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C(D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망인은 2013. 2.경부터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함)의 사업장에서 군통신장비 수리업무를 담당하던 자임
망인은 2022. 12. 11. 야간근무 투입 직후부터 말이 어눌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등 몸에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2022. 12. 12. 오전 9시에 퇴근한 이후에도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119 구급대에 의해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7:14경 사망하였음.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 중간 선행사인은 ‘간신증후군’, 선행사인은 ‘간경화(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임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례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3. 8. 원고에게 ‘간경변은 일반적으로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와 관련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2017년 간수치 이상 및 지방간 소견, 2020년 간경변증 등이 확인되는데 당시 의무기록에는 알콜성 간경변증이 확인되는 점, 진단 당시 행한 음주가 직무와 연관 없는 점, 2022년에 간경화 악화 증상이 이미 있었고, 업무상 과로나 기타 업무적 요인이 망인의 상병을 급격하게 악화시켰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망인의 간경변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함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0 내지 23, 26, 27호증, 을가 제1 내지 11호증, 을나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망인의 의무기록상 2017년 간수치 이상 및 지방간 소견, 2019년 건강검진 결과 간기능 장애 의심 소견, 2020년 알코올성 비대상성 간경변증, 간비대, 다수의 복수 진단, 2021년 건강검진 결과 간경화, 복수, 지방간 경증 소견이 확인됨. ‘알코올성 비대상성 간경변증’이란 만성적인 음주로 인해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알코올성 간경변증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러 합병증이 나타나 정상적인 간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개인적인 음주 습관으로 인해 발병한 질환이라고 볼 수 있음. 망인의 2020년 건강검진상 ‘흡연 30갑년(현재 피움), 음주 주 2회, 회당 소주 1병’, 2021년 건강검진상 ‘흡연 30갑년(현재 피움), 음주 주 1회, 회당 소주 1병’, 2022년 건강검진상 ‘흡연 32갑년, 음주 주 3회, 회당 소주 1병’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 망인의 동료이었던 J의 진술에 비추어 보아도 망인이 술을 많이 마셔왔던 것으로 보임. 달리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음
원고는, 망인의 근무지 변경 이후 근무일정 예측이 어렵고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교대제 근무를 수행하면서 이 사건 상병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고 주장하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근무지 변경 이후 업무상 요인으로 인해 이 사건 상병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망인은 2013. 2. 12.부터 2022. 9. 4.까지 국방 인프라 운용팀 내 E에서 근무하다가, 2022. 9. 5. F 관제센터로 근무지를 변경하는 인사명령을 받고 약 한 달 동안 주로 주간근무를 하면서 업무 적응기를 가지다가 2022. 10. 17.부터 주ㆍ야간 교대근무를 시작하였음
망인의 사망 전 업무시간을 살펴보면, 사망 전 1주일 동안 47시간 59분, 4주간 주당 평균 40시간 51분, 12주간 주당 평균 42시간 17분으로,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단기적 또는 만성적 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함. 근무지 변경 전 알코올성 비대상성 간경변증 진단 당시(2020. 3.)의 업무시간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업무 시간이 증가하였다고 보이지 않음
