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2. 27.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11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설 현장 안전관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4. 4. 21.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D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27. ‘① 원고가 2023. 6. 15. 참가인에게 2023. 6. 16.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참가인이 즉시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2023. 6. 12. 복직 이후에도 계속하여 실업급여를 수급하고, 퇴직금을 반환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더 이상 근로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체불 진정 사건의 합의<각주1>‘를 정지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의사 표시라고 주장하나, ’체불 진정 사건의 합의‘는 부당해고 구제신청과는 별도로 다루어야 할 사안이고, 원고가 내심으로 생각한 조건을 참가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참가인 간 근로관계는 2023. 6. 16.자로 유효하게 종료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27.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3. 6. 15. ‘체불 진정 사건에 관한 합의’라는 정지조건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을 뿐 확정적․최종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다. 그런데 참가인은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음에도 사직처리를 하였는바, 이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2023. 2. 28. 원고에게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3. 3. 6. 고용노동부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에 참가인을 상대로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였고, 2023. 3. 28.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5. 24. 위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E)에 관하여 ‘1. 참가인은 원고를 2023. 6. 12. 원직에 복직시킨다, 2.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3. 3. 1.부터 2023. 5. 24.까지의 임금상당액을 2023. 6. 10.까지 지급하기로 한다, 3. 원고가 고용노동부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에 제기한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의 처리결과에 따르기로 한다’는 내용으로 화해권고를 하였고, 원고와 참가인은 이를 수락하였다.
원고는 2023. 6. 12. 복직하여 2023. 6. 14.까지 근무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의 대표이사였던 F은 체불 진정 사건과 관련하여, 2023. 6. 15. 1차 대질조사, 2023. 6. 23. 2차 대질조사(이하 위 각 대질조사는 ‘1차 대질조사’, ‘2차 대질조사’라고만 한다)를 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원고는 2023. 6. 26.부터 정상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원고는 2023. 6. 26. 및 2023. 6. 27. 참가인에 출근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해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갑 제7,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1차 대질조사 당시 사직의 의사표시는 ‘체불 진정 사건에 관한 합의’를 조건으로 한 것임에도, 참가인은 이와 같은 조건의 성취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의 노무 수령을 거부함으로써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2023. 6. 15. F에게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의 위 의사표시는 1차 대질조사과정에서 근로감독관 G의 질의(‘정확한 액수<각주2>는 퇴사일이 정해져야 가능하다. 앞으로 근무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답변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체불 진정 사건과 독립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2023. 5. 24.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E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화해조서에는 ‘원고가 부산북부노동지청에 제기한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의 처리결과에 따르기로 한다’는 조항이 포함에 되어 있는바, 체불 진정 사건의 해결과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원고는 1차 대질조사 당일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는 F과 구체적인 사직사유에 관하여 논의하다가 이에 관한 합의를 마치지 않은 채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에 다시 만나 협의하겠다’고 하였다.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를 둘러싼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체불 진정 사건과 무관하게 참가인과 사이에 곧바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확정적인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실제로 원고는 2차 대질조사 직후 체불 진정 사건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곧바로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후 정상출근하였다.
근로감독관 G 역시 원고로부터 참가인이 퇴사처리를 했다는 말을 듣고, 원고에게 ‘부당해고로 다시 해야 될 거 같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G의 위와 같은 발언이 유권적 평가의견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체불 진정 사건의 해결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충분한 자료가 될 수는 있다.
결국 원고가 1차 대질조사 당시 참가인(F)에게 한 의사표시는 ‘체불 진정 사건의 합의’를 정지조건으로 하여 사직하겠다는 의사표시에 불과하고, 합의가 성립하지 않음으로써 원고의 위 정지조건부 의사표시는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일방적으로 원고의 노무수령을 거부함으로써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이 사건 해고의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참가인이 실질적으로 원고를 해고하면서 그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