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의류 무역 및 제조·도소매업을 경영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0. 6. 15. 원고에 입사하여 해외영업부 영업 4팀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2. 11. 1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 처분을 의결하여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23. 2. 15.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E),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21.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모두 존재하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5. 3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11.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호증, 을가 제1, 2, 9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메일을 받고 조사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을 뿐 이를 덮어 버리려다가 새삼 들추어내어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 아닌 점,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는 회사의 공지메일을 통해 비로소 준수할 의무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지켜야 하는 의무인 점, 원고는 노무법인의 조사결과를 받기 전에 해고사유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과중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7, 8호증, 을나 제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1 징계사유
참가인과 업무 협조관계에 있던 개발부 패턴팀 대리 F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참가인이 2021. 4. 21.부터 “야”, “자기야” 등 부적절한 호칭을 자주 사용하였고, 이러한 행동은 원고가 2022. 4. 13.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직원 간 “형”, “언니”, “야”, “너”, “~놈”, “자기” 등 반말을 사용하지 말고 “성+직위명”, “~씨” 등의 호칭을 사용하도록 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참가인 역시 조사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반말을 사용한 사실 및 연배 높은 직원에게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행위는 원고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고만 한다) 제56조 제8호,<2> 제10호<3>에 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2 징계사유
F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피해사실은 당시의 상황이나 참가인의 행동(오른쪽 어깨와 팔을 자주 쓰다듬으며 터치하였고, 접근이 불필요한 경우에도 굳이 밀착함), 그로 인해 피해자가 느낀 불쾌감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고, 그 내용에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허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참가인의 이 부분 행위는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그로 인하여 F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므로 성희롱에 해당하고,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제56조 제9호<4>에 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3 징계사유
참가인의 직속 부하직원인 G은 2022. 6. 24. 원고 대표이사에게 ‘참가인이 “여기를 군대라고 생각하라”고 말했고, 참가인의 괴롭힘 행위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으며, 한의사 소견서에 의하면 2022. 7.~8.경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기도 하였다. G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피해사실은 당시의 상황이나 참가인의 발언(2022. 6.말경 카페에서 “남자라서 같이 일하기 어렵다”고 소리를 지름, 수시로 같은 말을 함), 그로 인해 피해자가 느낀 감정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고, 그 내용에 비합리적이고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허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수치심과 모멸감을 유발할 만한 것으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G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4 징계사유
G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참가인이 카페로 데려가서 대표이사의 험담을 하면서 “월급 올려달라고 하니까 맞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위 조사 과정에서 G이 한 전반적인 진술은 그 내용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참가인 역시 위 조사 과정에서 ‘H 부장이 대표이사 차남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해 퇴사한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취업규칙 제56조 제3호<5>, 제10호<6>에 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5 징계사유
참가인은 2022. 7. 21. 베트남 공장 현지 직원에게 ‘여기는 한국회사이고 너보다 연장자(senior)이니 글을 쓸 때는 주의하라’, ‘다음 번에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이 부분 행위는 취업규칙 제56조 제10호<7>에 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인정사실
2022. 4. 6. 원고 대표이사의 아들이자 직원인 I이 참가인의 왼쪽 어깨 부위를 오른손으로 잡아당겨 폭행한 사건(이하 ‘이 사건 폭행사건’이라 한다)이 발생하였는데, 참가인은 2022. 4. 14.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에 I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2022. 4. 21. ‘I이 참가인의 왼쪽 어깨를 수회 확 잡아채며 폭행하여, 이로 인해 참가인은 입고 있던 잠바가 거의 다 벗겨지고 오른쪽 팔은 2층 벽면에 심하게 부딪혀 상해를 입게 되었다’는 취지로 I을 고소하였다. I은 2022. 8. 18. ‘참가인의 왼쪽 어깨 부위를 오른손으로 잡아당겨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공소사실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확정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약6292). 참가인은 I을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2023. 1. 12. 