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7. 12. 선고 2024구합1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61. 7. 1. 한국전력공사법에 의해 설립되어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 송전, 변전, 배전 및 이와 관련된 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이고, 원고는 2021. 7. 1. 참가인 공사에 입사하여 D 서울사무소에서 E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23. 5. 22. 원고에게 2023. 6. 30.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통보하였고, 이에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3. 6. 30.자로 종료되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다.

원고는 2023. 6. 5.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2.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F).

라.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1. 23.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 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12호증, 을가 제4호증, 을나 제1, 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1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①

참가인의 채용공고문에 계약기간과 관련하여 ‘최초 2년 계약 후 성과평가 등을 통해 최대 10년간 갱신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었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서도 채용공고문에서와 같이 2년의 근무기간이 지난 후 성과평가 등을 거쳐 최장 10년 또는 정년까지 갱신가능 한 것으로 되어 있는 점, ② 입사 당시 참가인의 D장이나 인사담당자가 원고에게 ’비위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최대 10년간 근로계약 갱신이 가능하고, 그 이후에도 재공모를 통해 다시 채용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하여 원고로서는 최소 10년 이상 장기근무 할 것으로 기대를 갖게 되었던 점, ③ 참가인의 2021. 7. 8.자 G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겸직동의서에 원고가 참가인 공사에 ’정규직‘으로 상근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④ 참가인의 H팀장과 E팀장은 관장하는 지역이 다를 뿐 업무의 성격 자체는 동일한데, H팀장의 경우 계약 갱신이 거절된 사례가 없고, E팀의 다른 계약직 변호사의 경우도 계약 갱신이 거절되지 아니한 점, ⑤ 원고가 담당한 업무는 참가인의 상시적인 업무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데, 참가인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계약기간 만료만을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바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7. 2. 8. 법무지원 업무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해 D 소속 I팀을 신설하였고, 2018. 2.경 I팀장의 직위를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였으며, 2019. 12. 16. 서울사무소에 E팀의 직제를 신설하였다.

2)

참가인은 2021. 4. 6. I팀장(2급), 사내변호사(차장급) 등의 채용을 위해 ’2021년도 1차 전문계약직 모집요강‘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를 하였는데, 이 사건 채용공고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원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응시하여 참가인 공사의 I팀장 직위에 최종합격하였고, 2021. 7.경 참가인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E팀장으로 사내변호사인 J 변호사와 함께 서울사무소 D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4)

참가인은 2023. 3. 27. 이 사건 채용공고를 통해 입사한 전문계약직의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해당 부서에 해당 직원의 직무수행내용 및 직무수행태도 등에 대한 성과평가 및 계약연장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기재한 ’성과평가표‘를 작성․제출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참가인 D의 D장은 D 내 여타 부서장과 E팀 소속 J 변호사, 원고와 함께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한 직원 등 D 내 간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2023. 4. 10. 원고에 대해 별지 2 성과평가표를 작성하여 제출하며 원고와의 계약연장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5)

참가인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하였고, 2023. 5. 22. 원고에게 2023. 6. 30.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12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2, 3, 11,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존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6두6370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10호증, 을나 제15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참가인은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기술․경험 등이 요구되는 직무로서 전문성이 단기간에 요구되거나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인원을 ’전문계약직‘ 형태로 외부에서 모집․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직위‘를 운영하고 있고, 1~2급 수준의 D장, H팀장, E팀장 등 총 12개의 직위가 위 개방형직위에 해당한다. 참가인이 이와 같이 상위 관리자 직위를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여 전문계약직 형태로 채용하고 있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 및 업무 역량이 요구되는 직위의 경우 성과달성을 위해서는 인력 운영의 경직성을 완화하여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수시로 채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

