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3. 2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미국에 본사를 둔 ‘D’의 한국 법인으로 상시근로자 약 1,196명을 사용하여 정보기술 제공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2023. 6. 12.부터 2023. 6. 30.까지 참가인 회사의 직무 교육을 받은 후, 2023. 7. 3. 참가인 회사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상담원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서와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수습 및 정식 채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 회사는 2023. 9. 19. 원고에게 ‘수습 불합격에 따라 2023. 9. 27.자로 고용관계가 종료된다’고 통지하였으나, 원고가 위 통지를 받은 날 참가인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함에 따라 조사를 마칠 때까지 수습기간이 연장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조사를 실시한 후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없었다고 보고, 2023. 10. 18. 원고에게 ‘수습기간 동안 진행된 3차례 업무평가를 종합했을 때 합격기준점 80점에 미달하는 75점의 점수를 받아 수습 불합격에 따라 2023. 10. 20.자로 고용관계가 종료된다’고 통지(이하 ‘이 사건 본채용 거부’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본채용 거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2. 19.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본채용을 거부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2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 3,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시용근로자가 아니라 수습근로자이므로 이 사건 본채용 거부는 통상해고에 해당한다.
원고가 시용근로자라 하더라도, 시용기간을 넘겨 본채용이 이루어진 후에 행한 이 사건 본채용 거부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참가인 회사는 취업규칙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해고절차를 거쳐야 한다.
원고는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정성평가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낮은 점수를 받아 본채용 기준점수에 미달하였다. 이 사건 본채용 거부는 자의적 평가에 기초한 것으로 부당하다.
시용근로자 여부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3개월간 수습기간 도중 또는 수습기간 종료시점에 근로계약 해지권을 유보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고, ②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신규직원에 대해서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고 수습기간 중 평가절차에 의하여 부적격으로 판정된 경우 채용을 취소할 수 있는 점(제4조 제1항, 제4항 제1호)을 종합하면, 원고는 시용근로자이고, 이 사건 본채용 거부는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본채용의 거절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절차적 하자 여부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본채용 거부를 함에 있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해고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 회사는 약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 2023. 9. 27.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하려 하였으나,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라 조사를 실시한 후 2023. 10. 18. 수습 불합격을 이유로 이 사건 본채용 거부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본채용 거부는 취업규칙 제4조 제4항에 따른 정식 채용 거부에 해당하고, 징계해고나 통상해고라고 할 수 없다.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4조 제4항 제1호는 ‘수습기간 중 수습사원 평가절차에 의하여 부적격으로 판정된 경우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본채용 거부에 인사위원회 개최 등 절차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55조 제1항 제6호 및 제56조는 파면의 징계절차에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정하고 있으나,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는 근로계약에서 약정한 해약권을 행사하는 것으로서 징계해고와는 그 성격과 사유가 다르므로, 위 징계절차가 본채용 거부에도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본채용 거부의 합리적 이유 존부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4, 5호증,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F 회사로부터 ‘G’ 그래픽 프로그램 제품군의 고객 상담 및 유지 업무 용역을 위탁받아 수행하였고,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H팀’ 소속 상담원으로 근무하면서, 고객으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아 계약 해지를 방어하고 결제 관련 문의에 응대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직원 수습평가는 약 3개월의 수습기간 동안 총 3차례[1∼4주(1차) / 5∼8주(2차) / 9∼11주(3차)]에 걸쳐 ‘근태’, ‘KPI’<각주1>, ‘TL<각주2> 정성평가’의 3개 분야에 대한 평가로 실시되고, 3차례 수습평가에서 평균 80점을 넘지 못하면 본채용이 거부되는데, 구체적인 평가 항목 및 평가 방식은 다음과 같다.
‘근태’ 분야의 배점은 15점이고, 기본 점수 15점에서 지각 1회당 1점, 조퇴 1회당 2점, 결근 1회당 5점을 감하여 평가 점수를 산정한다.
