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1. 27. 선고 2024구합7532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6. 10.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발전기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의 D팀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나.

D팀은 발전기 등의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팀장→상무→전무 순서대로 결재를 거쳐 이를 ERP(Enterprise Resourse Planning, 회사 경영관리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수주 등록한다. 이때 낙찰통보서, 계약서, 발주서와 같은 수주근거를 함께 첨부해야 하는데, 수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수주근거가 없는데도 수주 등록을 해버리는 경우를 ‘허위수주’라 하고, 수주가 취소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수주 등록 후 그대로 남겨둔 경우 경우를 ‘부실수주’라 한다.

다.

참가인은 2019∼2020년 팀원 E에게 수주가 확정되지 않은 프로젝트 3건에 관하여 수주근거를 허위 작성하여 수주 등록할 것을 지시하였고, 그에 따라 수주 등록이 이루어졌으나 이후 원고는 해당 프로젝트의 수주에 최종적으로 실패하였다. 또한 팀원 F, G, H, I은 2019∼2022년 13건의 프로젝트를 수주 등록하였으나,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하여 수주 취소처리 되었다.

라.

한편, 원고로부터 발전기 등의 공급 프로젝트를 하도급 받은 J㈜, ㈜K은 ‘원고가 공사대금을 전용하고 다운계약을 발주하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약칭: 하도급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각각 2021. 3. 및 2022. 9. 공정거래위원회에 원고를 신고하였다.

마.

원고는 조사를 통해 참가인이 위 다.항, 라.항과 같은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보아 아래 사유로 2023. 10. 16. 참가인을 징계해고 하였다.

바.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27.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고(Q),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6. 10. ‘제1, 2징계사유만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5, 13, 16∼18, 25호증, 을가 제1∼3, 8호증, 증인 R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제3징계사유의 인정 여부<각주1>

1)

인정사실

가)

J㈜과 분쟁 경위

①

원고는 2018. 12. ㈜S로부터 ‘N 6단계 비상발전기 프로젝트’(이하 ‘N 6단계 프로젝트’라 한다)를 41억원에 수주하였으나, 참가인은 그 과정에서 발전기 설치공사비용을 원가에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수주이익률을 부풀렸다.

②

이에 따라 참가인은 위 프로젝트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 J㈜과 실제 설치공사대금을 14억원으로 책정하되 계약서상 공사대금은 1억5,000만원으로 낮춘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기로 약정하였고, 그 과정에서 J㈜에게 차액인 12억5,000만원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얻는 수익으로 보전해주기로 하였다.

③

원고는 2020. 12. T㈜로부터 ‘O 프로젝트’(이하 ‘O 프로젝트’라 한다)를 94억 6,000만원에 수주하였고, 2021. 8.경 J㈜에게 위 프로젝트의 라디에이터 설치공사를 하도급하며 1억7,000만원을 N 6단계 프로젝트의 공사대금 보전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④

원고는 이외에도 O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J㈜에게 각종 설치공사를 발주하며 19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였으나, J㈜는 그 돈이 N 6단계 프로젝트의 공사대금 보전을 위한 것이 아닌 O 프로젝트의 공사대금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J㈜은‘참가인이 N 6단계 프로젝트에서 보전해주기로 한 공사대금 차액을 여전히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2022. 9. 원고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하도급법 위반으로 신고하였다.

나)

㈜K과 분쟁 경위

①

원고는 ‘대전 소각장 발전설비 프로젝트’(이하 ‘대전 프로젝트’라 한다)를 수주한 후 그중 건축공사를 ㈜K에게 하도급 하였다.

②

㈜K이 원고에게 공사대금 지급문제와 추가공사대금 정산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함에 따라 참가인과 팀원 U는 2020. 6. 24. ㈜K을 방문하였다. 참가인은 ‘U와 잘 상의해서 문제없도록 진행해달라’고 요청하였고, U는 참가인이 있는 자리에서 ‘타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면 그에 관한 추가 발주를 ㈜K에게 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하였다. 이후 참가인은 ‘본사에 가서 잘 해결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줄 것이 있으면 주겠다’고 말하며 돌아갔다.

③

원고는 ㈜K에게 인건비와 노무비를 2억5,000만원 가량 증액해주었을 뿐, 추가 발주를 주지 않았다. ㈜K은 공사 완성이후 ‘원고가 보전해 주기로 한 추가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2021. 3. 원고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하도급법 위반으로 신고하였다.

다)

원고의 합의금 지급

①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제26조 제2항에 따라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관하여 벌점을 부과하는데, 벌점이 5점을 초과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입찰참가자격 제한 요청을 하여야 한다. 원고의 2020. 4. 10. ∼ 2023. 4. 9. 누적벌점은 0.5점, 2023. 4. 10. ∼ 2023. 11. 29. 누적벌점은 0점이었다.

