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8. 22. 선고 2024구합78887 판결

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7. 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전보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로 상시 약 2,4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특수경비업, 시설경비업, 보안검색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20. 1. 1.부터 참가인의 D비행장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23. 12. 4. 원고에 대하여 근무지 이탈 동조 및 E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정직 1월(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 및 타 지사 전보 처분을 하였다. 구체적인 처분 내용 및 이유는 아래와 같다.

다.

참가인은 2024. 2. 5. 원고에게 ‘F공항지사 항공경비부’로 전보를 명하는 내용으로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징계 및 이 사건 전보명령<각주1>이 부당하다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G로 부당정직 및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다.<각주2>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 28. ① 이 사건 징계와 관련하여서는, 원고의 근무지 이탈은 증거가 불충분하고,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유(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에서 E에 대한 좋지 않은 내용을 올림으로써 집단 따돌림을 주도)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워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징계임을 인정하는 한편, ② 이 사건 전보명령에 대하여는, 인사명령으로써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7. 8. 이 사건 전보명령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사용자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졌고, 원고에게 중대한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워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3, 6, 7호증, 을나 제1,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전보명령은 징벌적 성격의 인사조치에 해당하는데 그 전제가 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지 않고, 단체협약 제19조 제3항에서 규정한 절차(원고의 동의)도 거치지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전보명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는 반면,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은 통상적으로 감수해야 할 정도를 과도하게 벗어났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무효이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등 참조). 이 때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2, 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참가인의 D비행장에는 원고를 비롯하여 총 8명의 근로자들이 ‘상황실’, ‘인원초소’, ‘차량초소’에서 3조 2교대로 근무하였다.

2)

원고를 포함한 D비행장 근로자들(당시 현장대리인 직무대리였던 E 제외)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였는데, 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은 초기 노동조합원들로 구성되었다가, 이후 비 노동조합원도 참여하게 되면서 사적 대화 또는 업무 관련 대화가 이루어지는 창구로 활용되었다. 원고는 2021년경부터 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E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담긴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을나 제5호증의2 참조).

3)

원고는 2021. 12. 14. 참가인에게 E가 성실의무 등을 위반하였다며 감사를 요청하였고, 참가인은 E의 비위행위를 확인하여 2021. 12. 27. D비행장의 현장대리인 직무대리를 E에서 I로 교체하였다.

4)

한국공항공사는 2022. 12. 12. 참가인에게 D비행장의 계류장 출입 초소에 야간 및 휴일 동안 경비인력이 일부 미배치되어 경비근무 공백이 발생하였다며 자체조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5)

원고는 H, J, K과 함께 2022. 12. 23. 참가인에게 E, L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였다.

6)

참가인의 감사실은 ① D비행장 근무자인 K, J의 근무지 이탈, ② E, L의 CCTV 감시행위, ③ 이와 관련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등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2023. 8. 23.부터 2023. 8. 25.까지 D비행장 근무자들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고, K, J에 대하여는 근무지 이탈을 이유로 각 중징계를, 원고와 H에 대하여는 근무지 이탈 동조,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각 중징계, 경징계를 요구하였고, E, L에 대하여는 판단을 유보하였다.

7)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3. 12. 4. 이 사건 징계, 2024. 2. 5.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다.

라.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을나 제6, 7, 9 내지 14, 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및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명령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이 사건 전보명령의 성격과 근거

이 사건 전보명령은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 업무상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징계사유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26조 제3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각주3>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인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나)

참가인이 지적하는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원고가 D비행장의 근무자 8명 중 E를 제외한 7명으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고, 위 대화방에서 E에 대한 좋지 않은 내용을 언급하였으며, 대체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동료 대원을 회유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E에 대하여 언급한 내용들(을나 제5호증의 2 참조)은 주로 E의 운영방식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내용들로 보이고, 그 횟수나 내용, 발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E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의도로 이루어진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은 직장 내 괴롭힘의 목적 보다는 주로 노동조합 활동 또는 업무 관련 정보 전달을 하는 통로로 이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초심판정은 이와 같은 사정과 함께 참가인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원고가 동료 대원을 회유하였다거나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원고를 비롯한 다른 근로자들이 사적 영역에서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이유로 원고 등이 우위성을 이용하여 E에 대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판정하였고, 참가인 역시 이에 불복하지 않았으며, 스스로 이 사건 징계를 취소하기까지 하였다.

2)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

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2021년 E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 점, 원고가 2022. 12. 허위사실 유포, 직장 내 괴롭힘, 지휘체계 문란 행위 등을 이유로 E와 L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 점, 참가인이 2023. 10.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인정한 점 등을 근거로 원고와 E 사이의 갈등이 2021년부터 이 사건 전보명령일까지 계속되어 온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은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 인화 등 기업의 합리적 운영을 위한 것으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① 정작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명령 전에 업무능률의 증진이나 직장질서의 유지 및 회복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② 다수의 D비행장 근로자들이 원고와 분리 근무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며, ③ D비행장의 현장대리인 직무대리 교체일(2021. 12. 27.) 이후에는 E를 비판하는 내용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이고<각주4>, 단지 2022. 12.경 감사 요청을 하였을 뿐인 점(더욱이 원고의 감사 요청이 악의적이라거나, 그 내용이 허위로 판명된 것도 아니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드는 사정들만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나)

반면,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해 원고의 현 주소지와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김해공항으로 출근을 해야 하는바, 통근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증가하였고 동거가족의 부양에도 지장이 발생하는 등 상당한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

참가인이 원고와 이 사건 전보명령에 관하여 어떠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참가인과 M노동조합 간의 단체협약(참가인은 2024. 1. 1. 시행되기 전의 단체협약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전보명령은 2024. 2. 5. 이루어졌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9조 제3항에 의하면 직원의 전직 및 전출, 격지 간 전보 등은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또는 징계에 따른 분리 조치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시행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참가인은 원고의 의사를 확인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