원고는 2019. 12. 16. 신설된 개방형 직위인 E팀장(2급)에 계약직 형태로 채용되었는데,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이 2021. 7. 1.부터 2023. 6. 30.까지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위 근로계약서에 ‘단, 합산 근로기간이 10년에 이른 때 또는 정년 연령(만 60세)에 도달한 때는 해당 시점을 근로계약의 종기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 문구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이 계약기간 중 근로자의 성과를 평가하여 그 결과가 좋으면 반드시 계약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적성된 근로계약서나 참가인의 취업규칙, 인사관리규정 등에서 근로계약의 갱신 의무, 요건, 절차 등을 정한 바가 없다. 근로계약서 제11조에서 ’본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별정직관리규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별정직관리규정(2023. 1. 30. 개정) 제14조 제2호에서는 ’전문직원은 일정 기간을 정하여 채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

이 사건 채용공고문에 ’최초 2년 계약 후 성과평가 등을 통해 특정기간 단위로 재계약 가능(최대 10년까지)‘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문언 그대로 성과평가 등을 통해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의미 즉, 재계약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재량권이 있음을 언급하거나 별정직 계약직원의 최대 계약가능기간(10년)을 표시한 것에 불과하며, 달리 별정직 계약직 근로자에 대해 계약기간 중 근로자의 성과를 평가하여 반드시 계약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내용 및 최대 계약가능기간까지 재계약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채용공고 내용이나 앞서 본 근로계약서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그러한 기대를 하였더라도 이는 일방적 기대에 불과하다. 한편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종료에 앞서 원고에 대한 성과평가를 하고 계약기간 연장 여부의 적합성을 판단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재계약 여부에 관해 참가인에게 재량권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계약을 갱신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마)

원고는 입사 당시 D장이나 인사담당자로부터 비위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10년까지 근로계약의 갱신이 가능하고, 심지어 최대 계약가능기간인 10년 이후에도 재공모를 통해 재직 가능함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할 증거로 갑 제6호증(녹취록)을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갑 제6호증(녹취록)은 원고의 입사 당시가 아닌,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이 결정된 이후인 2023. 6. 21. 원고와 K 차장, L 전 D장간의 대화를 기록한 내용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K 차장이나 L 전 D장은 근로계약 종료와 관련하여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로 하여금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고 신뢰하도록 할 만한 내용은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이들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

원고는 참가인과 2021. 7.경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비로소 참가인의 근로자가 되었을 뿐, 종전에 이미 장기간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오는 등으로 계약갱신에 관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관계는 아니었다. 나아가 참가인의 E팀장 직위는 2019. 12. 16. 개방형 직위로 신설된 이후 근로계약이 갱신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참가인의 ’최근 3년간 계약 갱신현황‘을 보면, 업무역량 부족 및 직무수행태도 문제 등의 사유로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은 사례가 다수 존재하고, 그 중에는 2017. 2. 8. 참가인의 I팀장으로 임명된 이후 2019. 5. 31.까지 근무하다가 계약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된 사례도 있으며, 그 밖에 사내변호사, 사내변리사, 통번역사 등 원고와 유사하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담당하던 사례들도 존재한다.

사)

원고는 2021. 9. 1.부터 2022. 8. 31.까지 G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기 위해 참가인으로부터 2021. 7. 8. 겸직동의서를 받은 사실이 있는데, 위 겸직동의서상 ’정규직 여부란‘에 ’○‘ 으로 체크가 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위 겸직동의서 하단에『정규직이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하다) 제2조에 의한 기간제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가 아닌 직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재가 되어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계약기간을 2021. 7. 1.부터 2023. 6. 30.까지로 정한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하고, 더욱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5호, 동법 시행령 제3조 1항 제3호 및 [별표 2]의 6호에 따르면 변호사법 제4조에 따른 변호사인 원고는 기간제법 및 동법 시행령이 정한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에 해당하는바, 이에 의하면 참가인은 위 겸직동의서 작성 시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숙고하지 아니한 채 ‘정규직 여부란‘에 ’○‘ 으로 체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겸직동의서상 ‘정규직 여부란‘에 ’○‘ 으로 체크된 사정만으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원고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해고가 아닌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