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등
참가인은 2016. 3. 28. 원고에 입사하여 원고 소재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사무국 재무과에서 근무하던 중 2016. 4.경부터 2016. 8.경 사이 원고의 당시 이사장인 D(이하 ‘전 이사장 D’이라 한다)으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이하 ‘이 사건 직장 내 성희롱’이라 한다)을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2016. 9.경부터 요양을 위한 휴직 등으로 한동안 근무를 하지 못하였다.
원고는 2017. 9. 11. 상실사유를 ‘무단결근’, 상실일을 ‘2016. 11. 1.’로 하여 참가인에 대한 4대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5. 14. 제소기간 도과를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8. 2. 원고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종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관계가 유지되고 있어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2018. 12. 21. 참가인에 대한 4대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취소하였다.
전 이사장 D은 2016. 4.경, 2016. 7. 하순경, 2016. 8. 5.경 3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으로 참가인을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8. 1. 11.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서울북부지방법원 2017고단1583), 이에 대한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2019. 1. 17.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2018. 1. 22. 이 사건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의견청취나 사실조사 등의 절차를 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과
247), 원고 및 전 이사장 D에게 위와 같은 미조치 및 이 사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참가인에게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도 2019. 7. 24.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단5032169).
원고의 차별적 처우 및 차별시정 명령
참가인은 2019. 4. 1.부터 다시 출근을 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을 원고 소재 건물 1층에 위치한 E문화기념관(이하 ‘문화기념관’이라 한다)의 방문객 응대, 관리 및 청소업무 등을 담당하는 자리로 배치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업무용 컴퓨터를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 소재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사무국에 출입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21. 2. 19.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 및 전 이사장 D에 대한 진정 및 고소를 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 5. 31. 원고 및 전 이사장 D에 대하여 ‘참가인의 재무 업무 복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문화기념관에 혼자 근무하게 하면서 기존 재무 업무와 무관한 업무만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직장 내 성희롱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는 내용의 범죄사실로 각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약2950).
참가인은 2021. 11.경부터 2022. 10.경 사이에 여러 차례 원고에게 원직 복직, 업무용 컴퓨터의 구비 및 인터넷 사용 조치, 공식 행사나 회식 및 종무회의 등에 대한 참석 허용, 사무국 출입을 위한 지문 등록 조치 등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으나, 원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22. 10. 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서 아래 표와 같은 차별적 처우(이하 ‘이 사건 차별적 처우’라 한다)를 하였다는 이유로 차별시정 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26. 이 사건 차별적 처우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이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라고 판단하고, 원고에게 아래 표와 같이 차별시정을 하라는 명령을 하였으며(서울2022차별31),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5. 8. 위 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23차별3, 이하 ‘차별시정 재심판정’이라 한다). 서울행정법원은 2024. 5. 23. 차별시정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3구합68449).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정직 등
원고는 차별시정 재심판정 후인 2023. 11. 2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이 2023. 2. 9.부터 2023. 9. 5.까지 별지 1 목록 기재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하고, 순번에 따라 ’순번 ○번 징계사유‘라 한다)와 같이 19차례에 걸쳐 사무부서 운영규정 제66조 제1호, 제11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2월의 정직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24.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일부(근무시간 미준수에 해당하는 순번 4, 9, 10, 13, 14, 15, 18, 19번 각 징계사유)만이 인정되고, 이 사건 정직은 인정되는 각 징계사유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과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F),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4. 26.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 9, 11, 12,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2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차별시정 재심판정과 무관하게 근로자로서 준수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참가인에게 이미 징계전력이 있는 점, 참가인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외에도 다수의 근무수칙을 위반한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정직은 징계양정이 적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은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구제명령에 반하는 업무지시를 하고 근로자가 그 지시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하는 것은 그 구제명령이 당연무효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9두40260 판결 참조).