망인은 근무지 변경 후 관제센터에서 군 통제하에 전시된 화면을 보면서 장애처리를 하는 등의 관제업무와 군부대로부터 오는 통신장비 관련 전화 상담을 담당하였음. 원고는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라고 주장하나, G팀 팀장인 H는 ‘관제센터가 현장보다는 근무환경 등이 더 좋다. 현장은 야간근무 횟수는 적지만 전화기를 항상 열어놔야 해서 항상 긴장감 속에 근무를 해야 하고, 1인 근무를 하기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다면 근무하기 힘들고 더 큰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관제센터는 단독으로 근무하지 않고 야간에도 직원 2명이 근무하고 직원 외에도 군인 2명, I 직원 등 다른 직원들과 함께 근무를 한다. 야간근무를 하면서도 2시간 휴게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장보다는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하였고, 망인의 동료이었던 J도 ‘종전 포스트 업무가 현장에 출동해서 직접 수리를 해야 해서 관제업무에 비하여 신체적으로 업무 강도가 더욱 높다. 관제업무는 퇴근하면 끝이지만 포스트 업무는 퇴근 후에도 문제가 생겨서 전화가 오면 현장에 바로 출동을 해야 한다’라고 진술하는바, 관제업무가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라거나 근무지 변경으로 업무 강도가 더 강해졌다고 보기 어려움
망인은 주간근무 2일, 비번 2일, 야간근무 2일, 비번 2일 순으로 교대제 근무를 규칙적으로 수행하였고, 대체근무 투입의 경우에도 교대근무자 상호간 협의하여 진행되므로 근무일정 예측이 어렵다고 보기 어려움. 야간근무의 경우 장애상황이 자주 발생하지 않고 2명이 돌아가면서 2~3번씩(1번에 1시간) 휴게시간을 가지므로 근무 강도가 줄어든다고 보임
교대근무가 간 질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학적 가능성은 있으나, 일반적ㆍ추상적 가능성 이외에 이 사건 상병이 근무지 변경 이후 종전에 비해 급격히 악화되었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보이지 않음. 망인은 이미 2022년 상반기에 토혈, 흑색 이상변 등으로 입ㆍ퇴원을 4차례 반복하였고, 이 사건 상병의 합병증인 식도 정맥류의 파열로 인한 위장 출혈로 정맥류 결찰술 등 시술을 받았으며, 2022년 8월 건강검진 결과 ‘복부초음파에서 간의 경도의 종대 및 거칠고 증가된 실질 에코가 관찰되어 만성간질환 의심됨. 또한 경계성 비장 비대가 관찰되며 간질환에 의한 2차적 변화로 의심됨. 간기능 수치가 매우 높음. 알부민수치가 낮음. 전문의 상담 및 정밀검사 요함‘이라는 소견을 받는 등 이 사건 상병의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였음. 한편, 사망 전날인 2022. 12. 11. 야간근무에 투입된 직후 몸에 이상 증세를 보인 것에 비추어 보면, 야간근무 이전부터 이미 이 사건 상병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이었다고 보임
원고가 제출한 K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의사의 업무관련성평가에 의하면, ’알코올성 비대상성 간경변증이 개인적인 생활습관에 의해 발병한 질병이지만, 망인의 질병상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참가인이 근무지 변경, 근무형태를 야간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로 변경한 점을 고려할 때 업무관련성이 높다’라고 평가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무지 변경 이전부터 간경화 악화 증상이 이미 있었고, 변경 이후의 업무 시간, 내용, 강도 등에 비추어 보면, 근무지 변경 이후 업무상 요인이 이 사건 상병의 악화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함
원고는,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근무지 변경을 단행하였고 망인은 기간제 근로자로서 고용관계 유지를 위해 인사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주장함. 그러나 원고가 참가인 소속 임직원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2024. 1. 30.경 피고소인들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기소결정을 하였고, 이후 원고의 항고 및 재정신청은 모두 기각되었는데, 서울남대문경찰서의 불송치결정서에 의하면 ’망인이 자주 다니던 도로에서 차량 단독사고를 2회 내고 2022. 1. 사무실 내에서 쓰러지고 2022. 6. 토혈을 하는 등 사고 우려가 있어 망인의 직속 상관인 H가 망인에게 단독업무 수행이 많은 현장 포스트 업무보다는 주변에 상시적으로 근무하는 사람이 있고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도 되는 내근직으로의 변경을 제안했고, 망인이 본사 또는 F 관제센터 중 F 관제센터를 희망하여 근무지 조정을 하였다는 것이고, 원고의 동료인 J과 망인의 전화통화에서도 망인이 F 근무를 희망하였음이 확인되며, 망인과 근무지를 바꾼 L도 망인으로부터 근무지를 바꾸어 달라고 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하는바, 강제 발령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위 기재내용에 비추어 볼 때 근무지 변경이 망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다고 보이지 않음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