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29. 선고 2024구합7055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5. 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해임처분 취소청구 사건에 관 하여 한 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 다.

이유

1.

소청심사결정의 경위

가.

원고는 D대학교를 설치 ·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1. 3. 1. D대학교 E센터 부교수로 임용되어 2023. 10. 1.부터 D대학교 F센터장으로 근무해 온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4. 1. 10. 참가인이 아래 표 기재 각 성희롱 및 성폭력 행위를 함으로써 법규를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 교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는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해임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 처분'이라 한다).

다.

참가인은 피고에게 소청심사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4. 5. 14.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해임에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임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결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이 사건 해임 처분에 징계재량권의 일탈 ·남용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을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원고 성평등상담소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하여 '피해자가 2023. 9. 19. 연천군 F센터 개소식 후 직원(사무국장)과 함께 참가인을 배웅하던 중 참가인이 참가인의 차량 옆에서 양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잡고 몸을 강하게 끌어당겨 껴안았다. 피해자가 "교수님, 이거 성추행입니다."라고 말하며 뿌리치자 참가인이 "이러면 성추행인가?"라는 발언을 했다. 그 후 2023. 10. 17. 진행된 이 사건 회의에서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예쁘다. 피부가 예쁘다."라는 등의 말을 했고, "아깐 예뺐어."라고 발언하며 테이블 밑에서 자신의 신발로 피해자의 발을 툭툭 건드렸다. 이에 피해자가 "이거 성희롱인 거 모르세요?"라고 말하자 참가인이 알겠다고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피해 진술은 그 내용이 일관될 뿐 아니라 당시 상황, 참가인의 구체적인 행위나 발언 내용, 피해자가 당시 느꼈던 감정이나 반응 등에 관하여 직접 경험한 내용이 아니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고, 그 진술에 경험칙상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

②

연천군 F센터 사무국장 G는 감사조사 당시 '참가인이 2023. 9. 19. 피해자의 어깨를 강하게 끌어안고, 손을 풀면서 "이러면 성추행인가?"라는 말을 하였다. 피해자는 당황하는 표정이었다.'라고 하여 참가인이 제1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언행을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이 사건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직원들도 감사 조사 당시'참가인이 피해자에게 "피부가 좋아졌다"거나 "예뻐서 지금"이라는 발언을 하였다. 피해자가 원고에게 "방금 한 말이 성희롱으로 신고할 수 있는 말인 것 아시냐. 기분 나쁘다."라고 하자, 원고가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하였다.'라고 하여 참가인이 제2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특별히 위 직원들이 참가인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찾기 어렵다.

③

참가인 역시 제2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회의에서 피해자에게 "이래서 피부가 좋아지는구나. 이뻐서 지금. 한 시간 만에 좋아져서"라고 말하였다가 피해자의 항의를 받고 사과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참가인은 교원징계위원회에서 출석하여 '제3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신발과 발목이 접촉한 행위는 인정한다.'라거나(갑 제3호증 12, 13쪽) '피해자와 헤어질 때 허그를 하는 등의 행동은 많이 했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갑 제3호증 14쪽).

④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피해자가 참가인과 제1 징계사유 기재 일시 다음날인 2023. 9. 20. 저녁에 업무상 전화통화를 하고, 2023. 9. 13.부터 2023. 10. 17.까지 카카오톡으로 업무상 대화를 나누면서도 피해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피해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연천군F센터의 센터장으로서 그 상위기관인 D대학교 F센터의 센터장인 참가인의 감독 및 결재를 받는 위치에 있었던 점, 참가인은 평소에도 피해자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발언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제2, 3 징계사유 발생일 다음날인 2023. 10. 18. 성희롱 · 성폭력 피해 상담 및 신고를 하였고, 감사조사 당시 '제2, 3 징계사유발생 전에는 수치스러워서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야기를 할 수 없었으나, 재차 피해를 당하고 나자 제1 징계사유에 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신고 경위에 부자연스러운 점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제1, 3 징계사유 기재 행위는 그 자체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주는 추행행위로서 성폭력 내지 성희롱에 해당하고,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피해자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대상화하는 발언으로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며, 피해자가 위 발언을 들은 즉시 성적인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표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참가인의 위 발언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결국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성폭력 · 성희롱 행위를 하여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다.

징계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의 양정은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있으므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이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두311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 처분이 참가인의 교원으로서의 신분을 박탈하는 것으로 중한 징계라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이 사건 해임 처분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

참가인은 대학교수로서 교육 원리의 탐구 및 학생 교육에 전력하여야 할 지위에 있으므로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참가인은 동료 교수이자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피해자에게 2차례에 걸쳐 추행행위를 하고 외모에 관련된 성희롱 발언을 하였는바, 이처럼 직장 내에서 이루어진 성희롱 · 성폭력 행위는 피해자에게 큰 정신적인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 인화를 저해하고 협업을 어렵게 하여 조직 내 업무의 능동적 · 효율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

나)

사립학교 교원 징계규칙 제2조 제1항에서 준용하는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등에 관한 규칙(2024. 6. 28. 교육부령 제3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 징계기준에 의하면, 성폭력에 의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도 '해임'이 가능하고, 성희롱에 의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다면'해임 내지 파면'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1, 3 징계사유는 성폭력에 해당하고, 2 징계사유도 최소한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성희롱에는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해임 처분은 이 사건 징계양정 규칙상 징계양정기준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위와 같은 양정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이나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다)

교원의 비위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부정적인 영향력 내지 파급력이 학생들에게까지 미칠 우려가 크므로, 교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양정에서는 이러한 특수성을 엄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고, 그 비위행위가 학생이 아닌 교원을 상대로 행해진 것이라고 하여 징계양정의 기준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임처분으로 인해 참가인이 입는 불이익이 이 사건 해임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학교 내 교원의 성희롱 행위의 근절, 교직기강의 확립, 교수에 대한 사회적 신뢰 제고 등의 공익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론

이 사건 해임 처분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해임 처분을 취소하는 이 사건 결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결정은 위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