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28. 선고 2024구합53963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12.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E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의 원고에 대한 부분 중 부당해고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모여 구성한 F 운영협의회(이하 ‘이 사건 운영협의회’)로부터 2023. 3. 1.부터 G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비법인사단이다[2017. 3. 1.부터 2023. 2. 28.까지는 비영리단체인 H이 이 사건 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함].

2)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 하고, 참가인들 개개인은 이름으로 특정): 참가인 B은 2017. 3. 1. 간호사로, 참가인 C은 2018. 3. 1. 보육교사로, 참가인 D는 2017. 3. 1 보육교사로 이 사건 어린이집에 각각 입사하여 근무하던 자들이다.

나.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 거절 경위

1)

이 사건 운영협의회는 2023. 1. 11.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이 사건 어린이집 위탁에 관한 입찰공고(이하 ‘이 사건 입찰공고’라 한다)를 하였고, 이 사건 입찰공고 당시 게시한 제안요청서의 ‘7. 위탁운영 조건’의 ‘고용승계’ 항목에는 “위탁운영업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 운영 중인 어린이집 교직원에 대해 고용승계 혹은 고용승계 노력을 해야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2)

원고가 이 사건 입찰공고에 응모하면서 2023. 1. 20. 이 사건 운영협의회의 대표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장에게 제출한 ‘소속직원 근로조건 보호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에는 “5.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하겠습니다(서약자의 관리자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무 종사자는 고용승계에서 제외 가능).”라고 기재되어 있다.

3)

원고는 2023. 2. 1. 이 사건 어린이집의 위탁운영자로 선정되었는데, 이 사건 운영협의회와 원고가 체결한 위탁운영 약정서(이하 ‘이 사건 약정서’)에는 참가인들을 포함한 이 사건 어린이집 근로자들의 고용승계에 관하여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4)

원고는 2023. 2. 14. 참가인들을 포함한 이 사건 어린이집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원고가 위탁운영자로 선정된 사실과 이 사건 어린이집 교직원 채용 면접 절차를 진행할 예정임을 공지하였고, 2023. 2. 22. 필기시험(20점)과 면접시험(80점) 등 세부 채용 절차에 대하여 공지하였는데, 해당 공지의 하단에는 “채용 면접에서 최종 합격 후 A재단의 신규 교직원으로 임명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5)

원고는 2023. 2. 22. 및 2023. 2 23. 필기시험을 거쳐 면접 대상자 33명 중 응시자 31명에 대해 평가한 후 2023. 2. 24. 23명 합격 및 8명 불합격 사실을 각 응시자에게 통보하였는데, 불합격자는 평가점수 70점 미만에 해당하는 참가인들을 포함하여 총 8명이다. 원고가 위 평가 결과에 따라 참가인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아니하여 참가인들은 2023. 2. 28.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이하 ‘이 사건 고용승계 거절’).

6)

한편, H의 대표인 I은 2023. 3. 2.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어린이집에 대한 위탁운영 약정이 종료됨에 따라 참가인들과의 근로계약 관계는 2023. 2. 28. 자에 자동 종료되었다는 ‘고용관계 종료 사실 확인’을 휴대전화 문자로 보내며 서명을 요구하였는데, 참가인들은 이를 거부하였다.

다.

노동위원회 구제 경과

1)

초심판정[J, K, L/M(병합)]

참가인들이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고용승계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도’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한 결과, 2023. 9. 11. 참가인들의 위 구제신청이 인용되었다.

2)

재심판정[E, N/O(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24. 1. 1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이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8호증, 을나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부당해고로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가.

고용승계 기대권의 부존재

①

참가인들은 이 사건 어린이집의 운영 관행에 의할 때 원아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당연히 고용승계가 될 것이라고 신뢰하거나 기대할 수 없었고, ② 원고는 2023. 2.

경 채용절차 진행시 이를 통과한 교직원만 신규 채용할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였으며, ③ 참가인들의 업무는 그 특성상 상시·지속적인 업무가 아니므로, 참가인들에게는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고용승계를 거부할 합리적 이유의 존재

이 사건 어린이집의 원아 감소로 근로 인원 감축이 필요하였고, 참가인들은 채용시험 결과 합격 기준인 70점에 미달하였으며,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은 일종의 권고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는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고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취지 참조).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 11, 12, 16, 18, 19, 23 내지 25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참가인들에게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기대권 자체는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 거절이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며,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정부가 민간위탁 노동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등을 위하여 2021. 5.경 마련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에서 수탁기관 모집 공고문‧제안요청서 등에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관련 확약서 제출’ 및 ‘제출 내용 미이행시 위수탁계약 해제‧해지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수탁기관 선정기준에 고용승계 및 유지 등의 내용을 포함하여 평가하며, 위수탁계약 체결 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입찰공고에 게시한 제안요청서에는 위탁운영 조건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어린이집 교직원에 대해 고용승계 또는 고용승계 노력을 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원고가 이 사건 운영협의회에 제출한 이 사건 서약서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하겠다’고 명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이 명시한 고용승계 및 유지 노력 의무는 위수탁계약의 당사자로서 원고와 같은 새로운 수탁기관이 기존 수탁기관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고 종전 근로계약 내용을 보장하라는 권고적 성격으로 해석되고, 이를 법적 강제력이 있는 고용승계 의무로 해석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원고가 반드시 고용승계의무를 부담하거나 근로계약을 갱신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행정적 권고가 원고에 대한 구속력을 가지려면 관련 법령상 근거가 존재하거나 적어도 위수탁계약 내용에 고용승계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한데, 달리 그에 관한 법령상의 근거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이 사건 약정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들을 포함한 이 사건 어린이집 근로자들의 고용승계에 관하여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2)

