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6. 12. 선고 2024구합7388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3. 2.경 유한회사 D의 대표자인 E으로부터, 전북 완주군 F에 있는 유한회사 D 물류센터(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지붕 물받이 교체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의뢰받아 2023. 3. 6.부터 4~6명가량의 인부들과 함께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하였다.

나.

망인은 2023. 3. 8. 08:30경 지상 약 5.2m 높이의 이 사건 건물 지붕 위에 올라가 나사가 빠진 빗물받이를 1.5m 크기로 절단하며 철거하는 작업을 하던 중 샌드위치판넬이 파손되면서 지면으로 추락하였다. 이에 망인은 G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2023. 3. 9. 15:59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인한 악성뇌부종을 원인으로 하는 뇌간기능부전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3. 3.경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5. 25. '망인이 발주자와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노무를 제공한 것이라기보다는, 통상의 자기수입을 목적으로 한 사업주의 지위에서 자기 사업을 수행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3. 7.경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3. 10. 31.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2024. 4. 12.경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 10호증 및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망인이 E으로부터 일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한 점, 망인이 다른 인부들을 고용한 것이 아니고, 망인은 E이 인력사무소에서 고용한 다른 인부들과 함께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던 점, E이 망인에게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재와 고소작업차 스카이잭(소형크레인) 2대 등 장비를 제공하였던 점, E이 망인과 다른 인부들에게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하였던 점, E이 이 사건 건물 지붕의 하자를 고지하지 않은 탓에 망인이 추락하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은 E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그럼에도 망인이 E의 근로자가 아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다.

인정사실

1)

망인은 1999. 5. 1.경 'H'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여러 지붕공사를 도급받아 수행하여 왔다.

2)

망인은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인 I과 구두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E에게 이 사건 공사에 망인을 포함하여 총 4명의 인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였고, 이에 E과 망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시 공사기간을 7일, 일일 공사비를 90만 원(= 망인 30만 원 + 나머지 인부 3명의 일당 각 20만 원 ×3)으로 정하고 이 사건 공사 완료 후 E이 망인에게 총 630만 원(= 90만 원 × 7일)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3)

E은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될 당시 E 소유의 고소작업차 스카이잭(소형크레인) 2대와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제공하였다.

4)

E은 이 사건 공사가 최초 진행된 날부터 망인과 다른 인부들이 하루 작업을 마칠 때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있었으나, 망인에게 공사 또는 작업 방법 등을 지시하지 않았고, 망인이나 다른 인부들의 출퇴근에 관하여 지시하거나 확인하지 않았으며, 출퇴근 시간 위반에 대한 제재를 하지도 않았다. E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피고와 전북완주경찰서의 조사 과정에서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5)

J는 망인과 함께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건물의 지붕 아래로 추락하였는데, 전북완주경찰서의 조사 과정에서 '망인이 이 사건 공사 전반에 관한 지시 및 감독을 하였고, E이 망인에게 끝부분부터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물으니 망인이 반대쪽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답하는 등 E은 망인이 주장하는 대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였으며, 그 외에 E이 따로 이 사건 공사 방법 등에 관하여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6)

망인이 운영한 'H'에서 18년간 근무하며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였던 다른 인부도 전북완주경찰서의 조사 과정에서 '망인이 이 사건 공사 전반에 관한 지시 및 감독을 하였고, E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별도로 지시나 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7)

망인의 고용보험 일용근로 내역은 2007. 9.경 신고된 2건에 불과하고,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망인의 근로소득 신고나 4대보험 신고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을 제1호증의 기재, 이 법 원의 전북완주경찰서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라.

판단

1)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2)

앞서 인정한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망인은 20년 이상 사업자등록을 하고 건설업 등에 종사하여 왔던 사업자로서 장기간 근로소득 또는 4대보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공사와 유사한 공사를 도급받아 시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망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인원,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될 비용 등을 주도적으로 결정하였던 점, ③ E 및 이 사건 공사 업무를 수행한 인부들은 모두 일치하여 망인이 이 사건 공사의 방법에 관하여 지시, 감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E이 망인의 출퇴근 등 근태를 관리하지 않았던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E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망인이 E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원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