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D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은 2023. 3. 19.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데스크 관리, 고객 응대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고객에 의해 성추행을 당하고 유급휴가를 신청하였음에도 원고가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고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0. 27. ① 원고가 2023. 6. 16. 참가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의2 제1항의 적절한 조치의무를 위반한 차별적 처우이고, ② 원고가 참가인을 2023. 6. 4.자로 해고한 것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2항의 불이익한 조치를 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참가인의 신청을 모두 인용하였다(E). 이에 대해 원고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2. 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주장하는 성추행 사건은 임의적·사적인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것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1항이 정한 업무수행 과정이라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위 규정의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참가인에게 고충해소나 산재처리 등을 위한 대면 논의를 제안하는 등 위 규정이 정한 적절한 조치를 하였다. 한편 원고가 2023. 6. 4.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본다면 참가인은 그 이후인 2023. 6. 16. 원고에게 유급휴가 신청 자체를 할 수 없고 원고에게도 유급휴가 부여 의무가 없는바,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정당하다고 본 초심판정의 주문은 그 내용 자체로도 모순되어 위법하다.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2023. 6. 3.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종료되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할 이유가 없고, 2023. 6. 4.자 해고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의 해고가 존재하더라도 이는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밝혔다고 착각하여 이루어진 것이지, 참가인이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의 성적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2항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인정사실
이 사건 사업장의 고객인 F(남성. 이하 ‘이 사건 고객’이라 한다)와 그 배우자가 2023. 6. 3. 미용 시술을 위해 이 사건 사업장을 방문하였다가 식사 자리를 제안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원장 G(남성), 스타일리스트(남성), 참가인, 인턴 H(여성)이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하였다.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긴 후 이 사건 고객은 참가인을 팔로 감싸 안아 추행하였고, 이어서 노래방에서도 참가인의 허리와 옆가슴을 더듬고 볼을 맞대는 등 추행하였다(원고는 위 추행 사실에 대해서는 특별히 다투고 있지 않다).
참가인이 추행 직후 이 사건 고객으로부터 추행을 당하였다고 말하며 울자 G은 참가인과 H에게 택시비를 주며 귀가시켰다.
참가인은 2023. 6. 4. 이후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았다(다만 2023. 6. 5.부터 6. 7.까지는 참가인의 근무일이 아니었다).
① 참가인은 2023. 6. 16. 이 사건 사업장에서 직원들의 근태 등 관리를 하는 점장 I에게 “유급휴가 신청하려 연락드렸습니다. 현재 6월 3일에 벌어졌던 성추행 사건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출근하지 못할 상황이라 판단되어 유급휴가를 신청합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I은 2023. 6. 19. 참가인에게 “6월 4일 어머님과 통화했을 때 더 이상 출근이 힘들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고 매장에서는 퇴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당장 인원이 없으니 구직활동을 했고 내일부터 파트타임으로 인원을 채용했습니다. 2주가 지난 지금 유급휴가를 신청한다고 하니 혼란스럽고 당혹스럽네요.”는 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인은 2023. 6. 21. I에게 “어머니와 통화했을 당시에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출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지 퇴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설령 퇴사라고 판단하려면 근로자 본인인 저에게 직접 의사를 묻고 처리하셨어야 하는 상황 아닌가 요. 왜 직접적인 당사자의 의사 확인 없이 회사 내부에서 알아서 처리를 하신 건지...”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I이 “무슨 말하는지 알겠습니다. 매장에서는 정확한 상황을 듣고 노무사를 통해 절차에 맞게 협의해야 하니 매장 근처에서 미팅하도록 하죠.”라고 답변하였다.
참가인은 2023. 6. 23. “저는 이 상황에서 대면하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비대면으로 얘기하고 싶습니다. 추가로 이미 퇴사처리가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퇴사처리 되었다면 사물함 정리하러 가야하니까요. 무전기도 반납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I은 참가인에게 “6월 4일 오전 어머니께서 전화하셔서 더 이상 출근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휴가를 달라고 카카오톡으로 요청하셨습니다. 퇴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휴가를 원했다면 최초부터 당연히 휴가를 신청하셨어야 합니다. 상식적으로 회사를 나가지 않겠다는 말은 퇴사를 의미하는 것이지 휴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참가인은 6월 4일부터 본인의 의사를 밝히지 않고 무단결근을 지속하신 상태입니다. 말씀하신 건에 대해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산재를 신청하시어 정신적 피해보상과 치료비 등의 보상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관련하여 회사도 최대한 협조할 예정입니다. 다만 요청하신 유급휴가(휴업급여)는 산재신청시 산재보험에서 지급되기에 (회사에서 부여시 중복지급 문제가 발생됩니다) 회사에서 별도로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2주간 연락이 없는 직원은 당연히 퇴사 처리됩니다. 휴가신청서나 휴직계를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며 휴가를 요청하신 적도 없는데 회사는 무단결근밖에 처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정신적 고통을 받은 부분은 이해하여 회사에서는 직접 만나 뵙고 원만한 해결방법을 찾고 싶습니다.”고 답변하였다.