한편,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사전 예방의무와 사후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법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직장 내 성희롱으로 피해를 입은 근로자에 대한 차별시정 명령을 받고도 근로자에 대하여 차별시정 명령에 반하는 업무지시를 하고,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하는 것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순번 5번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나머지 각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인정되는 징계사유(순번 5번 징계사유)
원고 기획실장 G이 작성한 의견서 및 확인서에 의하면, 참가인이 기획실장에게 이 부분 비위행위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비록 참가인이 기획실장으로부터도 폭언을 들은 사실이 있더라도, 기획실장에게 ‘할아버지’라고 칭하면서 ‘초등학교부터 다시 다녀라’는 등의 말을 하는 것은 직장 내 위계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로서 원고의 사무부서 운영규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인정되지 않는 징계사유
순번 1번 징계사유에 대하여
참가인은 관람객이 없는 상태에서 전시패널 기둥 뒤에서 잠시 의자 위에 발을 뻗고 휴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가 이 사건 차별적 처우로서 참가인에게 원고 소재 건물 지하 1층 사무국 사무실에 상시 근무장소를 제공하지 않은 채 문화기념관에서 근무하게 하면서 별도의 휴게공간도 마련해주지 않아 참가인이 위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이 잠시 의자 위에 발을 뻗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제 규정을 위반하거나 종무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순번 2번 징계사유에 대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자신의 책이 사라진 것을 인식하고, 문화기념관의 관람객이 자신의 책을 배포용 책으로 착각하여 가져간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고, 참가인이 해당 관람객에게 사과를 하고 상황이 종료된 점, CCTV 확인 결과 2023. 6. 15. 다른 관람객이 홍보물을 가져가면서 참가인의 책을 가지고 갔던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부분 행위가 원고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순번 3, 11, 12, 17번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이 부분 각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이른 시간에 출근하여 출입문을 개방하고, 보안업체 시설이 작동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원고의 사무부서 운영규정 제8조 제1항은 종무원에게 업무시간 시작 전까지 출근하여 업무에 임할 준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참가인은 업무를 준비하기 위하여 업무시간 시작 전인 이른 시간에 출근한 것이고, 참가인이 지하 1층 출입문을 개방한 것은 여름철 곰팡이의 증가를 방지하고자 실내 환기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참가인의 행동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경비해제 담당자보다 먼저 출근하여 보안업체 시설이 작동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행동들이 원고의 제 규정을 위반하거나 종무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순번 4, 7, 9, 10, 13, 14, 15, 18, 19번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이 부분 각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2023. 7. 21.부터 2023. 9. 5. 사이에 복무기강에 관한 교육에 불참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하고, 15:30경부터 16:00경 사이에 원고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채 조퇴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게 이 부분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 원고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채 참가인에게 이 사건 차별적 처우를 하여, 2022. 5. 31.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을 받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차별시정 명령을 받았음에도 참가인에게 위법한 업무지시를 계속하여 이 부분 각 비위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 참가인은 위 기간에도 이 사건 직장 내 성희롱과 그에 대한 원고의 부적절한 대처, 이 사건 차별적 처우로 인하여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정신건강의 학과 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와 업무를 보는 등 나름대로 성실하게 근무하려고 노력하다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조퇴를 하거나 잠시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 참가인이 차별시정 재심판정에 반하는 원고의 직무 배치 등 지시에 일부 따르지 않은 것이 일응 원고의 사무부서 운영규정에 위반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원칙적으로 이를 이유로 참가인을 징계하는 것은 정당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그럼에도 참가인을 징계하여야 할 정당한 사유가 있음은 사용자인 원고가 증명하여야 할 것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에게 이 부분 각 징계사유를 인정하여야 할 만큼 책임있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순번 6번 징계사유에 대하여
참가인은 2023. 8. 1. 폭염으로 기온이 높아 이를 낮추기 위하여 문화기념관 앞에 호스로 물을 뿌린 것이고, 참가인은 바닥에 물을 뿌림으로 인하여 발생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나름의 주의를 기울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의 이와 같은 행동이 원고의 제 규정을 위반하거나 종무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순번 8, 16번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순번 8번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차별시정 재심판정에 따라 사무국 사무실 출입시스템에 자신의 지문이 등록되었는지 확인하고자 지문인식기에 자신의 지문을 반복하여 입력하면서 발생한 언쟁이고, 원고 편집실장 H이 참가인에게 ‘이곳은 보안구역이니 하지 말라’고 말하자, 참가인은 편집실장에게 자신도 정직원인데 왜 지문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지 이의를 제기하면서 자신에게 반말을 사용하지 말고 ‘님’이라는 호칭을 붙여달라고 말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순번 16번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직장 내 성희롱 이후 복직하여 원고 소속 다른 근로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던 중, 원고 교무과장 I가 참가인을 무시하여 ‘님’자를 빼고 ‘B주임’이라고만 호칭한다고 생각하여, 참가인도 위 교무과장에게 ‘님’이라는 호칭을 빼고 ‘I과장’이라고만 호칭하면 기분이 어떻겠냐는 취지로 순번 16번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발언의 내용과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위 각 발언이 상사의 정당한 업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상사에 대하여 폭언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각 징계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지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위법하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3, 15호증,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순번 5번 징계사유만이 인정되고, 나머지 각 징계사유는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② 비록 참가인이 원고 기획실장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이 평소 이 사건 직장 내 성희롱 이후 원고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던 중 기획실장으로부터 폭언을 듣자 기획실장에게 순번 5번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말을 하게 된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는 점, ③ 참가인이 2022. 1. 27. 받은 견책의 징계도 원고로부터 이 사건 차별적 처우를 당하던 중에 발생한 일로 받은 것인 점 등 참가인의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 경위, 과거 징계전력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은 원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정직이 부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