②

원고는 J㈜과 ㈜K의 신고로 인하여 벌점이 누적되는 것을 막고자 2023. 1. 10. J㈜에게 23억원을, 2023. 5. 24. ㈜K에게 6억원을 지급하며 더 이상 하도급법 위반에 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4, 7, 8, 10∼14호증, 증인 U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인정되는 부분(N 6단계 프로젝트, 대전 프로젝트 관련)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N 6단계 프로젝트, 대전 프로젝트와 관련된 참가인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J㈜과 ㈜K에게 합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그로 인해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이는 원고 징계규정 제6조 제7항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업무태만으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

가)

하도급법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제조등의 위탁을 하는 경우 부당하게 목적물등과 같거나 유사한 것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거나 하도급 받도록 강요하여서는 안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부적으로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및 감액행위에 대한 심사지침」(공정거래위원회 예규)을 작성하여 ‘해당 목적물에 관하여 하도급대금을 낮게 결정하면서 그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다른 목적물에 관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시 보전해 주기로 한 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중 하나의 사례로 보고 있다.

나)

참가인은 N 6단계 프로젝트에서 14억원 상당의 발전기 설치공사를 J㈜에게 1억5,000만원에 하도급하며 그 차액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얻는 수익으로 보전해주기로 약정하였으나,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참가인이 작성한 갑 제10호증에 의하더라도 미지급 대금이 존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를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의 전형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고로서는 참가인의 행위로 인하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벌점을 부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원고는 벌점이 누적될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등의 제재를 받을 것을 우려해 J㈜에게 23억원을 지급하고 합의에 나선 것이므로, 참가인의 행위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충분히 인정된다[참가인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까지 예상된다며 원고 법무팀에 합의를 요청하였다(갑 제10호증)].

다)

U는 대전 프로젝트에서 공사대금 지급․정산을 요구하는 ㈜K에게 마치 다른 프로젝트를 발주하여 부족한 공사대금을 보전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그로 인해 ㈜K은 추가공사대금을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하며 원고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였다. U의 위와 같은 발언으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자 원고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벌점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K에게 6억원을 지급하고 합의하게 되었다. 비록 위와 같은 발언은 U가 한 것이긴 하나, 참가인 역시 그 자리에 동석하여 ‘U와 잘 상의해서 문제없도록 진행해달라’고 이야기 한 점, 팀장인 참가인을 옆에 두고 U가 독단적으로 발언을 하였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 역시 부서장으로서 U의 발언을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3)

인정되지 않는 부분(O 프로젝트 관련)

원고는 O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J㈜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것도 징계사유로 삼았으나, 갑 제9, 13호증만으로는 원고가 신고당한 것에 관한 참가인의 귀책사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1∼24, 32∼36, 38, 44, 45호증, 을나 제3, 4호증, 증인 V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부당해고라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가)

제2, 3징계사유로 인하여 원고는 29억원 상당을 합의금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었고, 그 돈에 기존 공사대금이 포함돼있다는 참가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의 실질적 손해는 15억원에 이른다. 부족한 공사대금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얻은 이익으로 보전해주겠다는 약정은 구두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 약정의 효력과 이행 방식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사건 역시 그러한 분쟁이 발단이 된 것이다. 원고가 과거부터 직원들을 상대로 하도급법 교육을 수차례 실시했던 사실과 참가인의 경력․직위를 고려하면, 참가인으로서는 이러한 방식의 하도급계약이 장차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당장의 성과를 위해 무리하게 하도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무겁다.

나)

N 6단계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팀원 F은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은 수주 이익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지시했고, J㈜과의 공사대금 보전 약정도 참가인과 공유했다. D장과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참가인 차원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더불어 참가인도 해고되기 전 ‘J㈜에 관한 공사대금 보전을 지시․승인’하였다는 취지의 의견서(갑 제11호증)를 제출했던 점을 고려하면, 위 프로젝트와 관련된 하도급계약은 참가인이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 역시 참가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다)

한편, 원고는 과거부터 수차례 낙찰통보서나 계약서, 발주서를 갖추어 수주 등록할 것을 공지하였는데, 이는 허위수주가 이루어질 경우 실제와 다른 수주량을 근거로 부정확한 사업전략이나 경영계획을 세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참가인은 수주 등록 과정에서 결재권을 가진 D팀장으로서 수주근거를 확인하고 허위수주를 가려내야 할 권한과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참가인은 오히려 수주 실적을 높이고자 팀원 F에게 허위 근거서류를 만들어 낼 것을 지시하였고, 이를 통해 3건의 프로젝트를 허위로 수주 등록하였으며, 그 3건의 프로젝트의 발주금액만 하더라도 139억원에 이른다.

라)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상위 결재자였던 V 상무나 R 전무(D장)가 참가인의 허위수주를 정말 몰랐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V 상무나 R 전무의 경우 D팀 이외에도 복수의 부서를 관리하고 있었던 반면, 참가인은 D팀장으로서 수주 계획․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받았으므로, 수주 등록 업무와 관련하여 최종적인 의사결정은 V 상무나 R 전무가 하더라도, 그에 이르는 실질적인 판단은 참가인의 몫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허위수주가 V 상무나 R 전무의 묵시적인 승인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 가정하더라도 실무를 총괄하는 부서장으로서 참가인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마)

팀원 F의 경우 제1, 2징계사유와 동일한 사실관계로 인하여 정직 15일의 징계를 받긴 하였다. 그러나 F은 참가인의 지시를 받아 수행한 것에 불과하고, 특히 제2징계사유와 관련해서는 참가인이 이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라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각주1) 피고 및 참가인은 제1, 2징계사유에 관하여는 다투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