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참가인 소속 D지점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참가인 소속 영업사원이 자동차를 판매하는 경우 자동차 등록은 통상적으로 대행업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고객은 영업사원이 산출한 등록비용을 참가인이 개설한 가 상계좌 등에 송금하고, 영업사원은 등록대행업체가 자동차 등록을 한 날 위 가상계좌등으로부터 등록비용을 자신의 지정된 계좌로 송금 받는다(이처럼 영업사원의 계좌로등록비용을 송금하는 것을 '환불'이라 표현한다). 이후 영업사원은 환불 받은 등록비용을 등록대행업체에게 지급해야 한다.
참가인은 등록비용과 관련한 익명의 제보를 받고 2023. 8. 22.~23. 원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원고가 수차례에 걸쳐 ① 등록비용을 환불받은 후 자신의 다른 마이너스 통장으로 이체한 뒤 최장 15일, 평균 6.6일간 보유하다가 이를 등록대행업체에게 뒤늦게 지급하였고(5일 이상 지연 입금된 금액 약 1억6,700만원, 이하 '제1행위'라 한다), ② 환불받은 등록비용을 온전히 등록대행업체에게 지급하지 않은 채 그중 일부(약 219만원)를 사적으로 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이하 '제2행위'라 한다).
원고는 조사 중 2023. 8. 23. 징계를 피하고자 사직서를 제출하며 2023. 10. 31.자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2023. 8. 24. 07:28경 사직서 수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08:19경 다시 그 보류의사를 번복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같은 날 08:28경 원고에게 사직서가 수리되었음을 통보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3. 8. 28.부터 사직의사표시를 철회한다고 밝혔으나, 참가인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원고는 2023. 10. 31. 사직처리가 되었다.
원고는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2024. 1. 29.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 27. 원고가 자발적으로 사직하였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7. 9.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5, 7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2~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제1, 2행위는 징계사유가 될 수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징계해고에 이를 만한 비위행위는 아니다. 그러나 원고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 F과 참가인 노동조합 간부 G은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암시하며 사직서 작성을 사실상 강요하였고, 원고 역시 제1, 2행위가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착오에 빠져 사직서를 작성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2023. 8. 28.부터 사직 의사표시를 취소한 이상 그 의사표시는 더 이상 효력이 없고, 참가인이 2023. 10. 31. 원고를 사직처리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
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200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5, 17, 18호증, 을나 제5, 7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는 F, G의 강요나 착오유발 때문이라기보다는 징계를 피하기 위한 원고의 자발적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로 인해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해고'의 결과라고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이유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제2행위의 경우 원고가 자동차 등록을 위해 등록대행업체 대신 자신이 직접 출장을 갈 때마다 등록대행업체와 합의하여 출장비 명목으로 3만원을 지급받기로 한 것이므로, 이를 공금의 유용 · 횡령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참가인 취업규칙은 회사의 공금을 유용한 경우를 해고사유로 명시하고 있고, 참가인의 등록비용 처리 지침에 의하면 고객으로부터 받은 등록비용은 공금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가 고객이 지급한 등록비용을 환불받고서도 이를 즉시 등록대행업체에 지급하지 않은 채 자신의 마이너스 통장에 이체 · 보관하여 금융이익을 얻은 제1행위는 그 자체로 공금을 유용한 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제1행위만으로도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으므로, 원고가 자신에 대한 징계해고 가능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피하고자 사직서를 제출한 이상 이를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라 보기 어렵다. ② F과 G이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오히려 F은 '징계해고 당하면 그게 꼬리표로 붙어 이쪽에서는 영업을 못한다. 다른 회사 갔을 때 참가인에서 (자발적으로) 퇴직했다는 것이 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며(갑 제5호증의8, 9면)
자발적인 사직을 제안하였는데, F이 평소 원고와 친분이 있었던 직장 동료였고, 조사과정에서도 원고의 편을 드는 발언을 자주 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F의 사직 제안은 원고를 위해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선택지를 권유한 것에 가깝다.
원고는 F에 제안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되 그 대신 참가인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보상을 얻고자 하였고, 그 결과 퇴직금과 별도로 1억원의 위로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원고가 사직을 선택한 것은 징계해고를 당하는 것보다 거액의 위로금을 수령하고 자발적으로 사직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므로, 그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도 없다.
원고는 자신에 대한 징계해고 압박이 영업사원 인력감축 계획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그 당시 준수한 영업실적을 거두고 있었고 이 사건 행위 외에 별다른 업무상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굳이 사직을 강요하거나 착오를 유발하여 원고를 해고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