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6. 7. 원고에게 한 요양급여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4. 4. 23. 장인인 E이 대표이사인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 공장에서 물품을 제조하던 중 이동식 모터가 폭발하면서 전신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하였고, 상병명 '신체표면의 80~89%를 침범한 화상[안면부, 경부, 몸통 전방 및 후방, 성기, 양측 상지(수부 포함), 양측 하지(족부 포함)]'을 진단받았다.
원고는 2024. 4. 24.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최초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사고 사실은 확인되나, 가족 구성원(사업주, 딸, 사위)으로 이루어진 사업장으로 근로자성을 비교할 대상이 없고, 출·퇴근 시간 등 근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 사업주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근무했는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점, 근로자가 있을 당시 타 근로자의 근태를 원고가 관리한 점, 현재 대표자가 지방에 거주하며 간헐적으로 사업장에 출근하여 전반적인 사업의 운영은 원고가 영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주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사용종속관계에 있다기보다는 가족경영 사업에 동참하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2024. 6. 7. 원고에게 요양급여 불승인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0두54869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6, 8, 9, 10, 11, 12호증, 을 제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E은 운영하던 개인사업체인 'H'을 2019. 11.경 F로 법인 전환하였고, 2017. 2. 1.경부터 H과 F에서 근무한 원고는 위 법인전환 무렵 F과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장소, 담당업무, 근무시간, 휴게시간 등에 관한 내용이 정해져 있었다. 이처럼 계약서의 형식, 내용의 자율적 결정권을 가진 사용자와 원고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서의 내용대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F의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 국민연금이 가입되어 있었다.
F의 주식 4,000주를 전부 보유한 E의 소득은 매년 큰 폭으로 변동하는 것에 반하여, 원고는 F과 E 명의의 계좌에서 매월 일정액의 고정급을 지급받았고,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
원고는 업무수행을 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하여 E에게 진행과정 및 결과를 보고하였고, E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지시를 받았다.
원고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없다.
F은 소규모 회사이고 원고가 E의 사위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출·퇴근 시간 등 근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이 없었던 점(F의 공장에는 장기간 동안 원고를 제외한 근로자들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이 상주하지 않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업무지시를 한 점만으로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상위 직급 근로자가 하위 직급 근로자의 근태를 관리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2021. 10.경까지 F에서 근무한 G의 근태를 관리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