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2. 9. 27. 12:05경 화성시 남양읍 평택시흥고속도로에서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화물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로 위 도로 2차로를 주행하다가 전방에 서행하고 있는 차량의 뒷부분을 추돌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상세불명의 전신염증반응증후군, 우측 상세불명의 기흉’ 등을 진단받고, 2023. 2. 24. 피고에게 주위적 사업장을 B으로, 예비적 사업장을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로 하고 위 각 상병을 업무상 사고로 하는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3. 4. 26. 원고에게 ‘사업주의 지휘ㆍ감독하에서 상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형태의 금품을 지급받는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문인식기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출근 관리를 받은 점,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내 기사대기실로 출근한 다음 이 사건 회사의 현장 배차관리자로부터 배차 지시를 받아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한 점, 원고가 화물 운송 업무를 마친 후에도 기사대기실 또는 이 사건 차량에서 대기하다가 이 사건 회사의 현장 배차관리자의 통보에 따라 퇴근한 점,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현장 배차관리자로부터 허가를 받아 휴가를 사용한 점, 원고는 매달 25일 이상 출근한 경우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만근 수당을 지급받은 점,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물류팀 정직원으로 근무를 하다가 구조조정으로 퇴직하여 고용형태가 변경되었으나, 그 이전과 원고의 업무 내용과 근무 장소 및 업무지시자가 동일하였던 점, 원고가 화물 운송 업무 수행 중 이 사건 회사로부터 받은 근무복을 착용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2021. 4. 9. B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표준 위ㆍ수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원고가 B으로부터 지급받은 2022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운반비 상세 내역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를 이 사건 회사 소속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B과 이 사건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이 사건 회사는 B과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출퇴근시간이나 근무시간이 구체적ㆍ확정적으로 정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원고가 이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추가적인 운송비 수입을 얻지 못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불이익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적재 물건과 하차 장소 등 배차 정보를 알려주었으나, 이후 운행경로의 선택 등 원고의 개별 화물 운송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는 증거나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배차 정보를 알려주고 지문인식기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원고 등 지입차주들의 배차 가능 여부를 관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화물 운송 업무의 통일적이고 효율적인 이행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화물 운송 업무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회사가 사용자의 지위에서 원고의 업무를 지휘ㆍ감독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미리 정해진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운반물량 실적에 따라 정산된 금원을 B을 통해 지급받았는바, 위 정산된 금원이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무관하게 운반물량 실적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이 아니라 화물 운송 용역 수행에 대한 대가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의 실질적인 소유자로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7조 제2항에 따라 주유비, 수리비, 보험료 등을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하는 등 이 사건 차량을 유지ㆍ관리하였으며, 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8조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차량의 관리와 관련하여 발생한 교통사고, 적하물 사고 등으로 발생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화물 운송 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원고는 이 사건 회사를 사업주로 하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이 적용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현장 배치관리자로부터 허가를 받아 휴가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10조는 ‘원고는 자신 또는 고용한 운전자에 대하여 관련 법규 및 행정지시 등에 의한 운수종사자 교육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화물 운송 업무를 대행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제3자를 통한 화물 운송 업무 대행을 금지하였다거나 원고가 다른 업체의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는 피고 측에 통상 1일 평균 1~4회 운행하였다고 밝혔는데(갑 제3호증의 1 제9면 참조), 원고가 최초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한 후 이 사건 회사 내 기사대기실이나 이 사건 차량에서 대기하였고 이 사건 회사의 화물만을 운송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회사와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운송비 수입을 얻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화물 운송 업무 수행 중 이 사건 회사의 근무복을 착용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와 동일성 식별을 위한 것이거나 업무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회사가 이를 강제할 수단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물론 이 사건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어 원고의 행동에 사실상 제약이 가해졌다고 볼 수는 있으나, 이는 근로관계가 아닌 도급, 위임 등 다른 계약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