위 약식명령 결과에 따라 참가인이 I의 폭행으로 정신적 손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하되, 참가인이 상해를 입었다거나 I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I에게 참가인에 대하여 1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확정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가소487082). I은 참가인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고소장 내용 중 일부 허위사실인 부분이 있으나 고소 내용의 정황 과장에 지나지 않아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의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2. 8. 1. 해외영업부 내에 자재팀을 신설하고 참가인을 자재팀 과장으로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하였고, 2022. 8. 17. 참가인에게 징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명하였으며, ‘회의참석 거부, 업무시간 중 유튜브 시청, 바이어 미팅 시 사적 발언, 바이어에게 사적 이메일을 보냄’ 등의 징계사유로 2022. 8. 31. 참가인에 대한 ‘정직 3월’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를 하였다.<8>
참가인은 2022. 9. 20. 원고 대표이사 J, 전무 K(J의 배우자이다), 이사 L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에 고소하였는데,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3. 12. 11. J에 대하여 ‘참가인이 2022. 4. 14. I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하자, 이 사건 인사발령을 내고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뒤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여 참가인에 대한 불이익 처우를 하였다’는 이유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2023고약10469), J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현재 형사재판이 계속 중이다(2023고정1455).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3, 5 내지 8호증, 을나 제9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그중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의 성희롱 행위는 그 동안의 왜곡된 사회적 인습이나 직장문화 등에 의하여 형성된 평소의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그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한편 상급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하급자에 대한 부당한 업무지시 및 비인격적 대우 등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내지 ‘갑질 행위’는 업무기간 동안 하급자의 지위에서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받는 상대방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인화를 저해하고 협업을 어렵게 하여 업무의 능동적·효율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시정의 필요성이 크다.
다만,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수위에 비추어 참가인의 행위는 전형적인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보다는 비난가능성이 낮아 그 자체만으로는 해고 사유의 하나로 삼을 정도의 중한 비위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제4 징계사유 기재 발언의 경우 그로 인하여 원고의 신용이나 명예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이 객관적·구체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취업규칙상 징계의 종류 중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처분을 통해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조직질서나 근무기강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취업규칙 제66조의4 제2항은 ‘회사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G은 2022. 6. 24. 이메일을 통해 원고 대표이사에게 참가인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였고, 참가인은 2022. 7. 21. 제5 징계사유 기재 이메일을 L 이사, 베트남에 있는 O 이사를 참조로 하여 보냈으므로,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발생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참가인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서는 2022. 10. 17. 4건, 2022. 10. 18. 1건 등 2일 동안 접수되었고, 원고는 2022. 10. 19. 신고내용 사실조사를 위한 노무법인을 선임하였으며, 노무법인은 2022. 10. 20. 신고인 및 관계자 대면조사, 2022. 11. 1. 피신고인인 참가인에 대한 서면조사를 실시한 뒤 2022. 11. 4. 자료를 제출받고 2022. 11. 16.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위 조사보고서를 제출받기도 전인 2022. 11. 8. 위원들에게, 2022. 11. 9. 참가인에게 각 인사위원회 개최 통지를 하였고, 조사보고서를 제출받은 바로 다음 날인 2022. 11. 1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다.
여기에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한 이후 초심판정이 내려지기도 전에 별개의 징계사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한 점, J은 이 사건 인사발령부터 이 사건 대기발령, 이 사건 정직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조치가 참가인에 대한 불이익 처우에 해당한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점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 대표이사의 아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하고, 과장된 폭행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접수하여(다만 이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형사처벌을 받게 하였으며, 나아가 원고 대표이사 및 그 배우자를 포함한 임원들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한 것 등에 대한 보복적인 차원에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일련의 인사 조치를 취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를 인사권 남용에 의한 자의적인 해고로 볼 여지가 있다.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나, 그러한 징계사유만으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양정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어 부당하다.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