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택시회사가 택시영업권과 택시차량을 새로 설립된 협동조합에 모두 양도하고 영업을 종료하면서 택시운전 근로자를 모두 해고한 사안에서, 위 양도계약은 물적 자산의 양도계약이고 협동조합 기본법상 조직변경이나 상법상 영업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동조합의 고용승계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7.2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B, C 사이의 중앙2024부해***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20**.*.**. 설립되어 시흥시에서 1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택시운송사업을 하였던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B, C(이하 ‘참가인 등’이라 한다)는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택시기사로 근무하였고, 모두 E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 한다) 소속 조합원들이다.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가입하였던 노동조합 현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회사는 2023.12.8. ‘경영난으로 더 이상 회사 운영이 어려워 노사 간 협의를 통해 20**.*.**.자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공고문을 사내 게시판에 게시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3.12.27. 영업 종료(사업면허 매각 등)를 이유로 2024.1.31.자로 근로자들을 해고한다는 해고예고통지서를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하였다.
원고는 20**.**.**. 창립총회를 개최한 후, 20**.**.**. 협동조합 설립 신고를 하였고, 20**.**.**. 설립등기를 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4.1.8. 원고에게 택시 영업권(121대) 및 택시 차량(114대)을 양도하는 내용의 자산 양도 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양도계약에는 특약사항으로 원고가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양도계약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운수법’이라 한다) 제14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5조에 따라 택시 영업권(121대) 및 택시 차량(114대)에 대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일반택시) 양도·양수를 신고하였고, 시흥시장은 2024.1.30. 위 신고를 수리하였다. 원고는 2024.2.1. 여객자동차(일반택시) 운송사업 개시 신고를 하였고, 시흥시장은 같은 날 위 신고를 수리하였다.
참가인 등은 이 사건 회사가 행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및 원고의 고용승계 거부(이하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라 한다)가 부당하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4.26. ‘이 사건 회사의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로서 정당하고, 원고에게는 고용승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 등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경기2024부해***).
참가인 등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7.29. ‘이 사건 회사와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양도계약은 그 실질상 협동조합 기본법 제60조의2에서 규정한 조직변경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권리·의무 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으므로, 원고의 고용승계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중앙2024부해***,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4, 7, 11, 13, 18, 19,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양도계약은 협동조합 기본법 제60조의2에서 정한 조직변경 또는 상법상 영업양도가 아니라 특정 자산의 양도에 불과하다. 원고에게는 참가인 등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회사와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양도계약은 원고의 사업 폐지에 따른 자산의 양도·양수가 아니라, 협동조합 기본법 제60조의2에서 정한 조직변경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회사는 2023.11.7.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노사협의에서 경영난으로 인한 영업종료 방침을 밝혔는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② 이 사건 회사의 임직원 및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간부 등이 원고의 창립을 주도하고 임원으로 선출되었다. ③ 이 사건 회사는 원고 설립에 필요한 경비를 실질적으로 부담하였다. ④ 원고의 설립등기 당시 주사무소 소재지는 이 사건 회사 본점 소재지와 동일하였다. ⑤ 이 사건 회사는 2023.12.14. 원고에게 택시 영업권(121대) 및 택시 차량(114대)을 대금 9,982,500,000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24.1.8. 영업권 양도대금을 7,320,500,000원으로 변경하고 택시 차량은 무상 지급하기로 계약을 변경하였다. 아울러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게 양도대금을 5년의 범위 내에서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초심판정 당시 약 66억 원(부가가치세 포함)의 미지급대금이 남아있었다. 이는 이 사건 회사가 실제로 택시운송사업을 계속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다름없다. ⑥ 이 사건 양도계약에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채무와 고용관계를 승계하지 않도록 정한 것은, 이 사건 회사의 권리·의무 관계의 승계를 회피할 의도로 보인다. ⑦ 이 사건 분회는 이 사건 회사에 영업 종료 관련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협의 내용을 공개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는 응하지 않았다. ⑧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이자 1인 주주인 K가 이 사건 회사의 영업종료와 이 사건 양도계약에 이의하지 않은 이상 협동조합으로의 조직변경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회사가 원고로 조직변경됨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권리·의무 관계는 원고에게 포괄 승계되었으므로, 이 사건 회사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당사자 적격이 없다.
