1. 21. 이 사건 센터 관리ㆍ운영에 대한 위ㆍ수탁기간을 2022. 4. 1.부터 2025. 3. 31.까지로 하는 위ㆍ수탁협약을 체결하였고, 구축사업이 2022. 3. 31. 완료되어 2022. 4. 1. 이 사건 센터가 설립ㆍ출범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센터 출범 이후인 2022. 6. 10. 기존의 기업지원실을 기업지원본부로 확대 편성하면서 그 산하에 기업지원팀과 이 사건 센터를 두는 내용의 직제 개편을 단행하였다.
⑶ 원고는 이 사건 센터의 전문계약직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2022. 4. 1.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2022. 4. 1.부터 2025. 3. 31.까지, 담당업무를 D센터 업무총괄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직급: 4급)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원고와 H 사이의 분쟁 경과
⑴ 원고는 2022. 11. 28. 참가인의 기업지원본부 본부장인 H으로부터 ① 기업지원본부 워크숍 계획수립(2022. 12. 9.), ② 기술 사업화 성과보고 및 혁신기술 지원사업 실행 계획 보고, ③ I 설명회 개최(2022. 12. 20.)의 지시사항이 담긴 업무지시카드를 전달받고, 2022. 11. 30. 위 각 지시사항에 대한 처리계획 및 진행내용을 보고하였다.
⑵ H은 2022. 12. 2. 08:37경 원고에게 "① D센터 직무향상 워크샵개최안(13일로 일정변경) 수립, ② I 준비를 위한 설명회 개최안 수립하여 보고 바랍니다(다음주 주간업무 보고시 제출바랍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고, 곧이어 같은 날 08:47경 참가인 기업지원과 직원들과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센터 직원들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센터장께서는 오늘 회의시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길 바랍니다. ① D센터 직무향상 워크샵개최안(13일로 일정변경) 수립, ② I 준비를 위한 설명회 개최안 수립하여 보고 바랍니다. 기업지원과에서는 참여대상 기업과 I 자료 등 공유해서 협업하기 바랍니다(다음주 주간업무 보고시까지 제출)."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⑶ 원고는 2022. 12. 5. H 및 참가인의 전무이사인 J 등이 참가한 주간업무보고회의에서, H에게 "워크샵 개최 계획을 제가 해야 되는 건가요?"라는 말을 포함하여 H의 지시사항이 이 사건 센터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하여 H과 언쟁을 벌였고, H은 원고에게 '센터장으로서 역할 수행을 못하고 있다. 대기발령을 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12:14경 H에게 "I 설명회 개최안 마련은 저희 센터업무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고, 이에 H이 "대기발령 내렸습니다."라고 회신하자 "발령서를 주십시오."라고 답장하였다. H은 2022. 12. 6. 원고에게 "센터장은 상급자의 업무지시사항을 따르지 않는 행위를 중단하기 바랍니다. 인사권자에게 대기발령을 요청할 사항입니다. 복무에 충실히 하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⑷ H과 원고는 2022. 12. 12. 주간업무 보고회의 과정에서도, 원고가 "공단이 D센터를 지휘한다고 생각하세요?", "공단이 하고 싶은 일을 D센터에서 해야 할 일에 집어넣지 좀 마세요."라는 등의 발언을 하고, H이 "지휘하고 있습니다. 수탁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거부하는 거라는 거예요. 업무를."이라는 발언을 하는 등, 원고의 업무 거부 여부, 참가인과 이 사건 센터의 지휘체계 및 참가인의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역할 등을 놓고 언쟁을 벌였다. 원고는 같은 날 오후 참가인의 대표자인 K 이사장, J 전무 및 H이 참석한 면담 자리에서, H에게 '본부장은 지휘체계상 D센터의 상급자가 아니다. 산단은 산단 일해라. D센터는 센터장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K에게 J과 H이 모두 신뢰가 가지 않으니 조치를 취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에 K는 H이 아니라 J으로부터 직접 업무지시를 받으라는 지시를 하였다.
