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9. 11. 선고 2024구합8311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참가인 소속 D 신촌점에서 마트사업팀 총괄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이다. 나. 원고의 휘하에서 근무하던 여성 직원 E는 ‘원고가 2023. 12. 11. 22:30경까지 회식을 한 후 자신과 택시에 동승하여 가던 중, 자신이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사이 강제로 입을 맞추고, 겉옷 및 상의 단추를 푼 후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다’면서 원고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하였다.

다.

참가인은 감사를 실시하여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4. 2. 2.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

라.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3. ‘징계사유도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8. 2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 6호증, 을가 제3, 10, 1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E가 피해를 입은 직후 귀가하여 배우자에게 피해사실을 말하였고, 배우자가 E의 상의 단추가 풀어 헤쳐진 상태의 사진을 촬영한 점, ② 원고가 회식 다음날인 2023. 12. 12. E를 불러내어 전날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지 물어본 점, ③ E가 2023. 12. 15. 원고를 불러내 택시 안에서 가슴을 만지고 입을 맞춘 것에 관하여 사과를 요구하자 원고는 무릎을 꿇고 사과한 점, ④ 원고가 2023. 12. 18. E에게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살려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⑤ 원고의 배우자가 2023. 12. 29. E에게 합의서 및 내부고발 취하서 서식을 전송하였는데, 그 서식에는 ‘성추행 사실에 관하여 사과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던 점 등을 근거로 E의 피해 진술을 신뢰할 수 있다고 보았고, E의 진술을 통해 인정되는 원고의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은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고의가 있는 점, ② E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가 이루어지자 자신의 행위를 전면 부인하여 개전의 정이 없는 점, ③ 성관련 비위행위는 징계양정을 감경할 수 없고, 참가인 및 농협 관계사는 원고와 유사한 비위행위에 관하여 징계해고를 한 사례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 상당 부분은 모두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증거들과 동일하고,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기하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고와 참가인이 이 법원에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특히 강조하거나 새롭게 제기하는 주장들은 모두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원고는 근무시간 종료 후 직장 밖에서 발생한 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사무소 회식 및 그 귀가 과정에서 하급자인 E를 추행한 것이므로, ‘직장 내의 지위 이용’ 및 ‘업무관련성’이 모두 인정되고, 그 행위 자체가 직장 밖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직장 내 성희롱 인정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2)

원고는 E의 진술과 정황증거만으로는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의 피해 진술은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경험칙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부분은 발견할 수 없고, E가 허위의 내용을 지어 원고를 성희롱으로 신고할 동기도 찾기 어렵다. 또한 E는 귀가한 직후 남편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틀 뒤인 2023. 12. 13. 직장에도 피해 사실을 신고하였다. 나아가 E가 피해 사실에 관하여 사과를 요구하자 원고가 무릎을 꿇거나 사과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전제 아래 합의서와 내부고발 취하서 작성을 권유한 점 역시 E의 피해 진술이 거짓이 아님을 뒷받침 한다. 이처럼 신빙성 높은 E의 피해 진술에 의하면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3)

원고는 택시(카니발)의 구조상 뒷자리 가운데 있는 보조의자를 넘어 E의 입을 맞추거나 가슴을 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택시기사는 ‘원고가 E의 안전벨트를 매주기 위해 노력하였고, E가 본인 몸에 구토를 하자 티슈로 토사물을 닦아 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을가 제7호증), 원고가 안전벨트를 매주거나 E 몸에 묻은 토사물을 닦아 주던 도중 E의 가슴 등을 만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참가인의 징계사례에 비추어 직장 내 성희롱을 이유로 징계해고를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의 징계사유는 원고가 하급자인 E가 술에 취해 잠든 틈을 타 입을 맞추거나 가슴을 만졌다는 것이므로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한 점, ② 원고는 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E에게 사과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하다가, 이후 감사가 진행되자 태도를 바꾸어 아무런 반성 없이 변명으로 일관한 점, ③ 오히려 원고는 E를 무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여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자를 상대로 2차 가해까지 시도한 점(갑 제1호증, 다만 원고는 수사관의 권유로 고소를 취하하였다)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다른 징계사례와 비교하여 지나치게 과중하다거나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