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9. 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주식회사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3. 11. 13.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D은행 PG업그레이드 프로젝트(이하 '이 사건 프로젝트'라 한다)의 서비스 기획자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2024. 3. 18.자 해고를 당하였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4. 5. 20. 참가인의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9. 12.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프로젝트 철수로 인한 퇴사로 종료된 것이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4호증의 1,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과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 퇴사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 참가인이 이 사건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프로젝트에 원고를 투입하겠다고 하기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참가인은 2024. 3. 18. 돌연 원고에게 퇴사 결정을 통보하였는바,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서면으로 통보되지도 않아 부당해고이므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7, 9, 11, 12, 14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3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2024. 3. 18. 원고에게 한 통보는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참가인이 위 해고를 하면서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원고가 2024. 2. 6. 참가인과 통화하면서 자진퇴사 의사를 밝혔고, 다만 인도적 차원에서 참가인이 원고를 투입할 다른 프로젝트를 모색하되, 만약 투입이 어렵다면 원고가 2024. 2. 6.자로 자진퇴사 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여 참가인의 2024. 3. 18.자 통보를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2024. 2. 6. 참가인에게 자진퇴사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제출된 위 날짜 녹취록(갑 제3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이 사건 프로젝트에서의 고충을 토로하는 원고에게 “본인이 명예훼손이나 고소를 하지 않았으면 싸워볼 만했다. 그게 없었으면 내가 가서 '일 똑바로 나오고 무슨 문제 있냐? 대신해서 전부 보고서 써주고 그랬는데'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불리한 입장을 만들었다. 본인이 열 받아서 한 거 내가 이해는 한다. 내가 봤을 때 A님(원고)은 지금 다른 사업권으로 전환, 다른 작업으로 들어가는 쪽으로 전환하는 게 맞을 것 같고 지금 이 상황으로서는 더 이상 여기서 근무했다간 피본다. 오늘 그냥 마무리 짓고 다른 쪽으로 업무 직군 전환하는 게 맞다. 고소나 명예훼손 싹 다 취소하고 저녁 회식에서 밥 먹으면서 A님 어느 쪽으로 배치해야 될지 조금 고민 해 보자. 3월에 E 쪽이 있는데 그 쪽에 갈지 아니면 지금 어디로 갈지 고민해 봐야 한다.”라고 말하였고, 다음 날인 2024. 2. 7.에도 원고에게 “저희 내부 기획 들어간게 투입될 가능성이 높고, 그 다음에 E 쪽 들어갈지 고민을 해봐야 된다. 혹시 부산<각주1>에 숙식을 제공해 드릴 테니까 장기적으로 있는 것도 괜찮겠냐.”고 말한 사실(갑 제4호증)이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참가인이 먼저 원고에게 이 사건 프로젝트에서의 철수와 동시에 다른 프로젝트 투입을 제시하였고, 2024. 2. 6. 이후로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관계 지속을 전제로 원고의 다른 프로젝트 투입 등을 논의하였다.
참가인 대표이사는 2024. 2. 7. 이 사건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해서 “저는 A님이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복하여 말하기도 하였는바(갑 제15호증의 12), 원고가 업무 성과 미흡 등 다수의 문제를 야기한 끝에 2024. 2. 6. 이 사건 프로젝트에서 철수 및 퇴사 의사를 밝혔다는 참가인의 주장과 배치된다.
참가인은 2024. 2. 14.자 정직 처리에 관한 대화가 원고와 참가인 사이 퇴사 합의의 존재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날짜 녹취록(갑 제5호증)에 의하면, 참가인 대표이사가 “E 들어가는 프로젝트가 빨라도 3월 20일이 정도 될 것 같다. 일단 저희가 정직 처리를 하고 3월 20일에 투입해도 괜찮겠나.”고 말하자, 원고가 정직 처리에 관하여 곤란함을 표시하며 정규직으로 되어 있는데 정직 처리가 가능하냐고 물은 사실, 대표이사가 된다고 말하며 “만약 이게 힘들면 그냥 다른 쪽에 일하겠다고 하면 그날 이후로 퇴사 처리하고 다른 데 일하셔도 된다.”고 말하자, 원고가 이번 달 마이너스 통장을 연장해야 해서 갑자기 퇴사할 수는 없다고 하며 정직이 아닌 휴직 처리로는 안 되냐고 물은 사실, 대표이사가 “안 된다. 원래 퇴사가 맞는데, 일단은 막아 놓은 상황이다.”라고 답변하였고, 원고의 재고 요청에 대해서도 “업무, 직군 배치를 하면 원래대로라면 회사 내부에서 퇴직사유여서 노무법인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원고의 경우) 사정이 딱하니 내부 회의해서 알려주겠다고 이야기를 해 놓았다. 투입 일정은 3월 20일부터 4월 8일 사이 결정되고, 그 때까지는 정직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하여 결국 원고는 2024. 2. 6. 이후 2024. 3. 18.까지 무급으로 대기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과 프로젝트 투입 일정 등에 관하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직 처리에 관한 안내를 받고 휴직 처리는 불가능한지 등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당분간 원고를 배치할 프로젝트 자체가 없으므로 정직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는 참가인의 완강한 태도에 어쩔 수 없이 정직 처리를 수긍한 것으로 보일 뿐, 참가인 주장처럼 당사자 간 퇴사 합의가 존재하였기 때문에 참가인의 정직 처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은 IT업계 관행상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 근로관계 역시 종료된다는 묵시적인 조건이 계약에 포함되므로 원고가 이 사건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면서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었다고도 주장하나,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프로젝트에 관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계약 업무로 하는 프리랜서 고용계약이 아닌,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위와 같은 묵시적인 조건이 근로계약 내용에 포함되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 오히려 앞서 본 것처럼 참가인은 원고의 이 사건 프로젝트에서의 철수를 결정하면서 동시에 다른 프로젝트로의 투입 등을 제시하고 논의하였다. 나아가 참가인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2024. 2. 14. “원고의 경우 다른 경우와 달리 퇴직 처리를 하지 않기로 노무법인에 이야기 해놓았다.”고 하고, 2024. 3. 18. “본인이 일단 먼저 퇴직을 했어야 되는데 내가 살려주고 기회를 줬다.”고 하며, “원래라면 이미 퇴직 처리해야 되는 부분도 정직으로 재고까지 하면서도 투입 진행하고자 노력했으나 결과가 퇴직으로 결정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그 주장에 따른 기존 다른 직원들에 대한 처리와는 달리, 원고와의 근로관계는 지속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퇴사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데, 참가인 대표이사가 2024. 3. 18. 원고에게 “회의를 진행한 결과 정직된 상태에서 그냥 그대로 퇴사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말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는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
소결
참가인이 원고에게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에도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보는 이상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별지]
각주1) 원고의 근로계약서(갑 제1호증)에는 참가인의 주소가 서울 강남구와 부산시 부산진구 F, 7층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후자는 참가인의 본점 소재지이다. 한편 근로계약서상 원고의 근로장소는 ‘사업장 및 회사가 지정하는 곳’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