⑸ 참가인은 2022. 12. 15. 원고를 업무에서 배제하여 자택 대기발령을 하였고, 이후 징계절차를 거쳐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3, 22 내지 27, 30호증, 을가 제5, 6호증, 을나 제2 내지 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9, 31호증, 을나 제9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참가인과의 관계에서 이 사건 센터의 기능상ㆍ업무상 독립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센터의 관리ㆍ운영 주체에 해당하는 참가인의 기업지원본부 본부장인 H이 원고의 상급자로서 원고에게 업무상 지시를 할 권한이 있음은 명백하고, 원고와 H 사이 분쟁의 단초가 된 H의 업무지시는 정당한 업무지시에 해당한다고 보이며, 그럼에도 원고가 공개적인 주간업무 보고회의 과정에서 이 사건 센터의 독립성만을 강조하면서 H의 위와 같은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지시 권한 유무나 업무의 범위 등을 언급하며 H과 언쟁을 벌인 것은, 참가인 인사규정 제32조가 정한 '내부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제3호)', '정당한 지시명령을 거역하는 행위(제4호)', '직무를 태만히 하는 행위(제5호)', '공단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제12호)' 등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제1, 3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센터에 일정한 수준의 기능상ㆍ업무상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센터 구축사업의 목표 및 추진 방향 등에 비추어 어느 정도 일리가 있고, 실제로 성남시가 2023. 2.경 참가인의 자체 사업과 위탁사업이 구분되지 않고 센터장 및 책임팀장 중심의 자체 운영권한 부여가 미흡하다는 취지로 이 사건 센터의 독립운영이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시정조치를 취하도록 한 사실도 인정되기는 한다(갑 제11호증).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성남시와 체결한 위ㆍ수탁협약 등에 따라 이 사건 센터를 관리ㆍ운영하는 주체에 해당하는 이상, 이 사건 센터의 기능상ㆍ업무상 독립성이 일정 수준 확보되어야 한다는 방향성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참가인의 지휘ㆍ감독 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고, 성남시 역시 위와 같은 시정조치 이후에 이 사건 센터가 실질적으로 참가인의 하부조직으로 기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이 사건 센터 및 센터장이 참가인의 관여 없이 독단으로 일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당연히 참가인의 확인을 받고 업무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함께 제시하였다(을나 제5호증). 원고조차도 이 사건 센터에 참가인의 지휘ㆍ감독조차 받지 않는 체계상 독립성까지 인정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위와 같은 참가인과 이 사건 센터 사이의 지휘ㆍ감독 관계에 더하여, 원고가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참가인의 직원으로서 직급상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음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직제상 이 사건 센터를 산하에 두고 있는 참가인의 기업지원본부장인 H이 원고에게 이 사건 센터의 전반적인 업무에 관하여 지시할 권한이 있음은 분명하다(그와 같은 방식의 직제 개편 자체가 부당하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도 없고, 성남시가 제시한 바와 같은 이 사건 센터의 조직상 독립성도 적절한 범위에서 향후 장기적으로 달성되어야 할 문제이다). 원고 역시도 2022. 12. 2. H과 언쟁을 벌이기 전까지는 대체로 H의 업무지시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H의 업무지시 권한이 있더라도 2022. 12. 2. 원고에게 지시한 사항이 이 사건 센터의 업무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지시사항 중 '① D센터 직무향상 워크샵 개최안 수립' 부분은 그 지시 문언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센터의 직무향상을 위한 워크샵과 관련된 것이므로 이 사건 센터의 업무범위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② I 준비를 위한 설명회 개최안 수립' 부분 역시 이 사건 센터 구축사업 협약 제2조 제7호가 이 사건 센터의 주요기능을 'I기술지원센터'로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센터 구축사업의 사업목표나 사업 추진계획에서도 I기술에 대한 지원이 수차례 강조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센터의 업무범위에 분명하게 해당한다. 원고 역시도 2022. 12. 2.자 지시사항과 실질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는 2022. 11. 30.자 업무지시에 관하여는 이를 그대로 수행하여 업무지시카드를 작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센터의 센터장 자리에 지원하면서 '입주기업 기술교류회를 격월로 시행'할 것을 중점 업무추진 방향의 하나로 제시하는 응시원서를 제출하기까지 하였다(을나 제9호증). 결국 H의 지시사항이 이 사건 센터의 업무범위와 무관한 것으로서 정당한 업무지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H의 업무지시 권한을 전적으로 부정하거나 지시 이행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단지 H에게 이 사건 센터의 기능상ㆍ업무상 독립성을 존중하여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대화내용에서 확인되는 원고의 발언은 위 주장과 달리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참가인 또는 기업지원본부장인 H의 원고에 대한 지휘ㆍ감독권 자체를 부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뿐이다. 특히 원고는 단지 H에게 항의하는 발언을 한 것만이 아니라, 더 이상 H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면서 다른 직원들에게 회의실에서 나오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까지 확인된다. 