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해운업, 선원·선박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2005. 1. 1. 원고에 입사하여 2019. 1. 23.부터 자재팀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의 자재팀 업무에 대한 감사
원고는 2023. 7. 17.부터 같은 달 26.까지 자재팀 업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였고, 같은 달 27.경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감사 결과를 보고하였다(아래 표의 ‘구체적인 감사 결과’란 기재 각 항별로 ‘제1 내지 10 감사 결과’라고 특정하고,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감사 결과’라고 한다).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징계처분 등
원고는 2023. 7. 27. 이 사건 감사 결과에 기하여 참가인에게 대기발령을 명하였다.
원고는 2023. 8. 21.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출석통지서’(이하 ‘이 사건 출석통지서’라고 한다)를 전달하여 2023. 8. 23. 자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임을 통지하였다.
아 래 -
원고는 2023. 8. 22. 참가인을 자재팀에서 경영지원팀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고 한다).
원고는 2023. 8. 23.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의결한 후,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인사위원회 심의결과 통보서’(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 심의결과 통보서’라고 한다) 및 ‘해고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서’라고 한다)를 전달하여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23. 9. 22.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 및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2. 13.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있고 참가인에 대한 생활상 불이익이 크지 않으므로 정당하나,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J).
원고는 2024. 1. 2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중 이 사건 해고에 관한 부분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11. ‘원고는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요구하면서 원고의 징계관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사전통지 기한을 위반하였고, 이 사건 해고 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초심판정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 내지 9호증, 을 제1, 2, 6,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
원고의 취업규칙 등: 별지 기재와 같다(갑 제18호증).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인사위원회 개최 직전에 이루어진 감사 과정에서 이 사건 감사 결과에 대해 충분한 소명을 한 사실이 있고, 위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며, 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징계혐의사실에 대해 소명을 하는 등 해고 절차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인사위원회 개최와 관련된 사전통지 기한 위반 및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과 관련된 하자는 모두 치유되었다.
참가인은 상사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부서 메일 사용을 통한 유관 부서들과의 업무 공유 및 내부 보고에 관한 업무지시를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부서메일을 사용하지 않거나 지시받은 업무의 내용을 왜곡하여 전달하는 등 독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였고, 이로 인하여 제1, 2, 4, 5 감사 결과 등과 같이 원고에게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약 4억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 이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79조 제1호 및 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위 취업규칙 제62조 제1호 및 제15호에 따라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위법 여부
관련 법리
단체의 징계에 관한 규정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나 징계를 위한 총회 등의 개최일시와 장소를 일정한 기간의 여유를 두고 통지해야 한다거나 징계위원회 등에서 소명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경우, 이는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징계의 유효요건이다. 따라서 징계사유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확하다거나 징계대상자가 다른 절차에서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이미 주장하였다고 해도 사전통지절차 등을 위반한 징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징계대상자가 스스로 징계위원회 등에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충분히 소명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하자가 치유될 수 있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다234965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할 때, 해고 대상자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의 징계관리규정 제5조 제1항에서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징계대상자로부터 경위서를 징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편, 위 징계관리규정 제5조 제3항에서는 ‘징계처분을 위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자 할 경우에는 개최 5일 전에 징계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징계관리규정 제12조 제3항에서는 ‘간사는 인사위원회의 개최일시, 장소, 내용 등 필요한 사항을 징계위원회 개최 3일 전까지 위원 및 징계대상자에게 통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징계위원회 개최 전에 구체적인 징계혐의사실에 대한 변명을 위하여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소명자료를 준비하여 제출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보장함과 동시에 징계권자로 하여금 비위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게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2023. 8. 23.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기 5일 전에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보하고, 3일 전까지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의 내용 등 필요한 사항을 통보하여야 하는데, 앞서 본 사실과 같이 원고는 인사위원회 개최 2일 전인 2023. 8. 21.에서야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보하였으므로, 이는 원고의 징계관리규정 제5조 제3항 및 제12조 제3항에서 정한 인사위원회 사전통지 기한을 위반한 것이다.
