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0. 30. 선고 2024구합8269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고용노동부장관은 관계 행정기관의 장 또는 공공기관의 장에게 입찰참가업체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시 사업주가 안전 · 보건 교육을 이수하는 등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한 경우 그 실적평가 결과에 따른 가점을 부여하도록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8조 제1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제7호 나목). 이에 따라 피고는 '건설업 사업주 안전 · 보건교육' 과정을 개설 · 운영하고 있고, 교육이 실시된 연도의 다음 연도 2월 말에 건설업체로부터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을 제출받아 평가한 후 그 결과를 확정하여 6월 중에 건설업체 및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통보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실적평가 결과를 조달청 등에 통보함으로써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등에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23. 6. 1.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000대 건설업체에 포함되는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2023. 6. 1.부터 2023. 11. 30.까지 '1,000대 건설업체 산업재해 예방활동실적평가 사업주 교육'(이하 '실적평가 교육'이라 한다)을 실시할 예정임을 알리면서 해당 교육을 신청하여 이수할 것을 통지하였다.

다.

원고 회사에서 실적평가 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한 B(이하 '원고 담당자'라 한다)는 피고가 실적평가 교육과 별개로 사업주에 대해 실시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교육'(이하 '안전보건 교육'이라 한다)을 이수할 경우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착각하여 2023. 7.경 그와 같은 내용을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다.

라.

이에 원고의 대표이사는 2023. 7. 12. 안전보건교육포털<1>에 접속하여 안전보건

교육을 신청하였고, 2023. 7. 19. 안전보건 교육을 이수하였다. 다만 원고의 대표이사는 실적평가 교육은 이수하지 않았다.

마.

피고는 원고의 대표이사가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 제8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제7호, 구 건설업체의 산업재해예방활동 실적 평가기준(2023. 8. 31. 고용노동부고시 제2023-45호로 개정되어 2024.1. 1. 시행되기 전의 것)에 따라 원고의 2023년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평가 중 '교육이수' 부분을 0점으로 평가한 뒤 2024. 6. 24. 실적평가 최종결과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실적평가'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7, 8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3.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이 사건 실적평가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의 이익은 간접적 · 사실적 · 경제적 이익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실적평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조달청은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과정에서 최근 1년간의 실적평가만을 심사하여 가 점을 부여할 뿐이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실적평가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을 말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 · 내용 · 형식 · 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0두4826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관계 규정의 내용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실적평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아래에서 보듯 이 사건 실적평가는 고용노동부장관을 통해 조달청 등에 통보됨으로써 그 실적평가 결과가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절차 및 낙찰자 결정 절차에 반영되게 되고, 그에 따라 원고는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거나 낙찰자로 결정되지 못하는 법률상 불이익을 입게 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실적평가는 원고의 권리 · 의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1)

고용노동부장관은 건설업체의 사업주가 안전 · 보건 교육을 이수하는 등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한 경우 그 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도록 관계 행정기관의 장 또는 공공기관의 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제7호 나목). 그리고 조달청에서 집행하는 시설공사의 입찰에 적용되는 조달청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기준 [별표 3], 조달청에서 집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 공사의 입찰에 적용되는 조달청 공공주택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기준 [별표 2]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할 때 최근 1년간 건설업체의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을 고용노동부장관이 평가한 결과에 따라 0.0점에서 1.0점의 가점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또한 조달청에서 집행하는 시설공사 중 종합심사낙찰제 대상공사의 낙찰자 결정에 적용되는 조달청 공사계약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세부기준 [별표 2], 조달청에서 집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 중 종합심사낙찰제 대상공사의 낙찰자 결정에 적용되는 조달청 공공주택 공사계약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세부기준 [별표 2]도 최근 1년간 고용노동부장관이 실시한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0.40점에서 0.80점 또는 0.60점에서 1.20점의 가점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나아가 원고로 하여금 추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결과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거나 낙찰자로 결정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 때에 비로소 낙찰자 지위 확인의 소 등을 통해 다투게 하는 것보다는 그에 앞서 직접 이 사건 실적평가의 위 법 여부를 다툴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도 부합한다.

다.

