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1. 8. 18.부터 2023. 9. 11.까지 B총영사관(이하 '총영사관'이라 한다) 부총영사로 근무하였다.
원고가 총영사관 부총영사로 부임하기 전, 총영사관 행정직원 C(이하 'C'라 칭한다)가 2021. 6. 5. 당시 총영사 D(이하 'D'라 칭한다)를 성희롱으로 신고하며 분리조치를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는 2021. 6. 7.부터 D를 재택근무 하도록 조치하였다. 성고충심의위원회는 2021. 7. 23. D의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결정하였고, 원고는 총영사관에 부임한 2021. 8. 18.부터 2022. 3. 8.까지 총영사의 직무를 대행하였다. 이후 D는 2021. 10. 22.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가 2022. 2. 7.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으로 불문경고 처분으로 감경되었다.
피고는 2023. 5. 3. 원고가 C에게 성희롱 2차 가해 등을 하였다는 제보를 받고,2023. 6. 12.부터 2023. 6. 15.까지 내부 감사를 진행한 후, 2023. 8. 4. 징계위원회에게 징계의결요구를 하였다. 징계위원회는 2023. 10. 12. 견책의 징계의결을 하였고, 피고는 2023. 11. 13. 원고에 대한 견책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징계사유(이하 각 징계사유를 순번대로 '제○징계사유'라 하고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는 다음과 같다.
<생략>
원고가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3. 3. 5.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 관련 사실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사실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모두 관련 법령에 따른 '성희롱 2차 피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생략>
이 사건 징계처분은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그 양정이 과하다.
징계사유의 존부
인정되지 않는 징계사유
제1징계사유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총영사관에서 근무를 시작한 때부터 D에 대한 성희롱 신고 및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명확하지는 않으나 C가 성희롱 피해자라 인지하고는 있었던 사실(제2면), 감사과정에서 'C 업무가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C가 성희롱 피해자라고 주장해도 업무를 조정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한 사실(제9면)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원고가 2021. 11. 2. C에게 '위 성과목표 중 동향보고 업무의 횟수와 정도가 C의 업무량 등에 비추어 과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C의 업무성과 내역 등을 물었을 뿐(갑 제7호증, 을 제4호증), 그 이전 또는 대화 과정에서 C가 명시적으로 업무분장의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그 대화 내용 역시 원고가 일방적으로 C의 주장을 묵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C에게 업무 형태 등을 제안하도록 요청하기도 하였다)을 고려하면, 피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21. 10. 30.경부터 2021. 11. 9.까지 명시적으로 C로부터 업무조정을 요청받았음에도 이를 부당하게 거부하고, C의 업무태도를 부적절하게 비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원고가 2021. 10. 26. C에게 성과목표를 세워서 달성할 수 있도록 정리하자고 하였고, 그 성과목표에는 '면담 주선 월 4회, 정세보고(동향보고) 월 2회, 특정이슈 분석 보고 분기별 1회, 안내책자 및 개황 업데이트 연 1회' 등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을 제1호증)은 인정되나, 피고 주장 및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이러한 업무지시가 과도하다거나 부당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 역시 '추가업무 지시' 자체를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또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징계사유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③ 피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상급자로서 C에게 업무 목표를 제시하고 그 구체적 형태와 성과 달성 여부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C를 부당하게 비난하거나 정신적인 피해를 주고 C의 근무조건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④ 이처럼 원고의 업무지시가 과도한 것이라거나, 그 지시에 대한 C의 업무조정 요청을 원고가 부당하게 거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가 성희롱 피해자인 C에게 2차 가해를 하였다거나,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언행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제2징계사유