또한 앞서 본 사실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당시 참가인에게 교부한 이 사건 인사위원회 심의결과 통보서와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는 참가인이 위반하였다는 취업규칙 조항들만이 나열되어 있을 뿐,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비위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은 인사위원회 개최 직전에 감사를 받은 바 있으므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이미 잘 알고 있었고 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충분한 소명을 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치유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때까지 구체적인 해고사실에 대한 유리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부여받았다거나, 해고사유를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가졌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인사위원회 사전통지 기한 위반 및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의 절차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 전에 참가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징계혐의사실에 대한 경위서 등을 징구한 바 없고, 원고가 2023. 8. 21. 참가인에게 전달한 이 사건 출석통지서에는 취업규칙 조항만이 열거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징계혐의 사실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인사위원회 개최 전에 이루어진 감사 절차에서 참가인이 속한 자재팀에 대해 이 사건 감사 결과와 같이 10가지의 사항이 지적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인사위원회 개최 당일에 이르기까지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감사 결과에 대한 통보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참가인이 이 사건 감사 결과를 대략적이나마 인지한 상태에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였다고 보더라도, 위 감사 결과는 원고가 속한 자재팀의 업무 전반에 대한 것이므로 참가인으로서는 그중 어떠한 부분이 원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인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위원회에서 위원들은 참가인에게 자재팀 업무에 대한 감사 결과 원고의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나 실질적으로 원고에게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건들이 있었음을 밝히면서도 이 사건 감사 결과 중 제1, 2, 4, 5, 7 감사 결과에 대해서만 질의를 하였을 뿐이고, 나머지 감사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응답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참가인은 인사위원회 종료 직전에 위원들을 상대로 이 사건 감사 결과에 관한 자료를 교부해주는 등 자신이 직접 위 감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지, 그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의 필요성은 없는지를 직접 질문하였음에도(갑 제16호증 제42면), 이 사건 해고 통보 시까지 원고 측으로부터 그에 관한 자료를 전달받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참가인은 징계혐의사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였고, 이 사건 감사 결과 중 일부 사항에 관한 위원들의 일방적인 질문에 대하여 수동적으로 답변을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므로 설령 참가인이 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였고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절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참가인에게 구체적인 해고사유에 대한 충분한 소명의 기회가 보장됨으로써 참가인이 징계절차 전반에 대하여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징계관리규정에서 정한 사전통지 기한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인사위원회 의결을 토대로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나아가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13호증, 을 제13,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사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① 참가인이 부서 메일 사용을 통한 유관 부서들과의 업무 공유 및 내부 보고에 관한 업무지시를 거부하고 팀원들로 하여금 부서 메일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 독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였고, ② 이에 따라 제1, 2, 4, 5 감사 결과 등과 같이 원고에게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약 4억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으며, 이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79조 제1호(위 ① 부분에 해당한다) 및 제2호(위 ② 부분에 해당한다)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가인이 팀장으로서 자재팀 소속 직원들에게 부서 메일을 사용하지 않도록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갑 제13호증, 을 제13,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2019. 9. 27. 자재팀 소속 직원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메일 작성 시 유의할 사항과 관련된 대표이사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면서 ‘개인 대 개인으로 보내는 메일을 지양하라’는 취지의 메일을 발송한 사실, 2021. 3. 3. 자재팀 소속 직원들에게 2021년 예산 심의와 관련된 주요 사항에 대해 공지하면서 ‘원활한 업무 진행과 효율적인 보급을 위해 관계부서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메일로 업무를 진행하라’는 취지의 메일을 발송한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원고의 자재팀 소속 직원인 K 과장 역시 ‘원고가 각 팀원의 업무가 백업이 될 수 있도록 팀 메일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였고, 이를 어길 시에는 질책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을 제13호증)를 작성하여 제출한 바 있다.
설령 참가인이 자재팀 팀장으로서의 임무를 해태하여 자재팀 소속 직원들이 부서 메일을 사용하지 않고 업무를 진행하였다고 본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부서 메일을 사용하지 않은 것과 원고가 주장하는 제1, 2, 4, 5 감사 결과 등과 같은 재산상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더욱이 원고가 주장하는 제1, 2, 4, 5 감사 결과 등과 같은 재산상 손해는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발생한 손해가 아니라 원고에게 선박 관리 등을 의뢰한 선주에게 발생한 손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선주가 원고를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 등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원고가 선주를 상대로 배상하여야 할 금원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달리 원고에게 어떠한 업무상 막대한 지장이나 재산상 손해가 초래되었는지, 그와 같은 재산상 손해 등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확인할 만한 자료 역시 충분히 제출되어 있지 않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상 위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징계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