소의 이익이 없는지 여부

앞서 본 대로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하거나 낙찰자 결정을 할 때 최근 1년간의 건설업체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평가 결과만 반영되므로, 이 사건 실적평가는 적용 시점(평가 결과가 확정되어 통보된 이후인 2024. 7. 1.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으로부터 1년간 실시되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또는 낙찰자 결정 절차에만 반영되고, 그 이후에 실시되는 절차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건 실적평가의 적용 시점으로부터 1년이 경과하더라도 그 이전에 실시된 절차에서 이 사건 실적평가로 인해 입게 된 불이익(입찰에 참가하지 못하거나 낙찰자로 결정되지 못하는 불이익)은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해당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해 이 사건 실적평가의 취소를 구할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소결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실적평가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 담당자는 안전보건교육포털에 접속하였으나 실적평가 교육을 신청할 수 있는 부분을 찾지 못하여 2023. 7.경 실적평가 교육 담당자인 피고 서울동부지사 C(이하 '피고 담당자'라 한다)에게 안전보건 교육을 이수할 경우 실적평가 교육 이수로 인정되는 지 여부를 문의하였는데, 피고 담당자는 안전보건 교육 이수가 실적평가 교육 이수로 인정된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였고, 이에 원고의 대표이사는 2023. 7. 12. 안전보건 교육을 신청하였다. 이처럼 원고의 대표이사가 피고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하여 안전보건 교육을 신청하여 이수한 이상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하므로, 피고가 2023년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평가 중 '교육 이수' 부분을 0점으로 평가한 것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1)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4두6449 판결 등 참조).

2)

신뢰보호원칙의 적용 요건인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지만, 공적 견해표명이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담당자의 조직상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에 비추어 그 언동의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21. 12.30. 선고 2021두45671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갑 제3호증, 을 제4, 5, 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 서울광역본부는 2023. 6. 30.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2023. 7. 18.과 9. 12. 에 피고 서울남부지사에서 실적평가 교육을 실시할 예정임을 알리면서, 아래와 같이 안전보건교육포털을 통해 실적평가 교육 신청을 하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였다.

2)

피고 서울광역본부는 2023. 7. 18. 실시되는 실적평가 교육에 관한 신청을2023. 6. 9. 00:00부터 2023. 7. 10. 00:00까지 접수받았다.

3)

피고는 2023. 8. 21.에도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2023. 8. 1.부터 2023. 11. 30.까지 실적평가 교육을 실시할 예정임을 안내하였다.

4)

피고 측이 2023. 6. 1.부터 2023. 8. 21.까지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세 차례 발송한 안내문(갑 제3호증, 을 제4호증)에는 실적평가 교육 이수를 안전보건 교육 이수로 갈음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5)

피고 공단에서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평가 업무를 담당한 D은 2023. 9.경 원고 담당자에게 원고의 대표이사가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상태임을 알렸다.

라.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측이 원고 담당자에게 안전보건 교육을 이수할 경우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내용의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거나, 원고 측이 해당 견해 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하여 2023년에 안전보건 교육만을 이수하고 실적평가 교육은 이수하지 않은 데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실적평가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원고의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교육을 이수한 것을 두고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실적평가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 담당자가 2023. 7.경 피고 측에 유선으로 안전보건 교육 이수가 실적평가교육 이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였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통화내역, 원고 회사 내부의 보고 자료 등)가 없다.

2)

설령 원고 담당자가 2023. 7.경 피고 측 직원과 통화하여 안전보건 교육 이수가실적평가 교육 이수로 인정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해당 안내가 공적인 견해 표명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통화 상대방이 피고 내부에서 안전보건 교육 및 실적평가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피고 담당자이거나 그와 유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원고 담당자가 당시 피고 담당자와 통화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즉, 피고 담당자는 원고 담당자와 통화를 한 사실이 없고 안전보건 교육 이수를 실적평가 교육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문의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증언하였고, 원고 담당자 역시 "피고 홈페이지의 관할부서 및 조직도 부분에서 안전보건 교육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확인하여 전화를 하였다. 담당자가 C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통화 상대방이 피고 담당자라고 추측하였을 뿐이고, 피고 담당자와 통화하였는지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고 증언하였으므로, 원고 담당자와 피고 담당자는 서로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3)

피고는 2023. 6. 30.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실적평가 교육 실시 예정임을 알리면서 안전보건교육포털을 통해 실적평가 교육을 신청하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였고, 피고 서울광역본부는 2023. 7. 18. 실시되는 교육에 관한 신청을 2023. 6. 9.부터 접수받고 있는 상태였으므로, 원고 측으로서는 피고의 2023. 6. 30. 자 안내문에 따라 신청하였다면 2023. 7.경 실적평가 교육을 신청할 수 있었다. 또한 피고 측이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발송한 안내문들에는 실적평가 교육 이수를 안전보건 교육 이수로 갈음할 수 있다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원고 측은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교육을 이수한 이후인 2023. 9.경 피고 측으로부터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상태임을 안내받았으므로, 2023. 9.경에라도 안전보건 교육 이수가 실적평가 교육 이수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여 실적평가 교육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 측이 2023. 7.경 피고 측으로부터 안전보건 교육 이수가 실적평가 교육 이수로 인정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뢰하여 실적평가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데에는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문지용 고철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