이 사건 회사의 권리·의무 관계는 원고에게 포괄승계되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관련 규정 및 법리
협동조합 기본법 제60조의2 제1항 전문은 ‘상법에 따라 설립된 주식회사 등 영리법인은 소속 구성원 전원의 동의에 따른 총회의 결의(총회가 구성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소속 구성원 전원의 동의를 말한다)로 이 법에 따른 협동조합으로 그 조직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 총회의 결의에서는 조직이 변경되는 협동조합에 대한 정관, 출자금, 그 밖에 협동조합으로의 조직변경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야 하고(제2항), 협동조합으로 조직변경이 된 경우 기존의 법인과 조직이 변경된 협동조합은 권리·의무 관계에서는 같은 법인으로 본다(제1항 후문).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바,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다(대법원 2002.3.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5, 6호증, 을나 제1, 2, 5, 8, 9, 11, 12, 14, 16, 17, 21 내지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양도계약은 물적자산의 양수도계약에 해당하고,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른 조직변경이나 상법상 영업양도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참가인 등 사이의 고용관계를 승계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양도계약의 계약서는 ‘자산 양도·양수 계약서’라는 제목하에, 별첨 자산목록상의 자산인 영업용 택시 영업권(121대) 및 영업용 택시 차량(114대) 등을 양도·양수하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또한, 위 계약서 제12조는 특약사항으로 ‘원고와 이 사건 회사는 조직형태와 운영방법 및 설립취지와 목적이 다르므로 원고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동의하고 가입을 희망하는 이 사건 회사의 운수종사자에 한하여 원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단,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하고 원고로 신규 가입하는 절차로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양도계약은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영업권 및 택시차량 등 물적 자산만을 양도하는 계약으로 해석되고, 이 사건 회사의 권리·의무를 원고가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협동조합 기본법상 조직변경 또는 이 사건 회사의 인적·물적 조직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원고에게 이전하는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데(대법원 1995.2.10. 선고 94다1660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양도계약의 동기와 경위 및 목적 등 아래 2) 이하의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위 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회사의 영업조직과 원고의 영업조직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J와 K는 부부이고, K는 이 사건 회사의 모든 주식을 소유한 1인 주주이며, J는 이 사건 회사의 경영을 전담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의 설립 당시 임원은 이 사건 회사의 종전 부사장 L, 배차부장 M, 교섭대표노동조합 위원장 G, 부위원장 N, 이 사건 분회 조합원 O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회사가 경영난으로 택시운송사업을 종료하면서 소속 임직원 및 운수종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원고를 설립하여 영업권을 양수한 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③ 반면, 종래 이 사건 회사의 영업조직의 핵심이었던 J와 K가 원고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볼 자료가 없고, 이 사건 회사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른 양도대금을 분할하여 지급받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J와 K가 원고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④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영업권 등을 양도한 후에도 별도로 법인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양도계약이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른 조직변경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회사는 협동조합으로 조직변경하는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를 한 사실이 없고, K가 공동대표이사의 지위에서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조직변경에 명시적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회사를 협동조합으로 변경하는 데 동의하였다고 의제할 수 없다. 나아가 K가 원고의 정관, 출자금, 그 밖에 협동조합으로의 조직변경에 필요한 사항을 직접 정하였다거나 동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회사가 채무 변제와 고용 의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자산 양도의 외형을 갖추어 실제로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원고로 조직변경을 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양도계약 체결 당시 긴박한 경영상 위험으로 택시운송사업의 지속·유지가 어려워 영업을 종료한 것으로 보이고, 채무 및 고용을 회피하여 영업을 계속할 목적으로 조직변경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재심판정을 위하여 공인회계사 자문단에 의견을 구한 결과, 이 사건 회사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손익구조가 매우 악화되어 손실이 누적되고 있었고, 단기지급능력과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하여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부도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②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들이 제기한 임금 지급청구 소송에서 패소하였으나,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을나 제9호증 12면 참조), 달리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들 또는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면탈하려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③ 원고 이사장 L는 2024.1.6. 참가인 등을 포함하여 이 사건 회사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원고 조합원 가입을 안내하였고, 교섭대표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이 사건 분회 소속 조합원들 역시 원고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 또한, 원고는 초심판정 심문회의 당시 ‘참가인 등이 조합원 가입을 희망하면 얼마든지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부족한 출자금은 협동조합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진술하였다. ④ 따라서 이 사건 회사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결탁하여 이 사건 분회 또는 참가인 등을 근로계약관계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원고를 설립하고 조직변경을 진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택시운송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주사무소와 차고지 등을 사용하였고,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설립경비를 대여하였으며, 이 사건 양도계약에 원고에게 다소 유리한 사항이 있는 점은 인정되나, 이는 경영난으로 영업을 신속히 종료하려는 이 사건 회사와 자력 없이 영업권을 인수하려는 원고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져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회사가 원고로 조직을 변경하였다거나 영업을 양도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여객운수법 시행규칙 제35조제1항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양도·양수는 해당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전부를 그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시흥시장은 원고의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일반택시) 전부 양도·양수 신고를 수리하였다. 그러나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양도·양수 신고 수리는 양도인과 양수인의 공법상 지위를 설정하는 것일 뿐이고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사법상 권리·의무를 창설하는 것이 아니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양도계약에서 정하지 않은 고용승계의무와 같은 사법상 의무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