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7. 29. 원고에게 한 장해등급 제5급 제8호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 생)는 주식회사 C에서 근무하던 중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2021. 7. 20. 다발성 심부뇌내출혈 진단을 받았고, 2023. 8. 7. 피고로부터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아 2024. 3. 2.까지 요양하였다.
원고는 재활치료를 받았으나 다발성 심부뇌내출혈로 인해 우측 상지 및 우측 하지가 마비되었다. 이에 원고는 요양 종결 후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장해등급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7조 제2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6]에 규정된 제5급 제8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특별히 쉬운 일 외에는 할 수 없는 사람)로 결정한 뒤 2024. 7. 29.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원고의 장해등급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6]에 규정된 제2급 제5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수시로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 해당하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제3급 제3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평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에는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의 신경계통 기능장해의 장해등급 판정
관계 규정의 내용 및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57조 제2항은 장해급여는 장해등급에 따라 장해보상연금 또는 장해보상일시금으로 하되, 그 장해등급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6]은 장해등급을 제1급에서 제14급까지로 구분하고, 세부적으로 모두 165종의 유형적인 신체장해를 열거하고 있다. 그중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의 장해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6]은 제2급 제5호에서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수시로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을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후문의 위임에 따른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8조 [별표 5] '신체부위별 장해등급 판정에 관한 세부기준'에서는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의 장해에 관한 세부기준을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세부기준'이라 한다). 이 사건 세부기준의 5. 가. 2)에서는 장해등급 제2급 제5호를 '고도의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장해로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에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간병을 받아야 하거나 치매, 정의의 장해, 환각망상, 발작성 의식장해의 다발 등으로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감시가 필요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산재보험법령이 정한 장해등급기준 중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관한 장해등급은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간병이 필요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한 것이다. 특히 중추신경계인 '뇌'의 장해는 전신에 걸쳐 복합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 증상의 정도도 여러 단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장해의 부위와 정도, 신체 부위에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그 장해등급을 판정하여야 한다.
앞서 본 관계 규정의 문언 및 취지, 장해등급 제도의 체계, 재해근로자의 생명유지와 인간다운 삶에 대한 조력이라는 간병의 본질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수시로 간병을 받아야 하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이란'호흡, 음식물 삼키기, 배뇨와 배변, 체위 변경'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동작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재해근로자가 '이동 동작, 식사 동작, 옷을 입고 벗는 동작, 대소변 처리 동작, 개인위생 및 목욕 동작' 등과 같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요구되는 기초적 · 반복적 동작의 상당수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여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동작 역시 이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동작에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간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간병인이 재해근로자의 생명유지 활동을 보조하기 위하여 항상 곁에 대기하여야 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재해근로자가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4두50063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갑 제3, 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의료원장에 대한 신체 감정촉탁 결과 ·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E병원 의사는 2024. 1. 18. 원고를 상대로 일상생활수행능력(MBI) 평가를 실시한 뒤 그 수행 정도를 아래와 같이 평가하였고, 같은 날 원고를 상대로 인지기능 평가를 실시한 뒤 중등도의 인지장애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E병원 의사는 2024. 5. 18. 원고의 장해 상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밝혔다.
F재활의학과의원 의사는 2024. 7. 12. 원고의 장해 상태에 대하여 '현재 심한 우측 근력 저하로 보행과 모든 일상생활동작의 수행에 대부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고 노동능력이 상실되었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고, 같은 날 원고를 상대로 일상생활수행능력(MBI) 평가를 실시한 뒤 그 수행 정도를 아래와 같이 평가하였다.
이 법원의 촉탁을 받아 원고의 신체를 감정한 D의료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하 '법원 감정의'라 한다)는 2025. 7.경 원고를 상대로 일상생활수행능력(MBI) 평가를 실시한 뒤 그 수행 정도를 아래와 같이 평가하였다.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신체 상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처분의 경위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조항에 정해진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에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신경계통 기능장해는 장해등급 제2급 제5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법원 감정의가 '원고가 호흡기능, 음식을 삼키는 기능, 체위 변경은 독립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조항에서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에는 위와 같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동작 외에 '이동 동작, 식사 동작, 옷을 입고 벗는 동작, 대소변 처리 동작, 개인위생 및 목욕 동작' 등의 동작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를 상대로 세 차례(2024. 1. 18.과 2024. 7. 12. 및 2025.7.경)에 걸쳐 일상생활수행능력(MBI) 평가를 한 결과 원고는 개인위생 · 목욕 · 식사 · 용변 · 계단 오르내리기 · 옷 입기 · 대변 조절 · 소변 조절 · 보행 · 의자/침대/휠체어 이동과 같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요구되는 기초적 · 반복적 동작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원고는 2024. 1. 18. 실시된 평가에서 대변 조절을 완전히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을 뿐, 그 외의 모든 항목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었고, 2024. 7. 12.과 2025. 7.경 실시된 평가에서는 모든 항목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었으므로, 원고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법원 감정의도 원고가 일상생활동작을 수행하는 데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신경계통 기능장해가 장해등급 제2급 제5호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피고는 법원 감정의가 '앉은 상태에서 좌측 상지를 사용한 단순 노동업무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을 근거로 원고의 노등능력이 잔존해 있는 상태여서 원고의 장해가 장해등급 제5급 제8호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우측 어깨 관절 · 손가락 관절을 움직일 수 없고 팔꿈치 관절 · 손목 관절만 부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인 점, 우측 하지도 마비되어 네발 지팡이를 사용하여 발을 끌면서 단거리 실내보행만 가능하고 무릎 · 발목 관절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 점, 원고를 진료한 E병원 의사 · F재활의학과의원 의사가 원고가 노동능력을 상실하였다는 의견을 밝힌 점, 법원 감정의도 이론적으로는 마비되지 않은 좌측 상지를 이용하여 앉은 상태에서 노동을 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노동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밝힌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사실상 노동능력을 모두 상실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의 장해등급이 제2급 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하나,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장해등급이 제2급 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을뿐더러, E병원 의사는 2024. 1. 18. 원고를 상대로 인지기능 평가를 실시한 뒤 중등도의 인지장애가 있다고 평가하였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최종 장해등급 결정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2항은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에는 그중 심한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등급을 그 근로자의 장해등급으로 하되, 제13급 이상의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에는 조정된 장해등급을 그 근로자의 장해등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6조 제5항 제3호는 장해계열이 다른 장해가 둘 이상 있더라도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파생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장해등급을 조정하지 않고 그중 높은 장해등급을 그 근로자의 장해등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대로 원고의 신경계통 기능장해는 제2급 제5호에 해당하고,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우측 팔의 장해는 제5급 제4호에, 원고의 우측 다리의 장해는 제6급 제7호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경계통 기능장해, 팔의 장해, 다리의 장해는 모두 장해계열이 서로 다른 장해에 해당하나, 원고의 우측 상지 및 우측 하지가 마비된 것은 다발성 심부뇌내출혈로 인한 것이므로, 팔과 다리의 장해는 신경계통 기능장해에 따른 파생장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6조 제5항 제3호에 따라 위 각 장해등급 중 가장 높은 장해등급인 제2급 제5호를 원고의 장해등급으로 봄이 타당하다.
소결
원고의 장해등급은 제2급 제5호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지용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4구단75188
판결선고
2026. 2. 20.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