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약 1,4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국에 지사를 두고 건설장비, 기타 관련 장비, 부속품과 부품의 설계, 개발, 제조, 배포 및 판매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89. 2. 13. 참가인에 입사하여 대구경북센터지사(이하 ‘이 사건 지사’라 한다) 소속 건설중장비 출장수리 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3. 2. 5.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주취상태로 4~5km 가량을 운전하여 귀가하던 중 음주단속에 적발되었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보유 중이던 자동차운전면허(1종보통, 1종대형, 2종대형견인차)가 모두 취소되었고, 2023. 3. 21.부터 2025. 3. 20.까지 2년간 운전면허 재취득이 제한되었다. 원고는 2023. 3. 20.까지 운전할 수 있는 임시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참가인은 2023. 7. 19. ‘음주운전으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 이후, 회사가 운전면허 유효성 검사를 하기 전까지 약 70여 일 동안 무면허 상태로 회사 명의의 서비스 차량을 운행하였다’는 징계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구제 신청을 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8. ‘원고의 무면허 운전 행위가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지 않았다’며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16. 초심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 10호증, 을나 제1, 5, 6,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지사의 지사장인 E에게 음주운전 및 면허취소 사실을 보고하였고, E 전 지사장의 지시에 따라 업무수행을 위해 참가인 차량을 운행하였다. ② 원고는 참가인의 직원으로 34년간 성실히 근무하였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③ 원고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다른 근로자들과 비교하였을 때 유독 가혹한 처분을 받았다.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무면허 기간의 모든 운전이 E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② 원고의 비위행위를 참가인에게 보고하지 않은 책임이 E에게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설령 E이 원고에게 면허취소 사실을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더라도 원고는 보고할 다른 방법을 모색하였어야 한다. ④ 원고는 2023. 5. 1. 신임 지사장 F가 부임하였을 때도 무면허 상태임을 보고하지 않고 업무용 차량을 계속 운전하였고, 2023. 5. 30. 운전면허 유효성 전수검사가 실시되자 비로소 비위사실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E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참가인에 보고하지 않고 계속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참가인의 업무특성상 운전면허는 출장수리 업무 수행을 위한 필수요건이고, 평소 참가인은 근로자들에게 교통법규 준수 교육을 하였다. ⑥ 원고는 2년의 면허취소 기간 동안 1인 1조로 수행하는 출장수리 업무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⑦ 원고는 과거에도 2008. 4. 30.부터 2008. 6. 30.까지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정지된 상태로 무면허 운전을 하였으나 이를 참가인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⑧ 원고는 입고 차량을 수리하는 대전정비센터에서 운전면허 없이 근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은 대전정비센터의 경우 고도의 특화된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므로, 대전정비센터로의 전보조치로 징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⑨ 원고가 비교대상으로 삼는 징계사례 중 G은 면허취소 이후 법인차량 운행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H는 해고로 의결이 되었으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형평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에 제기된 원고의 주장과 제출된 증거들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기․제출되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4, 5, 9 내지 14, 18, 19, 20호증, 을가 제6, 11호증, 을나 제11 내지 16, 18 내지 27, 29, 3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은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참가인의 차량관리지침 8.3.은 ‘운전면허가 정지된 경우, 직원은 해당 사실과 사유를 직속상관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운전면허가 8개월 이상 정지된 경우 법인차량을 반납하여야 한다. 향후 법인차량 소지 자격이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으며, 신규 평가가 요구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운전면허가 취소되어 무면허 상태가 되었음에도 법인 차량을 반납하지 않고 70여 일 동안 운행하였다.
원고는 2023. 2. 5. 음주단속 직후 직속 상관인 E에게 운전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E이 참가인에게 원고의 면허취소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E의 일방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원고와 E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무면허 상태로 참가인 법인차량을 운행한 것은 E의 적극적인 업무지시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E이 묵인한 것이라고 보인다.
원고가 비교대상으로 들고 있는 근로자 중 H의 경우 최초 징계위원회에서 해고처분을 받았으나, 이후 재심을 청구하여 정직 2개월로 감경되었다. 그러나 H의 징계사유는 ‘참가인 차량을 음주운전하였다’는 것으로서,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후 약 70여 일 동안 무면허 상태로 참가인 차량을 운행한 원고와는 징계사유를 달리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형평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징계사유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주는 운전 담당 근로자가 무면허로 운전하는 것을 알게 되면 이를 말려야 하고, 무면허 운전자에게 운전을 지시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점(도로교통법 제56조, 제152조 제2호 참조), 원고의 무면허 운행 중에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보험 처리 등에서 참가인에게 상당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비위행위를 숨기고 상당 기간 참가인 차량을 운행함으로써 참가인에게 위험이 발생하였고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본 참가인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