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8. 22. 선고 2024구합8455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4. 24. 원고에게 한 견책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3. 12. 16. 지방행정서기보로 임용되어 2019. 10. 21. 행정주사보로 승진하였고, 2022. 8. 12.부터 광주전파관리소 B과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휴직 중인 공무원이다.

나.

피고는 2024. 4. 24. '원고가 2023. 3.경 광주전파관리소에 같이 근무하고 있던 ○○○(이하 '신고인'이라 한다)에게 고백한 후 신고인의 거절 의사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연락을 시도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견책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는 신고인에게 성적 언동 또는 요구를 하거나 사적인 만남을 강요한 사실이 없고,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

2)

설령 처분사유가 존재하더라도, 이 사건과 같이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정상을 참작하여 견책의 경우 불문경고로 감경을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과중하다.

나.

처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대법원 2018. 4.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원고와 신고인은 2020. 8.경부터 2022. 8.경까지 광주전파관리소 C과에서 함께 근무하였고, 2023. 3.경부터 2023. 6.경까지 광주전파관리소 B과에서 함께 근무하였다. 원고와 신고인은 2023년 당시 모두 기혼자였다.

나)

원고는 신고인에게 사내메신저로 2023. 3. 28. '저도 주사님을 누나라고 부르면 어떨지 상상해보았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같은 달 31. '주무관님에 대한 평소 좋은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에 대하여 신고인은 원고에게 '나늙었어, 젊고 예쁜 여자 많은데'라고 답하였다.

다)

원고는 2023. 4. 6. 신고인에게 점심시간에 식사나 커피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가 거절당하자 '마음이 심란하네요'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신고인은 원고에게 '주무관님 지난번에 했던 이야기는 안했으면 좋겠네요'라고 답하였다. 원고는 2023. 4. 7. 사내메신저로 '제가 드릴 말씀은 지난 번 제 감정선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없던 일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해해주실 거라 생각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신고인이 '알겠어요'라고 답하였다.

라)

원고는 2023. 4. 19. 신고인에게 문자로 '주무관님 혹시 저를 왜 카톡 차단하였을까요? 혹시 지난 번 일 때문인가요? 그 때 일이라면 다 이해하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인은 원고에게 업무 외 연락은 하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마)

원고가 2023. 4. 27. 문자로 '주사님 아직 마음이 안 풀리셨을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인은 원고에게 연락하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바)

신고인은 2024. 2. 15. 광주전파관리소장에게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조사를 신청하였는데,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는 2024. 3. 18.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인정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 및 분리 조치 요구 등을 의결하였다.

사)

전남나주경찰서는 2024. 7. 9. 원고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 판단

피고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구체적인 유형으로 '성희롱 등 성 관련 비위'와 '기타 항목'을 처분사유로 삼았다고 주장하나,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의 비위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의결 요구를 하였고, 피고도 원고의 비위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위에서 본 사실과 증거, 갑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언동이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 해당한다거나,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

가)

원고가 신고인에게 사내메신저로 2023. 3. 28. '저도 주사님을 누나라고 부르면 어떨지 상상해보았다'는 메시지를, 2023. 3. 31. '주무관님에 대한 평소 좋은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는 메시지를 각 보내어 호감을 표현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고의 언동이 직접적으로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원고가 신고인에게 호감을 표현하며 고백한 이후인 2023. 4. 6. 및 같은 달 7., 19., 27.에도 신고인에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연락을 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 내용은 대체로 원고가 신고인에게 이전과 같은 관계회복을 요구하거나 안부를 묻는 내용이다. 원고와 신고인이 모두 기혼자라는 점, 원고의 고백에 대하여 신고인이 거절한 이후에도 연락이 계속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언동은 신고인이 충분히 불쾌감을 느낄 수 있을 만한 부적절한 행동으로 보이기는 하나, 더 나아가 신고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 으로 보인다.

다)

원고와 신고인은 모두 7급으로 직급이 동일하고, 오히려 신고인이 원고보다입사일 및 승진일이 앞서는 원고의 선배였는바, 원고가 신고인에 비하여 업무상 우월한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와 신고인은 원고가 2023. 3.경 고백하기 전까지 서로 선물을 주고받거나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원고와 신고인의 관계를 고려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언동으로 신고인이 성적인 굴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민(재판장) 이도훈 전민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