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0. 4. 1. B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시설과 시설지원팀에서 근무하였던 자이다.
이 사건 병원은 2023. 4. 26. 보통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2023. 5. 9. 보통인사위원회 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이에 원고는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특별인사위원회는 2023. 5. 23. 원고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각주1>
원고는 이 사건 정직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9. 26. ‘① 제1 내지 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② 이 사건 정직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③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원고는 제주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2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호증, 을 제1, 2, 19 내지 21,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인정)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병원은 원고의 공익신고 이후에 특수건강검진도 무시한 채 근무표를 변경하였고, 게시도 늦었다. 또한 과장, 팀장이 권한 없이 근무표 변경을 하였고, 원고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원고에게 야간근무 및 휴일근무를 강제하였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4 내지 6, 8, 9, 11, 16, 2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 사건 병원은 입원 병동 및 응급실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으로 24시간 운영된다. 따라서 이 사건 병원의 전기 및 기계설비의 점검,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시설지원팀 기술지원파트 전기 및 기계 업무 역시 24시간 운영될 필요가 존재한다.
이 사건 병원은 2020. 3. 16. 계약직(업무지원직) 공개채용 모집공고(을 제5호증)를 하면서, ‘시설유지보수-전기’ 업무의 경우 시차출퇴근, 교대근무, 주말·공휴일근무가 가능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병원 사이의 근로계약서(을 제4호증) 제3조는 근로시간 및 휴게는 계약직(임시직) 운용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이 사건 병원의「계약직(임시직)근로자 운용규정」제9조 제3항은 “시업 및 종업시간은 직무의 내용 등에 따라 소속 부서장이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모집공고 및 근로계약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이 사건 병원 사이에는, 필요한 경우에 원고가 교대근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근로조건의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병원의 시설과는 ‘2021. 7.부터 교대근무를 순차적으로 변경한다’, ‘전기 및 기계 근무자는 정기적으로 주간 및 교대근무를 변경 실시한다’는 등의 내용을 공지하였는바,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교대로 변경하여 수행하는 것은 이 사건 병원 시설지원팀 기술지원파트의 확립된 근무 형태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기 전인 2015. 4. 7.부터 시설용역 업체 소속으로서 이 사건 병원의 시설과 시설지원팀에서 전기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그 당시에도 야간 교대근무를 하였다.
이 사건 병원은 2022. 6. 21. ‘전기 및 기계 근무자는 2022. 7.부터 4개월 단위로 주간 및 교대근무를 변경 실시한다’는 것을 공지하였고, 2022. 6. 28. 원고로 하여금 2022. 7. 주·야간 교대근무를 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근무표를 작성하였는바, 이 사건 병원의 원고에 대한 야간(교대)근무 지시가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이 사건 병원이 원고를 야간(교대)근무로 배치한 것은 업무상 필요로 인하여 근로계약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업무지시에 해당함에도, 원고는 근무표 편성에 항의하면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예정된 야간근무일에 무단결근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 차례도 야간(교대)근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2022. 8. 1.에는 보통인사위원회에 야간근무를 거부한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병원의「복무규정」제4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이 사건 병원의「인사규정」제63조 제1호, 제4호, 제6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2 징계사유(인정)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22. 12. 27. 및 2023. 1. 26. 특수건강검진을 받았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2, 13, 17,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30조 제1항 제1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01조 [별표 22]는 사업주에게 야간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에 대한 특수건강검진 시행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조, 제133조에 의하면, 근로자에게도 야간근무 전 특수건강검진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병원은 2022. 7. 1.부터 2022. 8. 2.까지 수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특수건강검진을 받으라고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특수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 병원은 원고에게 특수건강검진을 받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었고, 그럼에도 원고는 의도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병원의「복무규정」제4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이 사건 병원의「인사규정」제63조 제1호, 제4호, 제6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특수건강검진 미이행 등을 이유로 2022. 8. 25. 해고의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그 후 제주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위 해고가 부당해고임이 인정되어 2022. 12. 23. 이 사건 병원에 복직하였다.
원고는 복직한 이후인 2022. 12. 27.에야 특수건강검진을 받았고, 2023. 1. 26. 재검을 받았는바, 이는 이미 징계사유가 발생한 후에야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것이므로, 이미 발생한 징계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제3 징계사유(인정)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관련 절차에 따라 병가를 상신하였으나 거절되었고, 이 사건 병원은 원고의 병가를 사후 승인해주지도 않았다. 따라서 제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8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는 2022. 7. 4. 주간근무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출근하지 않았고, 같은 날 이 사건 병원에 내원하여 ‘불안을 동반한 적응장애(임상적 추정)’의 질병명이 기재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그리고 원고는 위 진단서를 근거로 ‘2022. 7. 4.부터 2022. 7. 10.까지’의 병가를 신청하고자 하였으나, 시설과장이 ‘진단서에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의 병가 신청을 허가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출근을 지시하였다.
