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0. 24. 선고 2023구합9038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2. 12. 15. 주식회사 K(이하 'K'이라 한다)으로부터 '영업권, 자동차 수출포장 및 수출제작용기 설비의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한 일체의 권리 · 의무를 양수받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 제9조 제3항에 따라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을 포함한 K 소속 근로자들을 고용승계하기로 합의하였다.

나.

원고는 2023. 5. 25.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을 파기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그 사실을 참가인들에 구두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는데[L~M(병합)],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16. '원고와 참가인들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고,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파기를 이유로 위 근로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면통지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어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J),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1. 2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들은 원고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K에 인건비 등을 대여하였을 뿐이므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주위적 주장).

2)

설령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더라도, 위 근로계약은 '일용직 근로계약'에 불과하여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거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파기된 이상 해제조건의 성취로 그때부터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원고가 이 사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으리라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 체결된 것으로 이 사건 통보 내지 2024. 7. 8.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적법하게 취소되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예비적 주장).

나.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라 함은 근로자와 사이에 사용 · 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 사이에 그를 지휘 · 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4093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5 내지 13호증, 을가 제3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고(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근로관계의 이전 시점은 영업양도계약의 체결 시점이 아니라 양수인이 양도인으로부터 현실적으로 영업을 인수하여 사실상 운영할 수 있는 때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영업양도 자체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K에서 원고에게로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가 K 소속 근로자들과 묵시적으로나마 별도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당연히 그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

나)

참가인들은 K에 사직 사유를 '회사 사정'으로 기재한 2023. 3. 31.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한 2023. 4.분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고(원고의 주장과 달리 원고가 K과 위 임금을 원고가 대신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거나 참가인들이 이에 동의하였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2023. 5. 8. 참가인들에 대한 4대보험을 신고하였다.

다)

원고와 K이 2023. 2. 28. 체결한 하도급 대금지급 계약서에는 '4월 1일부터 DKD사업(완성된 신차를 분해 · 포장하여 수출하는 사업을 말한다)의 사업부 매출은 원고로 이관 생산하여 전체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고(제3조 제2항), 원고와 K은 위 계약을 근거로 2023. 4. 17. K의 N 주식회사(이하 'N'라 한다)에 대한 대금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하도급 대금채권양도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3. 5. 9. K에 'O · N의 협력사 코드가 생성되지 않아 2023. 3. 1.부터 원고가 제작 · 납품한 물품대금을 K을 통하여 O · N에 대리 청구하였으므로 위 물품대금을 원고에게 지급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원고는 2023. 5. 11. N에 'K으로부터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여 DKD 생산을 지속할 수 없다'고 기재하였다. 원고는 K을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면서(광주지방법원 2023차전111265) '원고는 2023. 3.경부터 DKD사업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N에 납품하였으나 K으로부터 2023. 3.부터 2023. 5.까지 기간의 물품대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의한 설비 이전 기한은 2023. 3. 31.인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K이 영위하던 DKD사업을 늦어도 2023. 4. 1.부터 직접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원고가 단순히 K에 대한 대여금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일련의 조치들을 취한 것일 뿐이라고 볼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라)

영업양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의 정확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하였으므로 제한적인 형태로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 · 감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참가인 F은 DKD사업에 관하여 원고의 P 부사장과 Q 과장 등에게 생산량, 생산 일정, 자재 요청, 근태 현황 등에 관하여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고하였고, 원고는 특별한 이의 없이 그 보고를 받고 요청 사항을 이행하면서 참가인들의 노무를 수령하였으므로,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는지 여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기간제 근로자라 함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근로자의 노무제공기간을 특별히 따로 정하지 않은 이상 당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근로계약기간을 특별히 따로 정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K에 대한 대여금 채권을 직접 변제받는 대신 참가인들에 대한 임금의 형태로 지급하기 위하여 임시로만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별도의 합의가 있었음을 전제하는데, 원고 내부적으로 참가인들에게 지급한 2023. 4.분 임금을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를 작성하여 관리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제조건의 성취로 종료되었는지 여부

가)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지만 근로자가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는데(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다4521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영업양도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들이 근로관계가 K으로 복귀하는 것에 명시적 ·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아무런 사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설령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적법하게 파기(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K과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가 곧바로 다시 회복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한편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파기 또는 이 사건 사업 양도의 이행불능'이라는 해제조건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일부를 구성한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종료와 동시에 별도의 의사표시를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효력을 상실하여야 한다(민법 제147조 제2항). 그러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종료될 때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약정하더라도 근로관계의 자동 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7다223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의 종료를 이유로 한 별도의 해지 의사표시가 있을 때 비로소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해지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있는 이 사건 통보 없이도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제조건의 성취로 당연히 종료되었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의 착오에 의한 취소로 종료되었는지 여부

민법 제109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잘못 깨닫거나 아니면 실제로 있는 사실을 없는 사실로 잘못 생각하듯이 표의자의 인식과 그 대조사실이 어긋나는 경우라야 하므로, 표의자가 행위를 할 당시 장래에 있을 어떤 사항의 발생이 미필적임을 알아 그 발생을 예기한 데 지나지 않는 경우는 표의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그 대조사실의 불일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착오로 다룰 수 없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65317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다202922 판결 등 참조).

설령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적법하게 파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사업의 영위 가능성이나 참가인들과의 고용관계 존재에 관한 원고의 인식 자체에는 오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이 사건 사업을 당초 계획대로 계속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장래에 대한 단순한 기대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위와 같은 계약 파기로 그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여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 취소되었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결론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데, 그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의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위법이 있으므로, 정리해고 내지 통상해고로서 정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어떠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