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23. 10. 1. 근로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원고에 입사하였고, 개발 및 개발인력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2024. 3. 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로부터 2023. 12. 31. 자로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7.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원고는 사직 협상 결렬 후 참가인을 해고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업무 복귀를 계속 요청하였음에도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이 주장하는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4. 6.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8. 19. ‘원고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에게 일방적으로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12. 31.자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면서,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해고 다음날부터 2024. 1. 21.까지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포함한 11,231,870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대표이사 E은 2023. 12. 20.경 참가인에게 1개월분 급여 지급을 조건으로 하여 근로계약 합의해지를 제안하였고, 참가인이 이에 동의함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구두로 합의해지되었다. 다만, 참가인이 퇴직한 이후인 2024. 1. 9.경 갑자기 근로계약 합의해지의 조건으로 2개월분 급여 지급을 요청하면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합의해지가 결렬되었고, 이에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업무복귀를 명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고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2024. 1. 19. 참가인에 대하여 업무복귀 명령을 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였으므로, 참가인에게는 더 이상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이익이 없다.<각주1>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의 대표이사 E은 2023. 12. 20. 참가인과 면담을 하며 참가인에게 사직권고를 하였다.
원고의 경영기획 이사 F은 2023. 12. 22. 참가인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화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3. 12. 27. 마지막으로 출근하여 원고의 개발팀 저녁회식에 참가하였고, 당시 동료 직원들에게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12월까지만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참가인은 그다음 날부터 2일간 휴가를 사용하였고, 2024. 1. 2.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24. 1. 4. F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화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4. 1. 9. F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화를 하였다. 냥 정리를 할게요.
참가인은 2024. 1. 1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 통보를 철회하고 원직복직 조치를 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같은 달 18. 위 내용증명을 송달받았다.
원고는 2024. 1. 19.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해고 통보를 한 사실이 없고, 참가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2024. 1. 2.부터 현재까지 무단결근을 하고 있으므로 2024. 1. 22.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4. 2. 14.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4. 3. 11. 참가인에게 위 8)항 기재 2024. 2. 14. 자 내용증명과 동일한 내용의 내용증명을 재차 발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3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존부 및 해고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근로관계의 종료원인이 해고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사용자가 합의해지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해당 근로관계의 종료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서울고등법원 2018. 5. 4. 선고 2017누84329 판결 참조).
계약이 합의해제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바, 이와 같은 합의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므로,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 그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합의해제가 성립된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4304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대표이사 E은 2023. 12. 20. 참가인에게 구두로 12월 말까지 업무를 정리하라는 취지로 통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은 E과의 면담 이후 원고의 경영기획 이사인 F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면서 근로계약을 종료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되는 금원의 액수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1개월분의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원고 측의 의견과 2개월분의 임금을 요구하는 참가인의 의견이 대립하였고, 결국 위와 같은 의견 차이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협의가 결렬되었다. 이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의 종료에 대한 잠정적인 합의를 넘어 근로관계를 종료하기 위한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완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권고사직의 방식으로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는 것에 대하여 종국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달리 참가인이 원고에게 자발적으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오히려 F이 2023. 12. 22. 참가인에게 연락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참가인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해고를 한 후에 사직서를 강제로 쓰라고 하는 것은 위법이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발하였다.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F과의 2024. 1. 4. 및 같은 달 9. 통화에서도 ‘노동부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거나 ‘원고의 대표이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나가라고 한 것이다.’는 취지로 원고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에 대한 불만을 일관되게 표시하였고, 2024. 1. 15. 원고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발송함으로써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부당해고 통보를 철회하고 원직복직 조치를 할 것을 재차 분명하게 요구하였다.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종료하기 위한 조건, 특히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대가로 원고로부터 추가로 지급받기로 한 위로금 명목의 금원에 관하여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황에서 선뜻 사직권고에 확정적으로 동의하였다거나 자발적으로 퇴사를 하였다는 것은 사회일반의 상식에 비추어 보더라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참가인이 E과의 면담 이후인 2023. 12. 27. 개발팀 회식에 참석하여 동료 직원들에게 퇴사 사실을 직접 밝혔다는 점만으로 참가인이 E의 사직권고에 아무런 이의 없이 동의하였다거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 합의해지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 그런데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이 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였고, 그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제이익의 소멸 여부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2024. 1. 19. 참가인에게 2024. 1. 22.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참가인이 이에 응하지 않자 2024. 2. 14. 및 같은 해 3. 11. 재차 참가인에게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3차례에 걸친 각 내용증명을 통해 참가인에게 한 복직명령은 일관되게 ‘원고는 참가인에게 해고를 통보한 사실이 없음에도 참가인이 2024. 1. 2.부터 무단결근을 하고 있으므로 원직복직을 명한다.’는 것이다.
반면 참가인이 이 사건 구제신청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목적은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함을 인정하면서,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에게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참가인이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으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통지한 위와 같은 복직명령에는 해고 시부터 복직 시까지의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실제로 참가인에게 이를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이처럼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해고 사실을 부인하면서 참가인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이상, 원고의 복직명령에 의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구제신청의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에게는 여전히 구제이익이 존재한다.
따라서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각주1) 이는 원고가 변론종결 이후인 2025. 4. 18. 자 참고서면을 통해 주장한 내용이나, 위 주장에 대하여도 함께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