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약 9,000명을 사용하여 전국에 약 230개의 지회와 다수의 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 작업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09. 1. 12. 피고보조참가인 산하시설은 ‘D’(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시설의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회계직원 E은 2023. 4. 14. 원고가 이 사건 시설에 근무하는 발달장애를 가진 장애인 근로자인 F(이하 ’피해자‘라 한다)가 퇴직한 사실이 없음에도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 시설이 그에 대해 조사한 결과 피해자의 퇴직연금계좌로 2023. 1. 4. 퇴직금이 입금된 후 피해자 명의 G은행 계좌로 위 퇴직금이 이체되었고, 피해자의 퇴직연금은 해지된 사실, 피해자의 G은행 계좌에서 원고의 계좌로 여러 차례 이체된 사실, 피해자 명의로 대출이 있는 사실 등을 확인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시설장은 2023. 4. 19. 원고와 면담한 후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는데, 원고는 아래와 같은 취지의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이 사건 시설장은 원고로부터 위 경위서 작성받은 후 2023. 4. 19. 원고에게 ’퇴직금 수령 관련 원장 결재 없이 업무처리 및 임의 퇴사처리(원고, 피해자), 임의 퇴사 처리한 피해자 퇴직금 약 4개월 유용, 피해자 명의 통장 불법개설, 피해자 동의 없이 제3금융권 대출받아 개인용도로 사용‘을 사유로 하고, ’자체 사실조사가 완료시까지 단축되거나 추가 연장될 수 있고, 피해자 요청에 따라 피해 당사자 및 가족과의 연락금지 준수‘를 조건으로 하여, 2023. 4. 20.부터 6. 19.까지 출근정지 및 자택대기하도록 명하였다.
이후 참가인의 인사위원회(이 사건 시설 인사위원회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시설은 참가인 산하 시설이므로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로 기재한다) 2023. 5. 4. 원고에게 2023. 5. 12. 16:00에 ‘① 퇴직금 불법수령 및 근로자 퇴직금 유용 관련 사항, ② 근로자 통장 임의개설 및 도용 관련 사항, ③ 근로자 명의 불법대출 및 횡령 사항, ④ 근로자 명의 적금 관리부실 및 횡령사항, ⑤ H(근로자 해외여행) 적립금 적립현황 및 반환추진 관련 사항, ⑥ 기타사항’을 주요 소명내용으로 기재하여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하라는 출석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였다. 위 출석통지서는 ‘수령희망장소(우체국 보관)’이라는 사유로 미배달되었고, 원고는 2023. 5. 10. 16:05경 이를 직접 수령하였다.
원고는 2023. 5. 11. 참가인에게 등기우편으로 인사위원회 연기요청서를 발송하는 한편 이 사건 시설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출석통지서를 어제 받아 소명자료 준비가 부족하여 연기신청서와 함께 휴가원도 제출한다’고 하였다.
이 사건 시설장은 2023. 5. 12. ‘시설에서 5. 4. 등기우편으로 발송한 출석통지서를 수요일(5. 10.을 말한다) 받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사유까지 수용할 필요가 없다. 이 사건 시설에서 보낸 서류를 임의적으로 늦게 받고 소명서 작성기간이 짧다고 하면 무리한 요구’라는 취지의 답변을 하면서, 원고가 2023. 5. 16.부터 5. 31.까지 11일간 휴가를 내고 6. 1.부터 육아휴직계를 낸 사실에 대해 ‘인사위원회 참석을 회피하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취업규칙 제40조 제2항에 의하면 연가일수가 7일 초과시 연 2회 이상으로 분할하여 허가하도록 되어 있으니 소명서 작성기간이 부족하다면 휴기신청기간을 조정하여 5. 17.부터 18.경으로 인사위원회 연기신청을 14시까지 바로 한다면 고려해 보겠다’고 답변하였다. 원고는 ‘7일 이상 사용은 연 2회니 신청 가능한 것이다. 인사위원회는 회피가 아니라 연기요청이다. 법과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시설장은 같은 날 13:51경 원고에게 ‘예정대로 오늘 16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니 참석하여 소명서 미제출시 구두라도 소명하기 바란다’고 하였다.
참가인은 2023. 5. 12. 16:0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① 퇴직금 불법수령 및 장애인 근로자(피해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 퇴직금 유용, ② 장애인 근로자 통장 임의 개설 및 도용, ③ 장애인 근로자 명의 불법대출 및 횡령, ④ 장애인 근로자 명의 적금관리부실 및 횡령, ⑤ LH 공사 공문서 위조 및 행사‘를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 의결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위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시설장은 2023. 5. 16. 원고에게 위 의결결과를 통지하였으며, 원고는 5. 17. 이를 수령하였다.