원고가 2021. 11. 10. D가 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한 때에 맞춰 공항에서 성희롱 과련 피켓시위를 한 시위자에 대하여 개인정보유출 또는 D에 대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고발한 사실(갑 제45호증, 을 제6호증), 감사과정에서 '(D가 보낸 피켓시위 사진을 보고) 총영사관에 카르텔이 있다고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을 제3호증 5면)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고발 당시 피켓 시위자가 C의 여동생인 점을 인지하였다거나, C 또는 C의 가족을 특정하여 조사받게 할 의도로 고발장을 제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② 원고는 피고 내부의 비위행위 조사 일정, 이에 따른 조사 대상자의 인적정보와 소재 등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피켓 시위자에게 유출되었고, 전 총영사인 D에 대한 조사가 종결되지 않았음에도 그 비위행위 관련 사실이 공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고발에 나아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고발은 원고의 총영사 직무대행으로서 직무 수행의 일환으로 인정되고, 달리 고발권 등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자료는 없는 점, ③ 원고의 고발에는 앞서 본 직무 수행뿐만 아니라 '총영사관 내부 카르텔의 존재'라는 합리적이라 보기 어려운 개인적인 인식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C 및 관련자들에 대하여 고발 및 그 전제가 된 사실관계를 추궁하였다거나, 업무 ·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가 2021. 11. 10. 자 고발과 관련하여 성희롱 피해자인 C에게 2차 가해를 하였다거나,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언행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제5, 11징계사유
피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원고의 F실무관에 관한 구체적 발언 내용을 알기 어렵고, 설령 원고가 F실무관에 대하여 부정적 평가와 언급을 하였다 하더라도 F실무관이 C의 성희롱 피해사실 신고에 조력한 방법이나 정도 및 C와의 관계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F실무관에 대한 발언을 C에 대한 2차 가해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원고가 C에 대하여 'H대정외과 나온 사람이 그렇게 멍청하냐'는 취지로 발언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원고가 C에게 한 발언(출신 학교 및 학과를 거론하면서 한 부적절한 발언)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경위 등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인정되는 징계사유
제3징계사유
C가 2021. 10.경까지만 부임등록업무를 담당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2021. 11. 18.에 이르러 부임등록업무 관련 사항을 C에게 지적한 것을 타당한 업무지시라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부임등록업무 진행 상황을 종전 업무 담당자인 C에게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을 제3, 7,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C에게 추궁한 내용은 단순히 과거 업무 내역의 확인 또는 인수인계여부를 넘어 현재 진행 중인 업무에 관한 지시 및 업무 절차에 관한 추궁 등으로 보여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원고가 C에게 현재 진행 중인 부임등록업무에 관한 문의 및 지시를 하였음에도, 이후 C가 원고의 지시를 수행함 필요한 관련 서류를 요청하자 '후임 담당자와 일을 처리하겠다'며 그 서류 전달을 거부하는 것도 합리적인 업무처리 절차라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총영사관에서의 지위, 원고의 C에 대한 인식[원고는 총영사관에 부임한 때부터 C를 성희롱 피해자로 인식하면서도, C를 포함한 모종의 '카르텔'이 총영사관 내에 형성되어 이들이 업무를 소홀히 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인식하였다(을 제3호증)]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불합리한 업무 지시, 업무 수행을 위한 협력 거절 및 배제는 부적절한 업무 지시를 넘어 C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평가된다.
