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F 관광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로, 본사는 성남시에 있으면서도 F이 위치한 단양군에 영업소(이하 ‘단양영업소’라 한다)를 두고 있다. 원고의 근로자들 일부는 참가인 노동조합의 분회인 ‘G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 한다)’에 소속되어 있다.
참가인 근로자는 2021. 3. 17.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21. 3. 22.부터 2022. 3. 2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여 원고 본사의 ‘마케팅 및 인사팀’에서 마케팅 업무 보조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인 2022. 4. 1. 근로계약기간을 2023. 3. 21.까지 1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참가인 근로자는 2022. 6. 17. 이 사건 분회에 가입하여 사무국장 직책을 맡았다.
원고는 2023. 3. 21.자로 이 사건 계약의 기간만료를 이유로 참가인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피고 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 한다)은 이를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7. 참가인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원고의 정규직 전환 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근로관계 종료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부당노동행위의사에 기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구제신청의 일부만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H/I 병합).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9. 6. 같은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E 병합, 이하 위 재심판정 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참가인 근로자에 대한 부당해고 부분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을가 제1, 2, 10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참가인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이 사건 계약상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보장하는 취지의 규정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8~24호증, 을가 제3~9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 근로자에게는 이 사건 계약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 근로자는 2021. 3. 11.경 마케팅 및 경영지원 사무업무를 담당하는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한다는 원고의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였다. 비록 2021. 3. 17.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은 위 공고의 내용과 달리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하였지만, 동일한 근로조건을 규정하였더라도 기간의 정함이 있는지 여부가 근로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에 해당함을 고려하면, 채용공고에 기재된 정규직의 고용형태가 단순한 오기에 불과하고 참가인 근로자도 아무런 이의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원고의 주장보다는, 고용형태가 달랐지만 향후 정규직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원고 측의 언급을 믿고 일단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참가인 근로자의 주장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원고는 정규직 전환 기대권의 인정 여부에 관하여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가 정규직 전환에 관한 신뢰를 부여하는 ‘선행행위’의 유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관련 법리의 내용과 같이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은 비단 선행행위의 유무만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정규직 전환에 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기초로 인정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위와 같은 채용공고의 내용 및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보면 정규직 전환에 관한 신뢰를 부여하는 원고의 선행행위가 있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참가인 근로자는 당초의 근로계약기간 1년이 만료한 이후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속하여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 근로자가 마케팅 보조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 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더 이상 원고가 필요로 하지 않는 근로자에 해당하게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비록 원고가 최초 계약기간 만료 이후 참가인 근로자의 2021년도 근무성적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위 평가결과 참가인 근로자의 업무역량에 관하여 미흡사항이 일부 지적되었을지는 몰라도 원고 내에서 계속 근무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저히 저조한 평가가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원고 내에서 근무성적에 관한 평가결과를 정규직 근로자 전환 여부에 반영하는 구체적인 기준, 절차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은 물론 그러한 관행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고 보인다.
참가인 근로자의 채용 이후 원고 내에서 근무하던 기간제 근로자들 중 5명이 특별한 절차 등을 거치지 않고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되었고, 특히 그중 4명에 대하여는 2021. 12. 31.자로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일괄적으로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졌다. 비록 위 정규직 전환 근로자들이 모두 단양영업소에서 근무하였던 직원들이기는 하나, 본사와 단양영업소 소속 근로자들을 모두 합하더라도 약 14명 남짓에 불과한 점, 이들은 모두 동일한 원고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던 점, 이들 중 일부는 ‘시설관리’, ‘회계’, ‘행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업무의 성질이 본사에서 참가인 근로자가 수행하였던 사무업무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근로장소의 차이만을 들어 위 근로자들이 정규직 전환 여부에 관하여 참가인 근로자와 유의미하게 다른 상황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렇다면 적어도 참가인 근로자의 채용 이후 2021년 말경부터는 원고 내에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관한 관행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단양영업소에서 2019년 이후 채용된 기간제 근로자가 총 80명 가량이고 그중 약 6%에 불과한 위 5명만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5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 대부분의 근로계약기간이 모두 1년 미만이고, 특히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여름, 겨울에 집중적으로 1개월 또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단기간의 근로계약만을 일정 횟수 반복하여 체결하였음을 고려하면, 위 근로자들 대부분은 사실상 휴가철인 F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아르바이트 형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이를 정규직 전환의 관행이 없었다는 원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2022. 9.경 비슷하게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2명의 근로자들 중 J에 대하여만 정규직 전환을 인정하고 이 사건 분회 소속인 K에 대하여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고용관계를 종료하였는데,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K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하였고, 재심 단계에서 원고가 K을 정규직으로 재채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가 성립한 사실이 인정된다. 마찬가지로 이 사건 분회에 소속되어 있던 참가인 근로자에 관하여도 K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
원고의 정규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참가인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이 참가인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원고는 별다른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만을 이유로 2023. 3. 21.자로 참가인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근로자의 부실한 업무 수행능력과 불량한 근무태도를 이유로 정규직 전환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5~17호증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무엇보다 원고는 위 자료들에서 확인되는 직무수행능력 부족, 보고사항 위반행위, 회사 지침 및 지시 불이행 행위 등을 징계사유로 삼아 2022. 12. 16. 참가인 근로자에 대한 감봉 1월(유예)의 징계처분을 하였으나, 이는 노동위원회의 초심, 재심 단계에서 모두 징계사유가 전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었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근로자의 2021년도 근무성적 평가결과에서는 더 이상의 근로가 어려울 정도로 현저히 저조한 평가가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위 평가 이후로 한 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되었으며, 비록 참가인 근로자의 2022년도 근무성적 평가결과는 전년보다 상당히 저조한 내용이기는 하나, 원고가 2022. 8.경부터 참가인 근로자에 대하여 자택 대기 명령을 하고 끝내 2022. 12.경 위와 같이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하기에 이른 이상, 위 2022년도 근무성적 평가결과는 참가인 근로자의 업무능력 부족을 뒷받침할 타당한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참가인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원고가 참가인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023. 3. 21.자로 참가인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