원고는 2023. 8. 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23. 10. 13. 기각되었고, 그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24. 1. 24.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가3, 4호증, 을나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규정
별지 2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 요지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제11장 승진 및 근무평정 규정(이하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30조에 의하면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는 징계혐의자에게 위원회 개최 3일 전에 도달되어야 하나, 2023. 5. 12. 개최된 인사위원회(이 사건 해고는 인사위원회에서 의결되었으므로, 이하에서는 인사위원회라고 한다)에 대한 출석통지서는 1일 전에 원고에게 도달되었다. 원고는 인사위원회 개최 연기요청을 하였을 뿐 출석거부를 한 적 없고 진술을 포기한 바도 없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에게 징계의결 요구서를 보내지 않았고,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의결 후 참가인이 원고에게 보낸 인사위원회 결과통지(징계의결서 포함)에도 구체적 징계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며, 징계의결 집행 결과도 교부하지 않았고 해고통보서를 통지하지도 않았다. 이처럼 이 사건 해고는 출석요구서 도달에 관한 취업규칙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고, 징계의결서에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원고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② 피고 및 참가인은 원고가 재심 절차에서 징계사유를 인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의사는 이 사건 해고절차에 관하여만 판정해 달라는 취지였지 징계사유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 참가인은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한 피해가 11건의 116,462,684원이라 주장하나, 그 중 4건은 수사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되었고, 나머지 7건도 돈을 빌려 쓴 것일 뿐 불법성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 ③ 참가인은 피해 사실 중 일부가 피해자 본인이 중간정산받아 사용한 것임에도 사실 확인조차 없이 원고의 잘못이 크다고 판단해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므로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판단
절차위법에 관한 판단
상대방이 부당하게 등기취급 우편물의 수취를 거부함으로써 그 우편물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의 형성을 방해한 경우 그러한 상태가 형성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발송인의 의사표시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부당한 수취 거부가 없었더라면 상대방이 우편물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일 수 있었던 때, 즉 수취 거부 시에 의사표시의 효력이 생긴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두34630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30조 제1항이 징계위원회가 징계혐의자의 출석을 명할 때에는 개최일 3일 전에 도달되도록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3. 4. 19. 이 사건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비위사실을 인정하는 경위서를 스스로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이 사건 시설장은 이를 근거로 그 사유를 명시한 문서를 통해 원고에게 출근정지 및 자택대기를 명하였으므로 원고도 자신의 비위사실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2023. 5. 12. 개최 예정인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가 2023. 5. 8. 등기우편으로 원고의 주소로 도달되었음에도 원고가 집에 없어 우체국에 보관되었다가, 5. 10.에 원고가 우체국에서 직접 수령하였다. 이러한 사실에 위 5. 8.에는 원고로서는 자택에 대기하였어야 하는 점(우편물 배송조회에 의하면 그 일시가 2023. 5. 8. 11:20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위 자택대기명령에 따라 원고가 자택근무를 하였어야 하는 시간이다), 당시 참가인이 보낸 등기우편은 원고의 비위사실에 관련된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위 출석통지서는 2023. 5. 8. 원고에게 정상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2023. 5. 8.이 아니라 5. 10. 출석통지서를 수령한 것은 원고의 사정으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지, 참가인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자신의 비위사실 내용을 알면서 출근정지 등 명령에 따라 징계의결을 기다리는 상태였음에도 2023. 5. 11.에야 인사위원회 연기신청을 하면서 휴가신청까지 한 점, 그러한 태도의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시설장은 출석통지서 도달에 관한 원고의 주장 등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면서 구두로라도 소명하라고 메시지를 보낸 점, 취업규칙 제31조 제2호는 징계혐의자는 서면 또는 구술로 진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반드시 서면으로 소명을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 점, 취업규칙상으로 징계혐의자의 징계위원회 연기요청에 응할 근거가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의 연기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참가인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방어권을 위법하게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취업규칙 제24조 제4항이 징계의결 요구서 사본을 징계혐의자에게 송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그 취지는 징계혐의자로 하여금 징계사유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한 취지라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27조가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것 또한 같은 취지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스스로 작성한 경위서 및 참가인이 명한 출근정지 및 자택대기명령을 통해 자신의 비위행위를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 위 출석통지서에도 1.의 라.항 기재와 같은 비위사실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2023. 5. 17. 수령한 인사위원회 결과통지서(징계의결서 포함)에도 의결이유로 1.의 바.항 기재와 같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그로써 징계의결 요구서 사본을 징계혐의자에게 보내는 취지와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취지는 상당한 정도로 달성되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로서는 자신이 작성한 경위서, 출근정지 및 자택대기명령, 출석통지서를 통해 비위혐의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징계의결요구서를 송부하지 않았다거나, 인사위원회 결과통지서(징계의결서 포함)에 1.의 바.항 기재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부인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취지 등 참조).
해고는 사용자의 의사표시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별도의 집행이 필요하다고 할 수 없고(이 부분 원고의 주장 취지가 해고의 효력 발생일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 위 인사위원회 결과 통지서가 원고에게 도달된 2023. 5. 17.이 해고 효력 발생이라 할 것이다), 한편 위 인사위원회 결과가 해고통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징계사유 존부 및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앞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해자의 명의를 도용하여 여러 차례 대출을 받거나,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고, 정기적금을 해지하는 방법 등으로 상당한 액수를 횡령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명의의 여러 문서를 위․변조한 사실, 그러한 행위가 별지 1 기재와 같은 범죄사실로 인정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 등이 인정된다. 따라서 징계사유는 인정된다(원고는 재심절차에서 징계사유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재심절차에서 원고는 ‘징계사유에 대해 크게 이의 없다’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위 비위사실은 이 사건 시설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며 도움을 주어야 할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고의적으로 손해를 가한 것이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기본적 의무를 현저히 위배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그 불법성 및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며, 그에 대해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나아가 원고의 비위행위 및 그에 대한 형사처벌로 인하여 장애인 관련 시설인 이 사건 시설의 대외적인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하여 원고는 2023. 2. 23.부터 4. 12.까지 참가인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사실까지 더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