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29. 선고 2024구합8263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8. 6. 원고와 C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C은 2009. 6. 1. 원고에 입사하였고 2023. 1. 10.경부터 마케팅혁신본부 마케팅기획부분 책임차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3. 12. 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C에 대하여 해고를 의결하였고, 2023. 12. 5. 이를 C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하고, 개별 징계사유를 가리켜 ‘제1 내지 4 징계사유’라고 한다).

다.

C은 2024. 2. 13.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11.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하자가 없고, 제1, 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제3, 4 징계사유만 인정되는데,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취소하는 판정을 하였다(G).

라.

원고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4. 5.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8. 6.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2, 3,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가.

관계 법령

나.

원고의 취업규칙 등: 별지 기재와 같다(을 제7, 8호증).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H의 진술서 등에 비추어 제1 내지 4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C이 H의 원고에 대한 해사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점, C의 비위행위가 장기간 지속되어 왔고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한 점, 그럼에도 C은 자신의 비위행위를 은폐하려고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C 사이의 신뢰관계는 더 이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달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H은 원고의 대표이사인 I과 형제 사이로, 원고의 등기이사이자 총괄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23. 4. 4. 총괄사장에서 해임되었다. J은 2004. 3. 4. 원고에 입사하였고, 2023. 1. 10.경부터 마케팅혁신본부 콘텐츠기획부문 책임이사로서 C의 직속 상사로 근무하였다.

2)

H은 원고 발행주식 약 26%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이하 H이 보유하고 있던 원고 발행주식을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 2022. 12.경 I에게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I이 이를 거절하였다.

3)

H은 2023. 2. 24.경 D과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고, D의 대리인인 K 법무법인은 원고의 주주명부상 이 사건 주식의 주주 명의를 H에서 D로 변경하는 명의개서를 하는 한편,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D 명의의 근질권을 설정하였다.

4)

D은 2023. 7. 28. K 법무법인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대전지방법원 2023가합204396호로 원고를 상대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민사소송’이라 한다). 당시 D이 제출한 소장에는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가 증거자료로 첨부되어 있었고, 원고는 2023. 8. 24. 위 소장을 송달받음으로써 위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5)

이에 원고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가 외부로 유출되었다고 판단하여 2023. 8. 31.경 법무법인에 의뢰하여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였고, 위 감사 과정에서 C과 J이 사용하던 업무용 노트북 및 이메일에 대한 포렌식, C과 J에 대한 문답 등이 이루어졌다. 감사 결과 중 C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6)

위와 같은 감사 과정에서 C과 J의 출·퇴근시간 등록 시점이 일치할 뿐만 아니라 출·퇴근시간 등록에 사용된 IP 주소가 동일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에 원고는 C과 J의 출퇴근시스템 로그기록을 분석하였고, 분석 결과 C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1,600회 이상(2020년 450회 중 404회, 2021년 464회 중 383회, 2022년 456회 중 340회, 2023년 544회 중 487회) J의 ID를 사용하여 로그인을 한 후 J의 출·퇴근시간을 대리 입력한 사실 등을 확인하였다.

7)

원고는 위와 같은 감사 및 내부 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앞서 본 1. 나.항 기재와 같이 2023. 12. 4. 자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C를 해고하였다.

8)

한편 원고는 위 7)항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영업비밀 유출, 이 사건 민사소송제기에 대한 조력, 겸직금지 위반, 출·퇴근시간 부정 입력, 부사장에 대한 폭언을 징계사유로 하여 J도 함께 해고하였다. J은 원고와 함께 2024. 2. 13.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11. 원고의 J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아 J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G).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6, 10 내지 13, 17, 19, 29 내지 34, 37호증, 을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C은 H이 이 사건 주식의 고가 매도를 위해 원고를 압박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진행 중인 사실뿐만 아니라 H의 위와 같은 계획의 추진을 위하여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가 활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H, J과 공모하여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D에 유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C과 J은 감사 과정에서, J은 2022. 12.경 H의 지시를 받고 종합유선방송사업 재허가신청서 제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원고의 직원인 L에게, H에게 전달할 재허가신청서 및 부속서류 인쇄본을 추가로 인쇄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 J은 C에게 H의 지시사항이라고 하면서 L으로부터 재허가신청서 및 부속서류 인쇄본을 받아 올 것을 지시하였고, C은 L으로부터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받아 이를 J에게 전달한 사실, J은 C으로부터 받은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H에게 전달한 사실을 모두 인정하였다.

