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9. 18.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D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30%는 원고가, 나머지 70%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의 30%는 원고가, 나머지 70%는 피고 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주류 판매 · 유통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5.경부터 위스키 등의 영업 · 판매촉진 업무를 담당한 참가인의 근로자이자 'E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다.
참가인은 위스키를 도매점에 직접 공급하였고 도매점은 이를 소매점(유흥업소)에 공급하였는데, 참가인은 위스키 판매촉진을 위해 판매량에 따라 소매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였다. 소매점이 참가인의 위스키를 판매한 후 병에 부착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스티커를 참가인 영업사원에게 교부하면, 그 영업사원은 판매실적을 영업관리시스템(VMS)에 등록하고, 참가인이 소매점의 키맨(소매점에서 주류를 취급하는 담당자를 말한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였으며, 이러한 방식의 인센티브 지급은 2019. 12.경까지 이어졌다.
원고의 상급자인 F은 2020년경 참가인에게 '원고가 특정 업소에게 인센티브를 과다하게 지급하고, 이를 자신의 계좌로 이체 받아 착복하였다'는 내용의 제보를 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내부조사를 통해 아래와 같은 사유를 확인하고, 형사고소 이후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3. 2. 1.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
원고는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일 뿐만 아니라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14.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며, 징계해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O, P],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9. 1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가 제5~9호증, 을나 제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부당해고 부분에 관한 판단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인정사실
참가인은 판매한 위스키 병의 개수에 따라 소매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였는데, 판매량별로 구간을 나누어 판매량이 많을수록 높은 병당 인센티브를 적용하였다. 예컨대 10병까지는 병당 5,000원, 10 11병부터 20병까지는 병당 10,000원, 20 21병부터 30병까지는 병당 15,000원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계산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위스키 판매량이 적은 소매점의 경우 낮은 병당 인센티브를 적용받게 된다. 그러나 원고는 소매점들에게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함으로써 다른위스키 판매회사들보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였고, 그 방법 중 하나로 판매량이 적은 소매점들의 위스키 판매실적을 특정 소매점의 판매실적으로 몰아준 후, 높은 병당 인센티브를 적용받고 그 인센티브를 다시 여러 소매점들에게 판매수량별로 나누어주고자 하였다.
원고는 2018. 2.경 도매업소인 Q㈜의 영업부장 R으로부터 K(R의 배우자), S(R의 처제), M(R의 지인)의 인적사항과 계좌번호 등을 전달받아, 소매점인 G, H, I의 키맨으로 등록하였고, 자신의 친구인 N의 동의를 얻어 N을 소매점 J의 키맨으로 등록하였다.
원고는 직접 또는 R을 통해 여러 소매점들로부터 위스키의 RFID 스티커를 수거하여 이를 참가인 영업관리시스템에 G, H, I, J의 판매실적으로 등록하였다. 위 소매점들은 모두 높은 병당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수 있었고, 참가인은 위 소매점들의 키맨 으로 등록된 K, S, M, N에게 합계 37,989,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3, 6, 7호증, 을나 제6, 15, 17~19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참가인이 소매점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는 소매점별로 위스키 판매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고, 판매량이 적은 소매점의 경우 낮은 병당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고는 판매촉진을 위해 여러 소매점의 판매실적을 특정 소매점에게 몰아주어 높은 병당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참가인으로 하여금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인센티브를 추가적으로 지출하게 하였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참가인 취업규칙(을나 제1호증) 제49조 제8항에서 정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4, 5호증, 을나 제20, 2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비위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징계에 해당하므로, 이를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이 부분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소매점으로서는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주류업체의 위스키를 판매할 유인이컸고, 판매 중인 위스키를 다른 주류업체의 위스키로 변경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도 않았으므로, 결국 주류업체가 지급하는 인센티브는 소매점에 관한 중요한 판매촉진 전략중 하나였다. 소매점들은 높은 병당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고, 참가인은 위 스키 업계에서 후순위 업체에 해당하여 공격적인 판매촉진 전략이 필요했다. 원고는 그 과정에서 소매점들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위스키 판매촉진을 위해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존재한다.
원고 또는 R이 내세운 키맨이 참가인으로부터 인센티브를 지급받는 과정에서 원고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인센티브를 착복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다. 오히려 I의 운영자 T과 J의 운영자 U은 모두 '소매점에서 판매한 위스키 판매 수량에 따른 인센티브를 모두 지급받았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소매점에게 인센티브를 제대로 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소매점 관계자들 역시 참가인의 인센티브 산정 방식에 관하여 충분히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V의 진술에 의하면 애초부터 소매점이 높은 병당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RFID 스티커를 교부한 것이다), 원고가 중간에서 인센티브를 착복하고 소매점에게 원래 지급해야할 것보다 적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것은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
참가인 소속으로 오랜 기간 영업업무를 담당한 관계자들(W, V)의 진술에 의하면, 상당수의 참가인 영업사원이 높은 병당 인센티브를 지급하기 위해 여러 소매점들의 RFID 스티커를 특정 소매점에 몰아준 후 소매점과 관련 없는 키맨을 내세워 인센티브를 지급받고 이를 다시 소매점에게 배분하였으며, 이러한 방식의 영업은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참가인 소속 지점장들도 이러한 영업 방식을 보고받거나 인식하고 있었지만 판매촉진을 위해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점에서 징계사유에 관한 책임을 오로지 원고에게만 전가할 수는 없다.
만약 참가인이 위와 같은 영업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과다 지급할 시 중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사전에 명확히 고지 · 교육하였는데도, 원고가 위반한 것이라면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참가인은 영업사원들에게 영업 방식및 인센티브 산정과 관련한 별다른 교육을 하지 않았고, 관련 지침 역시 2019. 12.경 이후에야 제작하였으므로, 아무런 사전 교육이나 예방조치 없이 곧바로 원고에게 최고 수준의 징계인 해고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징계양정 과정에서 원고가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업무상배임, 사기,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정을 주요 양정요소로 중 하나로 삼아 징계해고를 의결한 것인데, 형사재판 1심에서는 원고의 행위가 업무상배임죄, 사기죄,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부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24. 선고 2022고단6458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노1943호로 항소심 계속 중). 나.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나 노동조합에게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나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기는 하나 징계사유 자체는 인정된다. 또한 참가인의 인사위원회 의결과정에서도 노동조합측 인사위원 2인은 원고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에서 '정직 또는 감봉'의 징계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진술하기도 하였다(을가 제6호증). 원고에 대한 징계는 비위행위에 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징계해고가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이유에서 징계해고가 불이익취급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본 이 부분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소송의 진행 경과와 승패비율 등에 따라 각자 일부씩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