참가인은 2023. 6. 6. 이 사건 고객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였고, 2023. 6. 15.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2023. 6. 17. 경기김포경찰서에 출석하여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다.
원고는 2023. 7. 10. 참가인에 대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상실일 : 2023. 6. 4., 상실사유 :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10호증, 을가 제3 내지 8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근로자에게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각 호에 규정된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에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그러나 직장 내 성희롱으로 분쟁이 발생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사업주의 피해근로자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거나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이때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가 성희롱과 관련성이 없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음은 사업주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나아가 사업주가 피해근로자에 대하여 위법하게 불리한 조치를 하였는지는, 그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가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가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739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가 2023. 6. 3. 합의해지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참가인이 2023. 6. 16. 성희롱 피해를 이유로 한 유급휴가 부여를 요청하였음에도 2023. 6. 19. 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동시에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해고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1, 2항을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1항은 고객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성적인 언동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할 것을 전제하고 있는데, 여기서 ‘업무수행 과정’이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포함되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위 대법원 2022다273964 판결 참조). 이에 비추어 보건대, 2023. 6. 3.에 있었던 저녁 식사 자리는 이 사건 사업장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건 고객이 제안한 것으로서 그 참석자가 위 고객과 그 배우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이었고, 업무수행과 시간적으로도 근접하였던 점, 참가인과 이 사건 고객이 임의적이고 사적인 모임을 할 만한 친분 등이 있었다는 사정은 없는 점, H은 자신이 참가인에게 고객 식사 자리에 같이 가자고 부탁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참가인은 경찰조사에서 ‘이 사건 고객은 원장, 점장이 각별히 신경쓰는 고객이다. 이 사건 고객이 시술을 해 준 H이 마음에 든다며 저녁 식사 자리에 꼭 데리고 오라고 하였는데, H으로부터 예전에 도움을 받은 적 있어 갚아야겠다고 생각하여 함께 가기로 했다. 자리가 불편하여 노래방에 가기 싫었으나 이 사건 고객이 성질을 내자 원장이 조금만 있어 달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가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고객의 참가인에 대한 추행 행위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1항에 따르면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있어야만 조치의무가 인정되는데, 사업주인 원고가 참가인에게 식사 자리 참석을 직접 지시한 적 없으므로 위 추행 행위의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위 규정의 ‘밀접’은 성적 언동의 주체(고객과 같이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에 관한 것으로 업무수행 과정을 수식하는 단어가 아니고, 업무수행 과정은 앞서 본 것처럼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면 족하므로 위와 같은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이 위와 같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같은 자리에 함께 있었던 원장 G이 당일 분명히 인식하였으므로, 사업주인 원고로서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1항에 따라 참가인이 고충해소를 요청할 경우 유급휴가 부여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이 2023. 6. 16. 명시적으로 유급휴가를 신청한 것에 대하여 2023. 6. 19. 이미 참가인의 퇴사처리가 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2023. 6. 4. 어머니를 통해 사직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은 차별적 처우 등 시정에 관한 분쟁의 해결에서는 사업주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제30조)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표시하여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가 이미 종료되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가 그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인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즉, ①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해약고지이므로 사직의사가 명시적이고 분명하게 표시되지 않았다면 그 유무를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의사를 직접 표시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참가인은 2023. 6. 16. 원고에게 유급휴가를 명시적으로 요청하였다. ② 참가인의 어머니가 2023. 6. 4. 점장 I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되나, 당시 참가인의 사직의사를 대신 전달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③ 원고 주장처럼 참가인의 어머니가 참가인의 사직의사를 전달하였다면 참가인이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인 이상 근로관계 종료 여부 등은 근로자 본인인 참가인에게 확인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는데, 원고는 참가인이 유급휴가를 신청하는 메시지를 보내기 전은 물론, 2023. 6. 16. 유급휴가를 신청하는 메시지를 보낸 후에도, 나아가 I이 2023. 6. 19. 참가인의 퇴사처리를 알리는 답장을 보내기 전까지도 참가인의 사직의사를 직접 확인하려고 시도한 바 없다. I가 2023. 6. 5. 참가인에게 전화하였다는 것만으로(당시 참가인이 계속 우는 바람에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고가 참가인의 사직의사를 확인하려 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④ 원고는 이 사건 고객으로부터 같은 성추행 피해를 당한 H은 명시적으로 유급휴가를 신청하여 2023. 6. 4.부터 6. 6.까지 쉬다가 2023. 6. 7.부터 출근한 반면, 참가인은 2023. 6. 4.부터 특별한 유급휴가 신청을 하지 않고 결근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2023. 6. 4. 종료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급휴가 신청 여부가 참가인의 사직의사 표시 사실을 뒷받침하지 않는 점, 참가인이 2023. 6. 4.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별다른 사유가 없는 무단결근이 아니라 업무수행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고, 위 사실을 원고가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H도 같은 이유로 유급휴가를 받았다고 들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은 I으로부터 자신이 퇴사처리 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사물함을 정리하고 무전기를 반납하겠다고 말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2023. 6. 4.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⑤ H이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 못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의 2023. 