(2)

H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기재한 진술서(갑 제4호증)를 작성하였는데, 그 진술서 기재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3)

실제로 D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C, J, H을 통해 전달받은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증거로 제출하였고, 이는 H의 위 진술서 기재와 부합한다.

(4)

원고가 방송법 제17조 제1항에 따른 재허가신청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제출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 재허가신청서 및 그 부속서류에는 방송법에 따른 허가조건의 위반 및 시정에 관한 사항, 방송사업 운영실적에 관한 사항, 방송시설 배치 및 개요, 사업계획서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경영상의 정보이므로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C이 H, J과 공모하여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외부로 유출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내부 결재 절차 등을 거쳤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나)

따라서 C의 위와 같은 행위는 업무상 비밀 및 기밀을 누설하여 회사에 피해를 입힌 경우로서 원고의 취업규칙 제85조 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2)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C은 H이 이 사건 주식의 고가 매도를 위해 원고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D을 통해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임을 잘 알면서 H의 요청에 따라 D을 대리하는 K 법무법인 측과 소통하면서 이 사건 민사소송의 준비 및 진행에 필요한 원고의 내부 자료를 H이나 D을 대리하는 K 법무법인 측에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앞서 본 것처럼 C은 2022. 12.경 H이 이 사건 주식의 고가 매도를 위해 원고를 압박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는 데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가 활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J, H과 공모하여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D에 유출하였고, H은 2023. 7. 28. D을 통해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증거자료로 첨부하여 제출하였다.

(2)

H이 위 1) 가)의 (2)항 기재와 같이 작성한 진술서(갑 제4호증)에는 아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그 기재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별다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3)

원고의 감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C이 사용하던 업무용 노트북에 대한 포렌식 결과, C은 H이 원고의 총괄사장에서 해임된 2023. 4.경 이후에 당시 자신이 담당하던 업무와 관련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유선방송사업 재허가신청, 방송평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rogram Provider, 이하 ‘PP’라고 한다) 등과 관련된 대량의 자료들을 열람하거나 다운로드하였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특히 D은 이 사건 민사소송을 통하여 원고를 상대로 ‘M, N 사이에 각 체결한 PP 채널계약 관련 일체의 자료’로 PP 채널계약서, 해당 PP에 대한 평가기준, 절차 및 그 평가 결과, PP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기준 등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하였는데, 위와 같이 D이 신청하였던 자료의 내역은 C이 2023. 5.경 PP와 관련하여 열람하였던 자료들, 즉 M과 N의 프로그램 사용료 현황, PP 채널계약, PP별 수신료 지급내역 등에 관한 수십 개의 자료들(갑 제17호증 제8 내지 18면)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이러한 사정들은 앞서 본 H의 진술을 뒷받침한다.

나)

따라서 C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의 분쟁을 야기한 경우로서 원고의 취업규칙 제85조 제8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3)

소결론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제1, 2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므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제3, 4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라.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관련 법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나)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2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들에다가 C이 저지른 비위행위의 위법성 및 비난가능성의 정도, C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와 C 사이의 신뢰관계는 C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판단된다.

(1)

앞서 본 것처럼 제1 내지 4 징계사유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C은 원고의 전 총괄사장의 지위에 있었던 H이 자신이 보유하는 이 사건 주식의 고가 매도라는 사익 추구를 위한 목적 하에 원고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원고의 영업비밀을 확보하거나 이를 토대로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H의 위와 같은 원고에 대한 해사행위에 적극적으로 조력하였다. C은 그와 같은 과정에서 원고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J, H과 공모하여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를 D에 유출하고, H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F, E의 업무를 겸직하였다. 뿐만 아니라 C은 J의 출·퇴근시간을 조작하여 입력하는 등의 부정행위까지 저질렀다. 이와 같은 C의 비위행위는 원고의 이익에 명백하게 반하는 해사행위로서 원고의 건전한 사내질서와 근무기강을 현저히 훼손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무겁고,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비위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 역시 크다.

(3)

더욱이 C은 H의 해사행위에 조력하거나 H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인 F, E의 업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H으로부터 차량을 지원받거나 수고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C이 단순히 직속 상사였던 H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비위행위를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4)

그럼에도 C은 2023. 8. 말경 원고가 C의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감사에 착수하기 직전에 사내메신저와 이메일의 수신, 발신 내역을 삭제하는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하였고, 원고의 내부 조사 과정에서부터 이 사건 재심판정 단계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재허가신청서의 사용 용도나 D의 존재 등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자신의 비위행위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태도로 일관하였다.

나)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이를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있다.

마.

종합

결국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