한편 갑 제7, 14, 15,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C가 원고의 시간외 근무 관련 지시(원고는 C에게 이메일로 2021. 11. 16.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는 행사가 있으니 유연근무를 고려하라 지시하였는데, 이에 C는 그 날 유연근무가 아닌 시간외 근무를 하겠다고 답변하였고, 이에 원고가 C에게 시간외 근무 규정 등을 보냈다)에 대하여,2021. 11. 17. '시간 외 근무 지침과 규정을 보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과도한 업무 통제, 압박을 넘어 갑질 또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업무상 2차 가해로 해석될 수 있으니 조심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한 이메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이후 원고는 2021. 11. 21. 'C가 원고를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자라며 협박, 폭언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신고하였고, 2021. 11. 22. C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며, 인사위원회에서 참석 위원들에게 C가 성희롱 피해자라는 사실을 언급하였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② C(행정직원)가 상사인 원고(부총영사)에 비하여 일반적으로 우위에 있는 지위 또는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C가 2021. 11. 18.경 원고에게 소리를 질렀다거나, 그 전후로 원고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원고의 갑질 또는 2차 가해행위라며 원고를 협박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는 점, ④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C가 부임등록업무 관련 분쟁이 있었던 전후로 원고에게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조심하라'는 언행을 반복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의 지위, 업무 형태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언행이 원고를 협박하거나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라 보기는 어려운 점, ⑤ 갑 제19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C의 언행으로 인해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로 인해 총영사관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고 인정할 사정도 없는 점, ⑥ 원고가 자신의 신고에 따른 인사위원회를 개최함에 있어 제3자의 신고 내용및 원고 · C에 대한 내부 조사절차 등을 거친 바 없는 점(오히려 피고 감찰담당관실은 2021. 12. 20. 원고에게, 원고에 대한 C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메일을 보냈다) 등을 종합할 때, 원고의 C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및 이에 따른 인사위원회 개최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유 없이 C에 대한 일방적인 징계권을 행사하여 C에 대한 불이익을 초래하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등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신고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로 판단된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C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위원회에서 C의 성희롱 피해 사실을 언급하기까지 하였다. 원고는 비공개된 장소에서 공지의 사실을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C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기 어려워 이를 이유로 한 인사위원회는 불필요하였던 점, ② 설령 C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 · 심의할 필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원고가 C의 성희롱 피해사실을 외부적으로 언급해야 했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외교부 성희롱 · 성폭력 · 스토킹 · 2차 피해 예방 및 처리 지침(이하 '성희롱 관련 지침'이라 한다) 제5조 제3호는 피해자의 고충과 관련하여 그 고충의 내용이나 피해자의 인적 정보및 평판에 관한 내용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금지되는 점, ④ 설령 다른 이유나 경위로 인사위원회 구성원들 또는 총영사관의 직원들이 C가 성희롱 피해자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공지의 사실'이라 인정할 수는 없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부총영사의 지위에 있는 원고가 C의 성희롱 피해 여부를 인사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비위행위가 정당화되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C에 대하여 개최한 인사위원회에서 C의 성희롱 피해 사실을 언급한 것도 C에 대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원고가 총영사관에 부임하여 업무를 시작한 2021. 9.경부터 C를 성희롱 피해자로 인식하였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을 제3호증 2면)]로 충분히 인정된다.
제4, 6, 8, 9징계사유
앞서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C가 원고에 대하여 직장내 괴롭힘이라 볼 수 있는 언행을 한 바 없음에도, 원고는 C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언행을 계속하였다(제4, 8, 9징계사유). 그러던 중 원고는 C가 10년간 정무, 경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문화과로의 업무조정을 제안하여, C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자신이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담당하지 않던 다른 업무로 부당하게 전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하였다(제6징계사유). 이는 업무상의 필요 또는 합당한 사유 없이 C에 대하여 업무에 관한 정신적인 고통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원고가 2021. 9.경부터 C를 성희롱 피해자로 인식하였다는 점은 동일하다)로 인정된다.
제7징계사유
갑 제25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D의 성희롱 관련 징계처분이소청심사결정을 통해 불문경고로 감경된 후 원고가 2022. 11. 8. C에게 'D가 소청심사에서 혐의 없음이 밝혀졌으니 자신 스스로를 성희롱 피해자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한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인정된다. D의 성희롱 관련 징계처분이 감경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D의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것이라 평가할 수는 없는데다, 원고의 행위는 성희롱 관련 지침 제5조가 금지한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행위(제1호) 및 정당한 이유 없이 성희롱 행위자를 옹호하거나 두둔하는 행위(제5호)에 해당한다. 원고의 위와 같은 메일은 그 자체로 성희롱 피해자인 C에 대한 정신적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단순히 성희롱 사실을 부인하거나 가해자를 위한 탄원서를 작성하는 정도를 넘어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상급자가 소속 직원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한 발언으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및 직장내 괴롭힘으로 충분히 인정된다.
