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14. 선고 2024구합6384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① 피고인은 2021. 3. 21. 20:30경 경남 산청군 B에 있는 C 식당에서 고향 후배인 피해자 D(남, 43세)이 E 체육회장에 입후보 하지 말라는 피고인의 조언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격분하여 피해자에게 “뭐 새끼야, 확 죽여 버릴라.”라고 말하면서 그곳 식탁 위에 놓인 위험한 물건인 스테인레스 물병(직경 8cm, 높이 18cm)을 손에 쥔 상태로 피해자의 왼쪽 얼굴을 1회 내리치고, 손으로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② 피고인은 같은 날 22:00경 경남 산청군 F에 있는 위 피해자의 집 앞길에서, 피해자와 다투면서 피해자로부터 맞은 부분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가 그곳 바닥에 놓인 위험한 물건인 돌(가로 16cm, 세로 15cm)을 손에 쥔 상태로 피해자의 뒤를 따라가 피해자의 왼쪽 이마 부분을 1회 내리쳐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와골절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2. 5. 19.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특수폭행죄, 특수상해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위 법원 2021고단1511호).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2023. 10. 24.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창원지방법원 2022노1419호), 위 판결은 상고기각 결정으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3도15946호. 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나.

원고는 관련 형사판결과 관련하여 2023. 12. 31. 해임되었고, 2024. 1. 10. 피고에게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4. 1. 19. 원고에게 관련 형사판결을 이유로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에 따라 퇴직급여와 퇴직수당을 각 1/2 감액하여 지급한다는 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제1호(이하 ‘이 사건 법조항’이라 한다)는 재직 중의 사유이기만 하면 직무와 관련 있는지를 불문하고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도록 하여 원고의 재산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고 평등 원칙에 위배되므로 위헌이다.

2)

원고의 D에 대한 행위가 정당방위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 아니므로 부당하다.

나.

판단

1)

이 사건 법조항이 원고의 재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가)

재산권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침해 여부

이 사건 법조항은 공무원이 퇴직한 뒤 그 재직 중의 근무에 대한 보상을 함에 있어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공무원과 성실히 근무한 공무원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하다는 측면과 보상액에 차이를 둠으로써 공무원 범죄를 예방하고 공무원이 재직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고려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공무원의 직무와는 관련이 없는 사유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법률적 혹은 사회적 비난가능성, 공직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킬 가능성은 직무와 관련이 있는 사유보다 더욱 큰 경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지급제한 사유를 직무관련사유로 한정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법조항은 급여의 감액사유를 위와 같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고, 감액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본인의 기여금과 그에 대한 이자의 합산액 부분만큼은 감액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그 침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 사건 법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재직 중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하고 청렴하게 근무하도록 유도하며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으로서 그 중요성이 결코 적지 않다. 이 사건 법조항에서 규정한 퇴직급여 감액사유는 결국 공무원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서 비롯된 것인 점에서 이 사건 법조항으로 인하여 퇴직공무원들이 침해받는 사익에 비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더욱 크다고 인정된다.

나)

평등 원칙 위배 여부

재직 중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하고 청렴하게 근무한 공무원은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였다는 점에서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공무원과 같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조항이 이들을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아가 국민연금이 근로관계로부터 독립하여 제3자인 보험자로 하여금 피보험자의 생활위험을 보호하도록 함으로써 순수한 사회정책적 차원에서 가입자의 노령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데 비하여, 공무원연금은 근무관계의 한 당사자인 국가가 다른 당사자인 공무원의 사회보장을 직접 담당함으로써 피보험자(공무원)에 대한 사회정책적 보호 외에 공무원근무관계의 기능유지라는 측면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수당도 민간기업의 퇴직금제도에 상응하는 근로보상적 성격이 강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다른 급여들과 마찬가지로 사회보장적 내지 공로보상적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으며, 구체적인 보장범위도 근로기준법 내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법정퇴직금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공무원연금제도가 국민연금이나 법정퇴직금과 비교하여 위와 같은 기본적인 차이가 있는 점, 공무원은 일정한 법령준수 및 충실의무 등을 지고 있는 점, 이 사건 법조항은 공무원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공직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조항이 공무원을 국민연금법상 사업장가입자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법조항이 원고의 재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을 위배하였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바372 결정, 헌법재판소 2019. 2. 28. 선고 2017헌마403 등 결정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원고는 D을 폭행 및 상해한 행위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원고가 당시 자기 법익에 대한 침해상황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오히려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위험한 물건인 돌을 손에 쥔 상태로 피해자의 뒤를 따라가 피해자의 이마 부분을 내리쳐 상해를 입혔다는 것인바, 이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침해상황에서 자기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D을 폭행 및 상해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관련 형사판결도 원고의 정당방위 주장을 배척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관련 형사판결에서의 원고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