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 10. 선고 2024구합50148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05. 2. 14. 원고에 입사하여 2017. 3. 31. 상무(보)로 승진하였고, 2020. 12. 10. 상무이사(비등기임원)로 승진하여 원고의 글로벌오퍼레이션 본부의 본부장으로 근무하였으며, 2022. 10. 4.부터 원고의 리스크 관리 부문 공급망 관리실(SCM, Supply Chain Management)의 실장과 품질혁신실의 실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상무(보)로 승진함에 따라 2017. 4. 10. 참가인과 2017년도 임원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에게 2005. 2. 14.부터 2017. 3. 31.까지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며, 2022. 1. 1. 참가인과 임원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에 대한 2017년 임원 연봉계약서 및 2022. 1. 1.자 임원계약서의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는 2023. 4. 12. 참가인에게 ‘업무관리 및 현업능력 부족으로 인한 임원계약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임원해촉 통지서를 보내면서 30일의 예고기간을 부여하였고, 2023. 5. 12.자로 참가인을 임원에서 해촉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촉’이라 한다).

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7.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촉 통지서에는 구체적 해고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원고가 참가인에게 별도의 소명기회를 부여하거나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촉에 관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경기D),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11. 24.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0 내지 14호증, 을나 제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원고의 비등기임원으로 원고와의 위임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상당한 권한을 보유하며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해촉은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른 위임계약의 해지에 불과할 뿐이어서 해고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회사의 임원이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9, 17 내지 27, 31, 32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내지 12, 14, 16 내지 5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원고의 대표이사 등의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임원계약의 체결 경위 등

(1)

참가인은 2005. 2. 14.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상무(보)로 승진하여 원고와 임원 연봉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고, 위 연봉계약의 내용을 보더라도 참가인의 연봉은 기본급이 고정되어 있으며, 참가인에게 피고용인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 및 원고의 제반규칙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원고는 참가인이 상무(보)로 승진함에 따라 참가인에게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하였으나, 참가인의 직책(제조품질그룹의 그룹장)을 유지하였고, 별도로 참가인에 대한 퇴사 등 인사명령을 발령한 사실도 없다.

(2)

참가인이 상무이사로 승진한 후 원고로부터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보다 높은 연봉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참가인의 직급에 따른 대우일 뿐이고, 참가인과 비슷한 연차 혹은 직책에서 근무한 사람이 아닌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과 비교하여 원고가 참가인을 등기임원과 같이 우대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연봉은 원고의 등기임원이 지급받은 연봉의 액수(을나 제42호증 참조)와 차이가 크다.

(3)

참가인이 원고와 임원 연봉계약 및 임원계약을 체결한 것은 기본적으로 원고의 인사명령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고, 임원계약의 형식만을 들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관계가 위임계약관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2022년 조직 개편을 하여 일방적으로 참가인의 직책을 본부장에서 실장으로 변경하기도 하였다.

나)

사용자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지휘·감독

(1)