10. 21.자 진술서(갑 제11호증)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사업장에 계속 근무 중인 H과 원고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에게 사직에 관한 확정적 의사가 있었다거나, 참가인이 그러한 의사를 원고에게 표시하였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원고가 2023. 6. 21.경 참가인에게 고충해소나 산재처리 등을 위한 대면 논의를 제안하였다는 사실이 있으나, 위 사실만으로 원고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1항이 정한 적절한 조치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즉, ① 참가인은 퇴사처리 통보를 받은 이상 원고와 대면 논의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② 참가인이 명시적으로 고충해소를 위해 요청한 사항은 유급휴가 부여인데, 원고가 2023. 6. 17.경 대체인력을 채용하였고, 이 사건 사업장의 규모나 인력상황, 특히 같은 성추행 피해를 당한 H에 대해서는 유급휴가를 부여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에 대한 유급휴가를 부여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원고는 이를 거절하였다. ③ 원고는 참가인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고 있었고 2023. 6. 5. 통화 당시 참가인의 반응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성추행 피해로 인한 고충해소가 필요한 상황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참가인이 2023. 6. 16. 명시적으로 유급휴가를 요청하자, 참가인에게 퇴사처리하였음을 알리면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거나 참가인이 산재를 신청하면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만으로 위 규정이 정한 적절한 조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23. 6. 19. 위와 같이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2023. 6. 4. 사직하였으므로 다른 인력을 채용하였다고 알리면서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를 2023. 6. 4.자 해고로 특정하였으나,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는 본질적으로는 고용계약의 해지로서 그 법적 성질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는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때에 효력이 발생하므로(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참조), 원고는 2023. 6. 19.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해고일을 2023. 6. 4.로 특정하여 판단한 이상 원고가 2023. 6. 4.에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취소되어야 하는 것이지, 이 소송에서 새로이 2023. 6. 19.자 해고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차별적 처우 시정제도는 근로자가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하는 구체적 사실에 대하여 그것이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하고 차별적 처우로 인정되는 경우에 적절한 시정방법을 결정하는 제도로서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되는 ‘구체적 사실’이 심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이에 대한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라 할 것이며(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두902 판결 참조), 법원이 취소소송에서 재심판정의 위법성에 대해 심사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하여 특별히 이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이상 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차별적 처우에 관한 사실인정 및 법적 판단 등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새로이 심리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하는 구체적인 사실은 이 사건 고객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는데도 원고는 고충해소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참가인에게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하였다는 것인바, 법원은 해고의 효력 발생일에 관한 법적 판단을 달리 할 수 있고, 그렇다고 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어떠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2023. 6. 4. 효력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재심판정 판단에 모순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보더라도 이는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착각하였기 때문이지, 참가인이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으로부터의 성적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므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2항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직의사가 있는지 확인한 적도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참가인이 근로관계 존속을 전제로 유급휴가를 신청하였음에도 참가인에게 이미 퇴사처리가 완료되었다며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다. 나아가 I이 2023. 6. 23.경 참가인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참가인은 6월 4일부터 본인의 의사를 밝히지 않고 무단결근을 지속한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2주간 연락이 없는 직원은 당연히 퇴사처리 된다. 휴가신청서나 휴직계를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며 휴가를 요청한 적도 없는데 회사는 무단결근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실질적인 이유는 참가인의 무단결근으로 보이는데,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입은 성추행 피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이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이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였다는 이유로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 위와 같은 해고가 성추행 피해와 관련성이 없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위법이 없다.<각주1>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별지]
각주1)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정당하다고 본 초심판정은 참가인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 해고가 2023. 6. 4.자로 이루어져 해고기간이 2023. 6. 4. ~ 2023. 10. 27.임을 전제로 금전배상금을 9,303,120원으로 산정하였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9조의2 제1항은 차별적 처우에 대한 시정명령에 적절한 배상을 포함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제2항에서 그 배상액은 차별적 처우로 근로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위원회는 배상액 산정에 관한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 점, 참가인은 2023. 6. 3. 성추행 피해가 발생한 이후부터 원고로부터 차별적 처우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2023. 6. 4.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위 날짜를 기준으로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성추행 피해로 인해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2023. 6. 4.부터 배상금액을 산정한 것이 부당해 보이지 않는 점, 원고도 이 부분에 대해서 별도의 주장을 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소송에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 해고일자를 다소 다르게 판단하였다고 하여 위 초심판정이 산정한 배상액수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