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0. 17. 선고 2024구단5778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1. 4.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B㈜는 서울 강남구 C 지상 건물 신축공사를 담당한 시공사인데, 그 현장소장인 D은 수도계량기 이설공사 관련 업무를 의뢰하기 위하여 E(대표자 F)에게 현장방문을 요청하였고, E의 직원인 G은 이전에도 E의 공사작업을 일용직으로 수행한 바 있는 작업자인 원고를 대동하여 위 공사현장을 방문하였다.

나.

G과 원고는 2023. 5. 22. 위 공사현장에서 확인한 후 B㈜의 현장소장에게 수도 계량기 이설공사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고, 이후 원고가 공사현장 입구쪽을 살펴보기 위해 이동하던 중 H빔에 미끄러져 왼쪽 다리가 끼는 사고가 발생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원고는 이로 인해 '좌하지 근육 내 피부열상, 좌하지 근육 내 혈종발생, 좌하지 전방 피부과사로 인한 상처부위 노출'의 부상을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부상"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23. 8. 1. 사업장명은 "B주식회사", 사업주명은 B㈜의 대표이사인 "H"을 기재하고 B㈜의 연락처와 주소를 기재하여 이 사건 부상에 관하여 피고를 상대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원고와 E 사이의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를 제출받고 B㈜와 E 사이의 계약관계 등을 확인한 다음, 2023. 9. 14. '원고가 해당 현장에서 이 사건 부상을 입게 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일용근로계약을 했다고 주장하는 E와 B㈜ 사이에 도급계약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 원고는 B㈜ 또는 다른 하도급업체와 일당 형식으로 근로계약한 사실이 없고 일용노무비를 지급받은 내역도 없으며 4대 사회보험을 신고·납부한 사실도 없는 점, 사전에 취업장소, 근무시간 등이 정해진 바 없어 이 사건 사고 당일 업무에 종사할 예정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23. 12. 21. 피고에게 다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는데, 이번에는 사업장명은 "E", 사업주명은 "F"라고 기재하고 E의 연락처와 주소를 기재하여 이 사건 부상에 관하여 피고를 상대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4. 1. 4. 위 2023. 9. 14.자 요양불승인처분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7호증, 을 제1, 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E의 근로자로서 그 업무지시를 받아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업무를 수행하러 간 것이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와 B㈜과의 관련성만을 심사한 다음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이 사건 요양급여신청의 취지

원고가 2023. 12. 22. 제출한 요양급여신청서에 사업장명은 "E", 사업주명은 그 대표자인 "F"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이상, 이 사건 신청은 원고가 E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고 발생 신축공사장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도중 이 사건 부상을 입었다는 취지의 신청으로 보아야 한다(피고는 원고의 2023. 8. 1.자 신청서에 사업장명이 "B 주식회사"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부분을 지적하나,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2023. 12. 21.자 요양급여신청에 대한 처분이므로, 피고의 지적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가 E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위의 각 증거들, 갑 제4, 8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거나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2023. 5. 22. E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다가 이 사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

①

원고는 E와의 사이에 2023. 5. 22.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당 250,000원에 근무하기로 하는 일당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E 역시 '이 사건 사고 이전에도 원고를 며칠씩 일용직으로 고용하여 현장작업을 한 사실이 있었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원고를 고용하였다'고 인정하였다.

②

원고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원고는 2023년 이전부터 2024년까지 걸쳐 여러 차례 E 직원인 G의 의뢰에 따라 E의 배관작업을 일용직으로 수행한 사실이 있고, 그에 따른 임금과 식비 등 각종 비용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

③

E는 이 사건 사고 당일 B㈜로부터 수도계량기 이전 작업을 하도급받을지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에게 장소와 시간을 지정하여 현장확인작업을 수행하도록 지시하였다. 원고가 2023. 5. 22. E의 직원인 G과 함께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와서 현장소장의 설명을 들은 다음 현장입구 쪽으로 이동한 것은 E의 직원으로서 근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 후 E가 B㈜로부터 수도계량기 이전 작업을 하도급받지 못하여 원고가 실제 위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E로부터 일당25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관계에서의 작업수행이나 임금수령과 관련된 문제일 뿐이고 원고가 사업주인 E의 지휘·감독을 받아 현장에 출석하여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였던 근로관계가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④

원고가 'I'이라는 상호로 2023. 3. 8. 업종 도매 및 소매업{부업종: 건설업(배관설비)}으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일용직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고현장을 비롯한 다수의 현장에서 E 또는 다른 업체의 근로자로서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판단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3)

소결

피고는 원고가 근로기준법, 산재보험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원고가 E의 근로자로서 E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사고현장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이상,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호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