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3. 4. 3. 소외 회사와 계약기간을 2023. 4. 30.까지로 하는 아르바이트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 성북 본점'에서 주차관리원으로 근무하였고, 2023. 5. 1. 소외 회사와 계약기간을 2023.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소외 회사는 2023. 5. 17. '원고가 5분, 10분씩 지각하고 정해진 퇴근시간보다 일찍 퇴근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2023. 5. 22. '출근시간이 9시인데 10시가 지나도록 출근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원고는 2023. 5. 22. 근태와 관련한 회사의 지시사항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 및 퇴직일이 '2023. 6. 22.'로 기재된 '퇴사확인서'에 각 서명 · 날인하여 소외 회사에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3. 6. 23. 출근하였으나 소외 회사로부터 원고가 2023. 6. 22.자로 퇴사하였으니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귀가하였다.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2023. 6. 22.자로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16. 이를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E),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2. 5. '원고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퇴사확인서를 자필로 작성한 후 퇴사하였고 사직 의사표시가 비진의 또는 강박에 의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20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4727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원고가 2023. 5. 22. 인적사항, 퇴직일 등이 기재된 퇴사확인서에 자필로 서명 · 날인하였고, 위 확인서에는 '퇴직규정에 관련된 사항을 준수할 것을 서약한다', '퇴직에 따른 사무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고 회사 비품 등을 퇴직일 전날까지 반환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위 퇴사확인서는 권고사직에 따른 사직서의 의미를 담고 있는 점, ③ 원고는 소외 회사 이전에도 여러 곳의 회사에서 근무한 이력 및 사직서 등을 작성해 본 경험이 있어 퇴사확인서 작성과 그 효과에 대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④ 원고는 소외 회사가 '퇴사확인서 작성후 한 달 동안 근태에 문제가 없으면 계속 근무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주장하나, 퇴직일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⑤ 달리 퇴사확인서가 소외 회사의 기망 · 강요 · 강박에 의해 작성 ·제출되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 ·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원고가내심으로는 계속 근무를 원하였더라도 근태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퇴사확인서를 작성 · 제출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소외 회사가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도 퇴직일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을 뿐 계속 근무 등에 관한 기재가 전혀 없는 퇴사확인서를 작성 · 제출한 것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거나 소외 회사의 기망 · 강요 · 강박 등에 의한 것이라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소외 회사는 원고만이 아니라 다른 근로자들의 경우에도 근태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 권고사직에 따른 사직서의 의미를 담은 퇴사확인서를 작성 · 제출받았던 것으로 보이고(을가 제5호증), 오히려 해당 근로자들 중 상당수는 원고와 달리 퇴사확인서 작성일과 실제 퇴직일이 일치하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소외 회사는 원고의 사정을 배려하여 퇴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 달의 말미를 추가로 부여하였다고 보일 뿐이지, 원고 주장과 같이 더 이상 근태에 문제가 없으면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추가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한 달의 유예기간을 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처럼 퇴사확인서를 작성 · 제출하고 퇴사한 소외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이 소외 회사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법원이나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인정된 사례도 없다고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