이 사건 어린이집은 정부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는 ‘정부 지원 직장어린이집’이고(2023년 보육사업안내 및 영유아보육법 제10조 제4호), 영유아보육법 제36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0조에 따른 어린이집의 설치, 보육교사(대체교사를 포함한다)의 인건비, 초과보육에 드는 비용 등 운영 경비 등 보육사업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그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는 비용 보조 항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영유아보육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에 의하면,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한 사업주는 그 어린이집의 운영 및 수탁 보육 중인 영유아의 보육에 필요한 비용의 100분의 50 이상을 부담하여야 한다.

이 사건 약정서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운영협의회의 예산지침을 시달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영유아보육법령 및 보육시설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작성한 사업계획 및 예산서를 제출하여야 하고(제13조 제4항), 이 사건 어린이집의 운영비는 아동의 보호자가 납부하는 보육료(원고가 아동의 보호자에게 보육료 이외의 별도 비용을 징수할 경우 이 사건 운영협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와 이 사건 운영협의회가 지원하는 보조금(정부지원금 포함)으로 충당되는데(제6조, 제9조 제2항), 원고는 각 분기가 시작되는 월(1, 3, 7, 10월)의 10일까지 이 사건 운영협의회에 보조금을 청구하여야 하고, 이 사건 운영협의회는 원고에게 위 각 월의 말일까지 보조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제9조 제3항).

이 사건 입찰공고에 의하면 이 사건 어린이집의 총 운영예산은 매년 위탁자와 수탁자 간 상호 협의하여 결정[정부보조금(인건비 지원금)은 매년 고시되는 정부 「보육사업안내」에 따라 별도 지급]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나, 앞서 본 관련 법령 및 이 사건 약정서 규정 내용에 의하면 사업주가 이 사건 어린이집의 운영과 보육에 필요한 비용 중 100분의 50 이상을 부담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어린이집의 운영은 상당 부분 이 사건 운영협의회가 정하는 예산 편성 및 운영 지침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보인다. 갑 제10,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더라도, ① 이 사건 운영위원회는 이 사건 어린이집의 운영 예산을 관련 법령상 교사 대 아동비율을 준수하여 원아 수에 비례한 비용으로 책정하여 온 점, ② 이 사건 어린이집의 원아 수가 2022년 119명에서 2023년 91명으로 감소함에 따라 세출감소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원고의 예산 증액 요청에도 불구하고 2023년 예산은 이 사건 운영위원회가 최초로 제시하였던 원아 당 824,176원에 훨씬 못 미치는 원아 당 653,122원으로 책정된 점, ③ 이 사건 운영협의회를 구성하는 많은 공공기관에서 원아 수 감소에 따른 2023년 예산액 감축을 요구하였던 점, ④ 2024년 기관운영회의회에서 2023년 결산자료를 검토하면서 2022년과 대비하여 원아 수가 급감하였음에도 교직원 수가 줄어들지 않아 연간 운영비 중 인건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교직원 추가 채용이 불가하다고 지적한 점, ⑤ H이 이 사건 어린이집을 운영하였을 당시에도 원아 수 감소에 비례하여 근로 교직원의 수 또한 감축되었던 점(갑 제10호증 참조) 등의 사정을 확인할 수 있는바, 이 사건 어린이집은 이 사건 운영협의회의 예산 운영 방침 등에 따라 육아보육법령이 정한 법정 교사 대 아동비율(영유아보육법 제17조 제5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조 및 별표 2)에 비례하여 근로 교직원 수를 조정해왔다고 보이고, 어린이집 운영과 보육에 필요한 비용의 구체적인 부담 액수와 교직원 수를 정하는 과정에서 자율적인 협의 권한이나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3)

이와 더불어 ① 원고는 채용 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원고가 실시하는 채용평가에 통과한 사람에 한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것’임을 여러 차례 안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 D에 대하여 ‘향후 신규 위탁업체에게 보육교사 D가 담임교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인계한다’고 기재된 합의서(을나 제8호증)는 원고가 이 사건 어린이집의 위탁운영자로 선정되기도 전에 H 대표와 사이에 작성된 것일 뿐 원고에 대하여 어떠한 구속력도 가지지 않는 점 등까지 보태어 보면, 참가인들이 이 사건 어린이집의 위탁운영자가 변경될 경우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것이 관례라거나 신규 위탁운영자에게 고용승계의무가 존재한다고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4)

참가인들이 간호사 또는 보육교사로서 수행한 업무는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상시적·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업무이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가 보육시간 중 아동들과 소통하거나 놀이에 개입하지 않고 아동들과 떨어진 책상에 홀로 앉아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코로나19 확산 당시 발열이 있는 원아를 적절히 격리하는 등의 조치를 게을리 하는 등 참가인들의 부적절한 보육 태도로 인하여 학부모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왔고 실제 일부 아동이 퇴소하기도 한 사정을 고려하여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하고 업무의 상시·지속성을 위해 신규 인력을 충원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인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