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6. 11.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약 8년 7개월 동안 여러 사업장에서 배관공등으로 근무하였다.<1>
원고는 2023. 8. 23. 양쪽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 진단을 받고, 2023. 10. 4.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4. 6. 11. 원고에게 '객관적인 자료상 원고는 약 8년 7개월의 배관공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되나, 해당 작업시 소음 수준(80~84.9dB(A) 미만)과 근무기간을 고려할 때, 소음노출 인정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건설공사현장에서 장기간 배관공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여기에는 85dB 이상의 소음을 일으키는 설비 설치(휴대용 천공기 사용), 배관 절단(파이프 머신, 휴대용 연삭기 사용), 배관 연결(피복아크 용접, 산소 용접), 배관 점검(에어 컴프레서) 작업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가 업무상 소음에 노출된 기간과 그 정도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와이 사건 상병 간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 8 내지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L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소음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처분이 원고가 소음노출 인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을 주된 근거로 삼아 업무와 상병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타당하지 않다.
원고가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였을 개연성을 쉽게 배제하기 어렵다(이러한 고려에서 위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중 원고가 소음노출 인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전제에서 수행된 감정 부분은 취신하지 않는다). 원고가 노출된 소음 수준을 85dB 이상으로 추정할 경우 그 기간은 약 8년 7개월에 이르러 소음성 난청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판단된다.
피고가 원고의 소음노출수준을 80~84.9dB로 인정한 데에는 합리적 ·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피고는 유사 사업장의 건설공사현장에서 측정된 소음노출 수준을 참고하였는데, 원고와 같이 배관공으로서 일용근로에 종사한 근로자의 소음노출 수준이 85.2dB이라고 조사되어 있는 자료들도 있다. 피고가 참고한 사례가 배관공의 소음노출수준을 85.2dB로 조사한 자료들보다 원고의 실제 작업환경을 더욱 정확하게 반영하는 자료라고 평가할 근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원고와 같은 건설 배관공이 노출되는 소음 수준이 최대 92dB이라거나<2> 배관공의 소음 노출 위험성을 높은 것으로 분류한<3> 연구결과도 발표되어 있는데, 이러한 연구결과가 원고에 대하여 적용되기 어려운 사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주장 · 증명이 없다.
원고가 소음노출 인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업무상 노출된 소음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기여하였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재보험법 시행령상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조사한 바에 따른 원고의 소음노출 수준인 84.9dB은 산재보험법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소음노출 인정기준에 아주 근소하게 부족한 수치이다.
이 법원의 감정의 역시 '개인에 따라 84.9dB의 소음에 8년 7개월 노출시 감각 신경성 난청의 유발 또는 악화가 가능하다.'라는 소견을 제시하면서 원고가 노출된 소음이 청력저하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기 약 5년 전까지 소음노출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의 업무수행과 난청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관련성 · 밀접성이 단절되었다고 평가할 만큼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소음작업에 종사하던 중인 2014. 4. 17. 청력소실을 진단받기도 하였다.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 결과에서는 아래와 같이 4kHz 영역에서 notch 현상이 관찰된다.
원고는 만 70세이던 특별진찰 당시 최소가청 기도청력역치가 우측 65dB, 좌측70dB로 측정되었다. 이는 소음 노출력이 없는 동일 연령대 남성의 메디안 기도청력역치인 22dB(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기준)에 비하여 난청의 정도가 심한편에 속한다.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노화에 의한 청력손실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연령(만 70세)이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소음노출 기간및 정도, 소음노출 작업의 중단 시점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노화라는 추상적인 사유에만 기초하여 업무상 노출된 소음과 난청 사이의 인과관계를 일률적 · 기계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원고에게 청력손실을 초래할 만한 다른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각주1) 소음 노출수준 조사(갑 제7호증)를 기준으로 기재하였다.
각주2) EASHW noise in figures 2005
각주3) 건설업 직종별 노출 가능 유해인자 및 노출강도에 관한 평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