참가인은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 또는 소속 부문의 부문장에게 기안문을 작성하여 보고하였고, 원고의 대표이사는 본부장 회의 등을 통하여 부문장, 본부장, 실장 등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으며, 수시로 메일 등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업무 진행 상황이나 실적에 관한 보고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원고의 전 대표이사는 경영 승계 과정에서 참가인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경영자에 대한 일상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일을 발송하기도 한 점(을나 제16호증 참조)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이 특정 업무에 관한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아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고, 구체적인 업무를 함에 있어서 원고의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원고 회사의 일부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참가인이 상무이사로 승진한 후 글로벌오퍼레이션 본부의 본부장, 리스크 관리부분 공급망 관리실 및 품질혁신실의 실장으로 각 근무하면서 제한된 범위에서 전결권한을 갖기는 하였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중간 관리자로서 역할을 한 것이고, 참가인이 원고의 특정한 업무를 독자적인 권한으로 자유롭게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구체적으로 보면, 원고는 책임본부제 등을 운영하면서 2022. 1. 3. 및 2022. 10. 17. 비용 위임전결 조정을 통하여 본부장 등의 비용 위임전결 권한을 순차로 확대하기는 하였으나, 경영계획 승인·변경, 이사회 부의, 급여 및 보상 관련, 조직개편, 승진과 승급 등에 관한 사항 외에도 2,000만 원을 초과하는 비용 건, 판매 주문서 생성 및 취소, 출장명령서 등에 관하여 여전히 대표이사(내지 경영총괄)의 최종결재를 받도록 한 점, 참가인의 비용 지출에 관한 권한은 어디까지나 비용 위임전결에서 정한 직책별 비용처리 기준에 따른 지출(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1,000만 원 미만, 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700만 원 미만)에 국한된 것이었으며, 그마저도 중요 사항에 대하여는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았던 점, 원고는 대표이사, 부문장, 본부장, 실장 외에 사업부장‧센터장‧담당, 팀장에게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비용 위임전결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독자적으로 비용 지출에 관한 결재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근무시간의 지정 및 근태 관리 유무

(1)

참가인도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 출근 및 오후 6시 퇴근을 기본 근무시간으로 준수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이 사용한 출입카드 기록을 통해 참가인의 근로시간과 장소, 근무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원고의 인사팀장은 2022. 7. 20. 참가인을 포함한 글로벌오퍼레이션 본부 직원들의 지각 횟수를 표로 정리하여 참가인에게 고지하기도 하였다.

(2)

참가인은 휴가를 사용하기 전이나 해외 출장을 갈 때에 소속 부분의 부문장 등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았고, 출장, 거래업체 방문, 면담, 업무상 미팅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사전에 소속 부분의 부문장 등에게 보고를 하였으며, 원고는 2020. 1. 2. 원고 소속 임직원들에게 근태 관리 강화에 대한 공지로 ‘임원, 센터장, 팀장, 파트장의 출근시간은 08:40까지 착석하도록 하고, 누적 지각시간에 따라 연차에서 차감(4시간마다 0.5일씩 차감)하며, 평가에 일부 반영하고 개선되지 않는 경우 인사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명시하기도 하였는바, 참가인은 근무 시간과 장소, 휴가 사용 등에 관하여 원고로부터 구체적인 관리·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라)

참가인의 직원에 대한 인사평가 및 채용 권한 여부

(1)

참가인이 2019. 4.경부터 2022. 9.경까지 본부장 직책으로 근무하면서 소속 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 및 연봉인상률 조정에 관한 결정을 하였으나, 이는 원고의 직원 인사평가 시스템에 따라 부서장 지위에서 한 결정이고, 참가인은 2022. 10.경부터 직책이 실장으로 변경되어 참가인의 소속 부문장인 E이 소속 직원에 대한 조직장 평가 등을 담당하였다.

(2)

또한 참가인이 본부장 직책에서 근무할 당시 소속 팀장의 채용 건의에 따라 원고 인사팀에 근로자 채용에 관한 의뢰를 한 사실이 있으나, 근로자 채용에 관한 결정 권한은 어디까지나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있는 것이고, 참가인이 본부장 직책에서 아르바이트를 채용한 경우에도 인사팀의 주관 하에 필요한 아르바이트를 채용한 것이었으며, 참가인이 독자적으로 소속 직원 및 아르바이트 채용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는 원고가 참가인의 인사평가 및 채용에 관한 결정을 반려한 사실이 없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나.

이 사건 해촉의 정당한 사유 존재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해촉은 근로자인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원고가 일방적 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만 그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촉을 통지하면서 그 해촉사유로 ‘업무관리 및 현업능력 부족으로 인한 임원계약의무 위반’이라는 추상적 사유만을 기재하였는바, 참가인으로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유로 자신이 해고된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해촉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므로,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종료할 만한 해고사유가 존재하는지에 관해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무효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