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12. 선고 2024구단81398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3. 11. 29.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 남)는 2022. 9. 2. 양측 내이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고, 2022. 10. 5. 피고에게 장해급여 지급을 신청하였다.

나.

그러나 피고는 2023. 11. 29. 원고에게 '85dB 이상 연속음에 노출되는 작업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나.

판단

갑 제1 내지 3, 5, 8 내지 13호증, 을 제4, 5, 7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한국남동발전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촉탁 결과와 C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에서는 소음성 난청의 인정요건으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 손실이 40dB 이상인 경우로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으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 등을 정하고 있다.

2)

원고는 1988. 8. 29. 한국남동발전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1989. 2. 1.부터 2002. 11. 15.까지는 삼천포화력본부에서, 2002. 11. 16.부터 2014. 12. 29.까지는 영흥화력본부에서, 2014. 12. 30.부터는 분당화력본부에서 근무하며 발전설비를 운전·점검·정비·진단하는 화학공정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화력발전소 내 발전설비 근처에서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며 소음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는 2023. 8. 22. 분당화력본부 소음을 측정하였는데, 그 결과 보일러실은 87.5dB, 사무실은 51.9dB로 측정되었다. 이에 피고는 하루 근무시간 8시간 중 2시간은 보일러실에서, 나머지 6시간은 사무실에 근무한다고 가정하여 노출소음을 77.65dB로 산정하였다.

4)

그러나 피고가 참고한 2023. 8. 22.자 소음측정 결과와 2010년대 이후 직업환경측정 결과는 발전설비가 자동화된 이후에 측정된 수치이고, 원고는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89. 2.경부터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므로, 위 측정결과보다 높은 소음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5)

또한 가스를 주원료로 하는 분당화력본부와 달리 위 두 화력본부는 석탄을 주원료로 하고, 규모도 분당화력본부보다 더 크다. 따라서 원고가 삼천포화력본부와 영흥화력본부에서 근무한 약 25년 10개월 동안에는 위 측정결과보다 더욱 높은 소음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단된다. 나아가 원고가 소음이 큰 보일러실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하루 8시간 중 2시간에 그친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도 찾아볼 수 없는바, 피고가 이를 전제로 산출한 77.65dB보다 더욱 큰 소음에 노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85dB 이상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된 이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살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는 화력본부에서 33년 넘게 근무하며 85dB에 거의 근접하는 소음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소음성 난청의 발병 여부나 진행 정도는 근로자 개인의 청각 감수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단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서 정하는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수 없다.

7)

원고는 1989. 2.경부터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2022. 9. 2. 당시까지도 계속하여 발전설비 근처에서 화학공정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바, 소음노출과 이 사건 상병 진단 사이 밀접한 시간적 인접성이 인정된다. 달리 청력저하를 유발할 만한 원고의 개인적 질환이나 업무 외적인 요인도 확인되지 않는다.

8)

순음청력검사 결과 원고의 청력역치는 우측 47dB, 좌측 62dB로서 양측 모두 40dB을 상회하고,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으며,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청력역치가 더 높고, 고막과 중이에 뚜렷한 손상을 찾아볼 수도 없는바, 피고가 인정하지 않은 소음노출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소음성 난청의 인정요건이 모두 충족된다.

9)

원고는 만 57세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는데, 동일 연령대 남성의 평균청력역치에 비하여 난청 정도가 매우 심한 상태였다. 특히 4,000Hz 음역대에서 청력손실이 8,000Hz 음역대에서 청력손실보다 높은 이른바 'Notching 현상'까지 나타나는바, 이는 노인성 난청과 구분되는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특징에 해당한다.

10)

소음성 난청은 보통 양측에서 대칭적으로 발생하는데, 원고의 우측과 좌측 청력역치가 비대칭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자의 소음 노출 정도 및 기간, 작업환경, 다른 질환의 동반 여부, 개인적 감수성의 차이 등에 따라 예외적으로 비대칭 난청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무조건 업무와 난청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2021. 12.)'에 따르더라도 소음 직업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양측 청력역치가 비대칭인 경우라도 다른 원인에 의한 난청임이 명백하지 않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

11)

이 법원의 감정의는 소음 노출력이 확인된다는 전제에서 양측 청력 모두 소음의 영향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철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