제10징계사유
을 제8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2023. 1. 27. 갑자기 총영사를 찾아가 'C가 자신에게 욕설을 했고, 이처럼 자신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다'라는 취지로 소리친 점, 당시 총영사가 C에게 자초지정을 묻자 C는 "원고가 책을 전달하러 들어온 자신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 후 복도에서 원고를 마주쳐 자신도 모르게 '에이씨'라고 하며 고개를 돌렸더니, 갑자기 원고가 총영사에게 찾아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이 인정된다. C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당시 C의 발언의 내용이나 경위에 대해서 객관적인 조사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감정적으로 상급자인 총영사에게 'C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C에 대한 지속적인 업무 배제, 성희롱 피해 부인 발언 등을 함께 고려하면, 원고가 이 부분 비위행위로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였음에 인정된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한편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취지 등 참조),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다(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누405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두1914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8호증, 을 제3, 14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그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와 같은 국가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에 제1호에 따라 국가공무원으로서 법령과 직무상 의무를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며 품위를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국가공무원법 제56, 63조, 외무공무원법 제19조 제1항 제2호, 재외공무원 복무규정 제5조 제1항). 한편 피고의 성희롱 관련 지침은 제5조에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사건 은폐 및 축소 행위(제1호), 피해자의 고충 내용 또는 인적 정보나 평판을 타인에게 전달(제3조), 사건에 대한 피해자 비난 또는 책임 전가(제4조), 이유 없이 성희롱 행위자를 옹호하거나 두둔하는 행위(제5조), 정당한 이유 없이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을 언급 또는 확인하는 행위(제6조), 사건과 관련하여 피해자에 대한 험담이나 소문 유포(제7조)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성희롱 2차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한 피고의 재외공무원 행동지침 제2조 제3항은 '공무수행에 있어 법령, 지시, 국제법 및 국제관례를 준수함은 물론 사생활에서도 높은 수준의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행동하여 재외공무원으로서의 품위와 위신을 유지하여야 한다. 특히 자신의 직무권한을 행사하거나 지위 · 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여 부당한 행위(갑질)를 해서는 안된다'고 정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총영사관 내 카르텔'의 존재 등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로 형성된 C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성희롱 피해자인 C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C의 피해사실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거나 그 피해 여부를 부정하는 등 2차 가해로 인정되는 언행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지적하는 C에 대하여 원고를 괴롭히고 있다는 이유(그 이유가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로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그 발언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직원 또는 총영사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등 C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충분한 언행까지 하였다.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별표1]은 '성 관련 비위 피해자 등에게 2차 피해를 입힌 경우(성실의무 위반)' 및 '우월적 지위 등을 이용하여 공무원 등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의 부당행위(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의 경우'에 관하여 각각 '비위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견책에서 감봉'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시행규칙 제5조는 서로 관련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고정하고 있다. 다만 피고 징계위원회는 원고가 개인적인 이익이나 편의를 위하여 갑질 또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은 아니고 상대방에 대한 악의적인 목적만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총영사관에 오랜 기간 공간원 간 대립 ·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성실하게 근무해 온 점 등을 감경요소로 삼아 원고에 대한 견책을 의결하였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와 같은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하며, 그 징계양정기준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는 찾을 수 없고, 그 징계양정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할 수도 없다.
재외공무원은 근무지에서 본인의 공식적인 역할이나 책임과 관계없이 대중의 주목과 관심을 받으며 공무 수행 중뿐만 아니라 사적 행동 시에도 대한민국의 대표로 인식되어 국가의 명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각 근무지 공관이라는 물리적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공관원들 사이에 업무수행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격과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여 민주적이고 화목한 분위기 조성할 필요성이 일반 공무원에 비하여 더욱 요구된다. 이에 더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비위행위의 횟수, 경위 및 원고가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여러 주장을 내세우며 이 사건 처분을 탓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한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외무공무원의 근무기강의 확립및 외무공무원에 대한 신뢰 제고 등의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박창현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