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및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0. 1. 지방행정서기보로 임용되어 2023. 1.부터 C대학교 창업지원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방공무원이다.
피고는 2023. 3. 2. 아래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지방공무원법 제48조(성실의 의무), 제55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3. 3. 13. 서울특별시지방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심사위원회’라 한다)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3. 6. 20.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처분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제1 비위행위는 소청심사위원회 재결의 기속력에 의해 처분사유가 될 수 없고(제1-1 주장), 이 사건 제2 비위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제1-2 주장).
재량권 일탈 남용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제2 주장).
판단
제1-1 주장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을 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 위반 여부에 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하였을 뿐, 징계사유의 사실관계는 인정된다며 원고의 비위행위가 지방공무원법 제48조(성실의무) 및 제55조(품위유지의무)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의결하였고, 나아가 징계 양정의 적정여부에 관한 판단을 하면서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관리에 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한 점’을 양정요소로 고려하였다. 위와 같은 의결내용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소청심사위원회가 원고의 제1 비위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재결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2 주장에 관한 판단
성희롱 해당 여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등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제2 비위행위는 원고가 늦은 밤 A에게 전화하여 “남자친구가 있냐”, “남자친구가 없으면 잘해보려고 했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는 것으로, ① 그 발언내용이 객관적으로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원고가 A에게 자신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지도 않았던 점, ③ 원고와 A는 평소에 알고 지내던 관계가 아니고, A는 당시 원고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하였던 점, ④ 이 사건 제2 비위행위는 원고의 직장이나 업무와 무관한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일회에 그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
다만,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는 원고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가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고, 특히 이 사건 제2 비위행위와 관련하여서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문제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란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4두8469 판결 참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그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제2 비위행위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데, 원고가 A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반복적으로 “남자친구가 있냐?”, “남자친구가 없으면 잘해보려고 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 할 것이며, 더욱이 그러한 행위가 원고의 업무상 지위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이루어졌던 점, 늦은 시간에 만취한 상태로 행해졌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지 않고,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2 비위행위를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사유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처분사유가 없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2 비위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나 원고가 주장하는 그 밖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비위행위는 원고가 직위를 이용해 학생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취득하고, 다시 이를 이용해 A의 의사에 반해서 일방적으로 연락하고 나아가 남녀관계에 관한 언급까지 한 것으로, 그 내용이나 성질에 비추어 원고의 비위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구 지방공무원 징계규칙(2024. 9. 19. 행정안전부령 제5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 [별표 1] 징계기준에 의하면, ‘성실의무 위반’ 유형과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 유형 모두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파면~해임’,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강등~정직’으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징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과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각 비위행위의 내용과 성격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방공무원 징계규칙 제6조 제1항에 의하면 서로 관련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정직 이상의 징계처분을 의결할 수도 있었으나 그 제재 기준 중 가장 가벼운 정직 1월의 처분을 하였다.
그밖에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이 사건 각 비위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비위행위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재량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받을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무겁다고 할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