이 사건 병원은 직원 간 형평성과 복무질서 확립을 위하여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문구가 진단서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만 병가를 승인하여 주었고, 원고는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문구가 기재된 진단서를 재차 발급받는 방법으로 쉽게 서류를 보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실제로 원고는 그러한 문구가 기재된 진단서를 발급받아 2022. 7. 11.부터 2022. 7. 21.까지 정당하게 병가를 사용하였다) 등을 고려하면, 시설과장이 원고의 병가 신청을 허가하지 않은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병가가 승인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을 제12호증의 2) 서류를 보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2022. 7. 4.부터 2022. 7. 10.까지 출근하지 않았는바, 이는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그리고 원고가 2022. 7. 24. 무단결근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결국 원고는 총 8일간 무단결근을 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병원의「인사규정」제63조 제5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4 징계사유(인정)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23. 5. 12.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였다. 따라서 제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 사건 병원은 2022. 6. 13. 사무실 게시판에 정기 안전보건교육을 공지하였고(을 제6호증의 1), 2022. 6. 21. 15:00경부터 17:00경까지 대강당에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안전보건교육에 참석하지 않았다(을 제6호증의 2).
원고는 누군가는 사무실에 대기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안전보건교육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원고의 자의적인 판단일 뿐인바, 이를 안전보건교육 불참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
시설지원팀장은 2022. 7. 5. 및 2022. 7. 6. 원고에게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할 것을 촉구하였고(을 제12호증의 2), 원고는 온라인으로 안전보건교육을 듣는 방법이 있음에도 이를 결국 이수하지 않았는바,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병원의「인사규정」제63조 제1호, 제4호, 제6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안전보건교육 미이수 등을 이유로 2022. 8. 25. 해고의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그 후 제주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위 해고가 부당해고임이 인정되어 2022. 12. 23. 이 사건 병원에 복직하였다.
원고는 복직한 이후인 2023. 5. 12.에야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였는바, 이는 이미 징계사유가 발생한 후에야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한 것이므로, 이미 발생한 징계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소결
따라서 제1 내지 4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보통인사위원회의 징계사유에 추가로 명시되어 있는 ‘법령 및 제규정 미준수, 상사의 정당한 지시 불이행, 직무 불성실’, ‘수차례 무단결근을 통하여 복무질서를 교란시키고, 타 근무자에게 피해 영향’, ‘특수검진 지시 불이행, 안전보건교육 지시 불이행’ 역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내지 4 징계사유를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병원은 입원 병동 및 응급실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으로 24시간 운영되고, 이에 시설지원팀 기술지원파트 전기 및 기계 업무 역시 24시간 운영됨에 따라 원고 외의 근로자들은 성실히 야간(교대)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총 8일간 무단결근을 하고, 특수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한 차례도 야간(교대)근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2022. 8. 1.에는 보통인사위원회에 야간근무를 거부한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병원은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근무표를 변경하는 데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병원의 복무질서가 문란케 되었으며, 동료 직원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다.
원고의 무단결근, 특수건강검진 미이행은 결국 야간(교대)근무를 수행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바, 결국 제1 내지 3 징계사유는 모두 고의에 의한 행위로 판단된다. 또한 원고는 온라인으로 안전보건교육을 듣는 방법이 있음에도 이를 이수하지 않았는바, 제4 징계사유 역시 고의에 의한 행위로 판단된다.
이 사건 병원의「인사규정」제71조의 제1항 [별표 5]는, ‘1. 성실의무 위반’의 ‘나. 기타’의 경우에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정직’을 규정하고 있고, ‘2. 복종의무 위반’의 경우에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임’을 규정하고 있다.
설령 제1 내지 4 징계사유의 비위의 정도가 경하다고 보더라도, 제1 내지 4 징계사유는 모두 고의에 의한 행위이므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은 위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한다.
원고가 2022. 12. 27. 특수건강검진을 받고 2023. 5. 12.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 복직한 이후에야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를 징계양정에 참작할 만한 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보더라도,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지나치게 불이익한 제재라고 보이지 않는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