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작업 자동화 및 전자 테스트 개발 솔루션 제공 등을 영위하는 외국계 회사이다. 참가인 내 D 팀(이하 ‘D팀’이라 한다)은 외국에서 제작된 모바일 산업용 로봇을 수입하여 국내 4개 대리점을 통해 고객사에 판매하고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한다.
원고는 2022. 12. 26. 참가인과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3. 2. 1. 참가인에 입사하여 D팀에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원고와 참가인은 2023. 4. 28. 원고의 수습기간을 2023. 7. 31.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하였다. 수습기간 연장 제안 및 동의서(이하 ‘이 사건 연장 동의서’라 한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은 2023. 7. 31. 원고에게 본채용 거부 통지서를 송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본채용 거부’라 한다). 본채용 거부 사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고의 수습기간(연장기간 포함) 평가결과가 미흡하였다. 이는 취업규칙 제7조에 따른 고용종료 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2023. 7. 26. 회사 기밀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하였다. 이는 근로계약 제8조, 제11조 위반 행위로서 제9조에 따른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본채용 거부가 부당하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27. 원고가 시용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의 본채용 거부는 합리적 이유가 있고 절차를 준수하여 정당하다며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7.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 13호증, 을가 제1, 2, 7, 10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원고는 시용근로자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조는, 신규 채용된 직원은 근로계약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3개월 이내의 수습기간을 마쳐야 하고(제1호), 수습기간 중 또는 수습기간 만료 시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참가인이 재량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 고용을 종료할 수 있다(제2호)고 정하고 있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90일 간의 수습기간을 명시하고 있고, 원고가 합의하고 서명한 이 사건 연장 동의서에는 ‘요구되는 기준 및 기대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수습기간이 더 연장되거나 필요한 경우 고용이 종료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수습기간이 시용기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본채용 거부는 정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② 참가인이 이 사건 본채용 거부사유로 들고 있는 지시 불이행 등 업무능력 부족, 커뮤니케이션 능력 미비, 기밀유지의무 위반, 근태불량 등은 근로자의 업무 적격성을 확인하기 위한 평가항목으로 적정하고, 참가인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면 위와 같은 사유가 허위라거나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없다. ③ 참가인이 이 사건 본채용 거부 전에 원고에게 수습기간 추가 연장을 제안한 점, 참가인이 다시 새로운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과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로봇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합리적 이유가 없음에도 원고의 본채용을 거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참가인이 수습기간 중 업무수행 평가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이 사건 본채용 거부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나, 취업규칙에 수습기간 평가기준이나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업무수행 평가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알릴 의무가 없다. ⑤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본채용 거부를 서면으로 통지하였으므로 절차상 하자도 없다.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 대부분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것과 동일하고, 원고의 주장 즉 ① 원고는 시용근로자가 아니라 정식 채용되어 수습기간을 거친 근로자이고, ② 수습기간 동안 원고의 업무 적격성을 평가할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설정되지 않았으며, ③ 이 사건 본채용 거부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주장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기되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17, 21, 26 내지 45호증, 을나 제5, 6, 11, 12 내지 35, 3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은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특히 강조하거나 새롭게 제기하는 주장들 역시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이 사건 연장 동의서의 기재 및 취업규칙 제7조를 종합하면, 원고의 수습기간은 시용기간으로 해석된다. 원고가 수습기간 동안 정식 채용 근로자와 동일한 처우를 받았다거나, 참가인이 종래 다른 수습근로자의 본채용을 거부한 사실이 없다는 점만으로 원고가 시용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의 D팀 국내사무소에는 원고와 원고의 직속 상사인 E 이사 총 2명이 근무하였고, E은 수습기간 동안 원고의 업무 적격성을 관찰·평가하였다. 참가인은 E 외에도,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로 E이 업무상 분리된 기간 동안 원고에게 업무를 지시한 싱가폴 지사의 G, 원고의 온라인 기술교육을 담당한 H의 평가자료 등을 기초로 원고의 업무 적격성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수습기간 평가가 객관적인 항목과 배점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나,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수반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 사건 본채용 거부사유와 같이 상급자가 다수의 사례를 통하여 업무 적격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평가내용은 합리성을 가진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고의 업무지시 불이행, 업무연락 회피, 보고 누락, 출근장소로 출근하지 않은 행위, 회사 기밀 유출 등 사실이 있었음이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로 뒷받침된다.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과정에서 스스로 상급자를 신뢰하지 못하여 보고에 협조하지 않거나 임의로 업무를 진행하였다고 인정한 사실이 있다. 원고는 업무수행능력의 부족으로 수습기간이 한 차례 연장되었고, 참가인은 연장된 수습기간 종료 전 원고와의 온라인 미팅을 통해 고용의 지속 여부에 관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논의한 사실이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원고의 본채용을 거부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반면,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기밀정보를 유출하였다거나, 근로계약서 기재와 달리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여 출근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고,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I사 발언 등 일부 사유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본채용 거부사유에 징계해고사유도 포함되고, 참가인이 원고의 고용보험 상실사유를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해고·권고사직’으로 신고하였으므로, 취업규칙 제46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고 의견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징계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본채용 거부사유에는 상사의 지시 불이행, 근태 불량, 기밀정보 유출 등 취업규칙 제44조에 따른 징계사유로 볼 만한 사유들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해 본채용을 거부함에 있어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취업규칙 제7조 제2항은 ‘회사는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재량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 사전 예고나 이에 갈음하는 어떠한 보상 없이 직원의 고용을 종료할 수 있다’고 정하여 본채용 거부에 사전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하고 있다. ② 참가인이 드는 근태 불량, 기밀 유출 등의 사유들은 원고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평가하는 요소에도 포함된다. ③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는 근로계약에서 약정한 해약권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 제40조에서 정한 통상해고 및 제45조에서 정한 징계해고와는 그 성격과 사유가 다르고, 만약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사유에 일부 징계사유가 포함된다는 이유만으로 징계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면 해약권을 유보한 시용계약의 취지가 퇴색된다. ④ 고용보험 상실사유 구분코드에 ‘시용기간 만료에 따른 본채용 거부’가 없어 근로자의 귀책을 상실사유로 하는 구분코드를 기재한 것일 뿐이라는 참가인의 해명을 수긍할 수 있다. ⑤ 원고가 드는,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 모두 해당하는 경우 통상해고 형식을 취하더라도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1두33470 판결은,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가 아니라 정식 채용된 근로자에 대한 통상해고에 관한 판결로서 이 사건에서 원용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