나아가 원고의 발언은 일회성, 우발성 행위로 그친 것이 아니라 두 차례에 걸친 주간업무 보고회의 및 참가인 이사장 면담 과정에서도 계속 비슷한 취지로 반복되었는바, 이와 같은 원고의 발언이 단지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제5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5호증, 을가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 내에서 2022. 12. 6.자로 이 사건 센터의 현판, 사인물 및 영상홍보물 제작이 완료되었고 해당 공사금액 지급일을 2022. 12. 9.까지로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작성되어 최종 전결까지 완료된 사실, 이에 2022. 12. 13.자로 위 비용에 관한 지출품의서가 작성되어 원고에게 결재 요청이 이루어졌으나 원고가 이를 결재하지 않았고, 결국 해당 비용이 2022. 12. 14.에야 비로소 지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위와 같이 지출품의서에 결재를 하지 않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미 참가인 내에서 모두 결재가 이루어진 사항을 재차 결재하라는 것이 이상하여 결재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물품 제작이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문서인 '완료보고서'와 이를 전제로 비용 지출을 하도록 하는 문서인 '지출품의서'가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해당 지출품의서의 결재란에 명시적으로 센터장 전결을 하게 되어 있었음을 아울러 고려할 때 그대로 납득하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H이 2022. 12. 5.자로 대기발령을 명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권한에 의문이 있어 결재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은 2022. 12. 15. 비로소 이루어졌을 뿐이고, 비록 H이 2022. 12. 5. 원고와의 언쟁 이후 대기발령을 언급한 사실은 있으나, 실제로 대기발령을 명하는 서류 등이 원고에게 교부된 적은 없는 점, H은 2022. 12. 6.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하였다는 취지가 아니라 원고의 행위가 '대기발령을 요청할 사항'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점, 원고가 2022. 12. 12. 참가인 이사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나눈 대화 역시 아직 원고에게 명시적인 대기발령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고, 그 자리에서 이사장이 원고에게 '전무의 지시를 직접 받아 업무를 수행하라'는 취지의 지시까지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도 위 지출품의서 결재 요청 무렵에 자신이 대기발령 상태에 있지 않았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있는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원고가 위와 같이 지출품의서에 결재를 하지 않은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고, 정당한 이유 없이 서류 결재를 거부한 행위는 참가인 인사규정 제32조에서 징계사유로 정한 '정당한 지시명령을 거역하는 행위(제4호)', '직무를 태만히 하는 행위(제5호)'에 충분히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제5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양정 적정 여부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3, 5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인정되는 제1, 3, 5 징계사유만으로도 원고에 대한 정직 6개월의 징계양정이 충분히 타당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제1, 3, 5 징계사유는 원고가 반복하여 참가인 내의 지휘체계를 부정하고 정당한 업무지시의 수행을 거부하였다는 취지이다. 이러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직장 내 질서를 현저히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센터장으로 있는 이 사건 센터가 참가인의 적절한 지휘ㆍ감독에 따라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로서, 그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무겁다.
특히 원고의 행위는 일회적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반복하여 이루어졌고, 원고가 이 사건 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센터장의 지위에 있었음에도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까지 상급자인 H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도록 종용한 사실이 확인되는바, 참가인으로서는 직장 내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다수 직원들의 업무환경 및 업무 분위기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 원고에 대해 중한 제재를 가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인다.
참가인 인사규정은 '상사의 정당한 지시명령을 거역하는 행위', '하극상 행위를 자행하여 공단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정직처분의 사유로 명시하는 등(제32조의1 제2항), 직장 내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중대한 비위로 보고 그에 대하여 엄중한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정직처분은 위 규정을 그대로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원고의 지위, 비위행위의 반복성, 소속 직원들에 대한 악영향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명시적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원고에게 더욱 가벼운 징계를 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3, 5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해당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정직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이므로, 이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초심판정을 그대로 유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않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