‘KPI’ 분야의 배점은 60점이고 세부 지표당 설정된 목표 달성 시 배정된 점수를 부여하여 합산하는 방식으로 평가되며, 세부 지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TL 정성평가’ 분야의 배점은 25점이고 ‘업무지식’, ‘마인드’, ‘책임감’, ‘이해․판단력’, ‘순발력’의 5가지 평가 항목에 대하여 담당 팀장이 각 0∼5의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입사 동기 3명의 직원들에 대하여, 총 11주간 1차(4주, 2023. 7. 3. ~ 2023. 7. 28.), 2차(4주, 2023. 7. 31. ~ 2023. 8. 25.), 3차(3주, 2023. 8. 28. ~ 2023. 9. 15.) 수습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원고의 입사 동기인 I, J는 수습평가 결과 80점 이상을 받아 수습평가 기준을 통과한 반면, 원고는 1차 수습평가에서 75점, 2차 평가에서 72점, 3차에서 78점으로 평균 75점을 받아, 참가인 회사의 본채용 합격 기준 점수인 80점에 미달하였다. 원고의 수습평가표와 원고와 입사 동기들의 수습평가 점수 비교표 및 QA Audit 평가점수 비교표는 다음과 같다. 결과 30 0.00% 2.17 50.37% 95.62 43.10%
달성 10 10 0 0 10 20 < 원고와 입사 동기들의 수습평가 점수 비교 >
근태 KPI TL 정성평가 합계
상담사 TL 평균 비고
(팀장) 1차 2차 3차 1차 2차 3차 1차 2차 3차
점수
원 고 K 15 15 15 50 45 50 10 12 13 75 불합격
I K 15 15 15 35 60 60 10 18 21 83 합격
J K 15 15 15 55 55 40 10 14 21 80 합격
관련 법리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해당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7, 9, 19, 20호증, 을가 제9, 11, 12호증, 을나 제2, 4,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본채용을 거부한 것에 객관적으로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는 근태(15점 만점에 1, 2, 3차 모두 15점)와 QA Audit 항목을 제외한 KPI(50점 만점에 1차 40점, 2차 45점, 3차 50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KPI 점수를 구체적으로 보면, 고객 설문조사를 받은 건수(Survey), 고객 만족도 평가(Dsat), 고객 유지 비율(RR%)에서는 1, 2, 3차 모두 만점을 받았고, 고객 상담의 시간 대비 생산성(CPH) 및 고객 상담 완성도(RFT)는 1차 0점, 2차 5점, 3차 10점(만점)으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3차 평가에서 QA Audit 항목을 제외한 정량평가(근태, KPI)에서 만점을 받았다.
원고는 KPI 지표 중 QA Audit 항목에서 1차에서는 10점 만점을 받았으나, 2차와 3차에서는 2회 이상 80점을 초과하지 못하거나, CMP(Compliance, 상담 시 지켜야 하는 프로세스 및 규정) 위반 1회 이상으로 0점 처리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반복하여 업무 프로세스 및 규정을 위반하여 위와 같이 평가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전화상담 중 고객에게 환불을 먼저 언급하여 CMP에 1회 위반된 사실, 고객 인입시 첫인사가 늦거나 본인인증절차를 빠트리거나 대기시간 안내를 누락하여 품질관리담당자(QA) L으로부터 코칭을 받은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의 고객사인 F가 제시한 QA Audit 평가기준안의 세부항목(최초응답, 적절한 안내, 공감, 소통, 문제해결, 가이드라인 준수, 케이스 관리 등) 및 배점(을나 제1호증)을 살펴보면, 원고에 대한 2차 및 3차 평가에서 QA Audit 점수가 위 기준안에 따라 부여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원고가 위 기준안을 반복하여 위반함으로써 고객 상담 업무를 부정확하게 진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정성평가의 세부항목인 업무지식, 마인드, 책임감, 이해/판단력, 순발력은 모두 업무와 관련된 것이고, 원고가 핵심성과지표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고, 그 점수가 입사 동기 근로자들이 얻은 점수와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정성평가 점수가 입사 동기 근로자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낮은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K은 2023. 8. 29. 참가인 회사에 원고에 대한 2차 평가 및 면담 결과를 보고하면서 ‘원고는 Probation Out<각주3>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기재한 점, 원고에 대한 3차 평가에서 QA Audit 항목을 제외한 KPI의 다른 항목 평가점수는 만점으로 상향되었음에도 QA Audit 점수 및 TL 정성평가 점수는 기준점수에 미달하거나 지나치게 낮은 점을 고려하면, 참가인 회사가 3차 평가 전에 미리 내부적으로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부를 결정한 후 자의적으로 3차 수습평가 점수를 부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마)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수습평가 기간 동안 한 개의 상담 성공 건을 시스템에 두 번 올리는 더블태깅을 21회 하여 고객 유지 비율(RR%) 실적을 부풀렸고, 이는 입사 동기 근로자들의 더블태깅 횟수(4건, 0건)와 비교해 보더라도 과다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와 I, J의 더블태깅 횟수가 위와 같다거나, 이로 인하여 원고의 고객 유지 비율(RR%) 실적이 잘못 산정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아울러 참가인 회사는 수습기간 동안 원고에게 더블태깅에 관하여 주의나 경고를 주거나 이를 이유로 고객 유지 비율(RR%) 실적을 재산정한 사실이 없고, 더블태깅을 본채용 거부사유로 통지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더블태깅을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부사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TL K과 QA L의 코칭을 거부하고 개선의지가 없으며, 입사 동기 근로자들과의 비교에 집착하는 등 업무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본채용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수습 평가기간 동안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고 코칭에 따른 피드백에 응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갑 제18호증, 을가 제12호증 등)도 있는바,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업무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각주1) Key Performance Indicator(핵심성과지표).
각주2) Team Leader(팀장).
각주3) ‘수습 종료 및 본채용 거부’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