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참가인의 창원 석동지점, D지점에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참가인은 2023년 1분기 부실채권 책임심의 중 이상 정황을 발견하고 원고에 대한 금융사고 부분검사를 실시하여 원고가 사적 금전대차와 타인명의 대출 취급을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참가인은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23. 6. 27. 아래 사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다.
원고는 2023. 9. 26.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2. 29.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N).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5. 3.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가 제7, 8호증, 을나 제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금융기관 직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금전대차를 한 것이 아니라 평소 친분관계가 있었던 E, G, I(J), K의 요청으로 금전을 대여해주었을 뿐이고, 자금도 대부분 원고가 다른 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로 조달하였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금융알선이나 참가인 복무규정상 사적 금전대차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가 취급한 10건의 대출이 E의 타인명의 대출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차주를 대면 확인하여 대출을 승인해주었고 그 과정에서 허위자료도 제출된 바 없으므로, 위 대출이 E의 타인명의 대출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사적 금전대차에 해당하는지 여부
참가인 복무규정(을나 제3호증) 제8조는 ‘직원은 거래처와 금전대차 주선 또는 직접대차관계를 맺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인사지침(을나 제5호증) 제144조 제2호는 ‘복무규정을 비롯한 제규정을 위반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을가 제3, 4, 7호증, 을나 제9∼1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E, G, J, K에게 사적으로 금전대차를 한 행위는 참가인 복무규정 제8조를 위반한 것이므로, 위 행위가 특정경제범죄법(사금융알선등)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G, J, K의 경우 모두 원고가 근무하였던 석동지점, D지점의 거래처 또는 거래처의 지인 관계에 있었던 자들이고, E 역시 원고가 D지점에서 근무할 당시 O 차장의 소개로 알게 된 자로 참가인으로부터 타인명의 대출을 받은 사람이다. 특히 원고는 G, K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그 승인업무에 관여하는 등 업무상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 금융기관이 직원의 사적 금전대차를 금지하는 이유는 채권회수나 채무변제 과정에서 금융사고나 이해상충의 가능성을 막기 위함이다. 원고가 거래처와 직접 금전대차를 하여 금전적 이해관계가 발생하게 되었고, 그중 E의 경우 타인명의 대출로 인한 금융사고로도 이어진 이상 원고의 행위는 복무규정 제8조가 금지한 사적 금전대차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E 등 4인에게 합계 2억7,000만원 가량을 대여하고 73,167,628원을 이자 명목으로 지급받았는데, 이러한 이자의 액수와 비율을 고려하면 원고는 평소 친분관계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금전을 잠시 대여한 것이 아니라 이자 수취를 목적으로 금전을 대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부분검사시 작성한 진술서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투자실패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K에게 금전을 빌려주어 이자를 지급받고자 하였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타인 명의 대출에 해당하는지 여부
참가인 여신일반업무지침(을나 제14호증) 제5조 제10호는 ‘사실상의 동일인에 대하여 다른 명의로 취급하는 여신’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복무지침(을나 제15호증) 제17조 제4호는 ‘타인명의 이용대출 등 편법에 의한 대출취급’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인사지침 제144조 제2호는 ‘복무규정을 비롯한 제규정을 위반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갑 제4, 6호증, 을가 제5∼7호증, 을나 제13, 17, 18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2019. 7. 23.부터 2022. 12. 31.까지 E의 소개로 취급한 L대출 4건, M대출 6건(이하 통틀어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은 사실상 E에 대한 타인명의 대출에 해당하고 원고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이는 참가인 여신일반업무지침 및 복무지침을 위반한 행위로서 징계사유로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P 등 6인 명의로 가계자금 대출인 M대출 합계 1억5,300만원을 취급하였는데, 그중 82% 정도인 1억2,600만원이 E의 차명계좌로 송금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대출의 원리금 납부를 위한 가상계좌를 대부분 E에게 전송하였고, E은 원리금 중 1억 321만원을 대납하였다. 대출명의자가 아닌 제3자가 대출금을 송금받고 원리금까지 부담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므로, E은 단순히 대출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타인 명의를 동원하여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대출명의자 Q 역시 실질적인 차주는 E이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바 있다.
원고는 이 사건 대출 승인 여부를 심사하며 E으로부터 대출명의자들의 서류를 전달받았고, 대출금액, 신용등급, 타행여신과 관련된 사항도 모두 E과 협의하였으며, 대출명의자들이 최종적으로 은행에 방문하여 대출서류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대출명의 자들과 직접 연락하지도 않았다. E은 이 사건 대출이 연체될 경우 자신에게 연락하라고 말하였고, 원리금 일부를 원고에게 송금한 후 원고가 그 원리금을 납부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부분검사시 ‘은행생활을 하면서 이 사건 대출 외에는 이런 형태의 대출을 해준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는데, 원고 역시 이 사건 대출이 정상적인 대출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 여신규정 제8조의2는 ‘여신상담 시에는 채무관계자와 직접 면담하여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영업점 운영규정 제18조는 ‘책임자는 고객과의 접점에서 상담업무를 주로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대출취급에 있어서 본인 확인을 통해 타인 명의 대출이 이루어지는 등의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최종 서명과정에서만 대출명의자들을 만났을 뿐 대출 승인과정에서는 대출명의자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 원고의 오랜 은행 근무경력을 고려하였을 때 위와 같은 방식의 대출취급 행위가 타인 명의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혀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남마산동부경찰서가 2025. 2. 14. 이 부분과 관련된 업무상배임 혐의를 불송치(혐의없음)로 결정하였으나, 행정재판은 반드시 수사기관의 불송치 또는 불기소처분에 구속받는 것이 아니므로(대법원 1987. 10. 26. 선고 87누493 판결 등 참조), 그러한 사정은 이 부분 징계사유 인정에 별 다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비위행위에 비해 참가인이 징계해고까지 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고, 지점장 및 대출을 심사한 계원에 대한 징계와 비교해도 형평에 어긋나므로, 징계해고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사적 금전대차로 인해 금융사고나 이해상충 발생의 위험성을 높였고, 이는 결국 E에 대한 타인 명의 대출 취급의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타인 명의 대출 취급으로 인해 참가인의 금융질서를 어지럽힌 것을 넘어 대출금이 회수되지 못함에 따라 486,651,000원의 손해까지 발생시켰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참가인 인사지침 제145조 제1호 가.목, 제144조 제2호에서 정한 ‘복무규정을 비롯한 제규정을 위반한 자로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부당행위를 하여 은행에 중대산 손실을 초래하거나 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로서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한다. ② 원고는 오랜 기간 참가인에서 근무하였으므로, 사적 금전대차나 타인 명의 대출 취급이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금융기관에 관한 신뢰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원고가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으므로 이를 결코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특히 원고와 같은 은행 직원에게는 다른 직업군보다 고도의 청렴성과 주의의무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참가인이 타인 명의 대출 취급을 이유로 대출승인에 관여한 지점장과 계원에게 ‘주의’ 등의 경징계를 하였더라도, 관여자 사이 책임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고, 원고가 E과 직접 연락하며 타인 명의 대출을 취급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이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