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9. 2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징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4,000명을 사용하여 자동차 부품 제조 및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4. 1. 원고에 입사하여 화성시D 소재 E연구소(이하 '이 사건 연구소'라 한다)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24. 2. 26. 참가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이유로, 원고의 일반/연구직 취업규칙 제4조, 제20조 제11호, 일반/연구직 인사관리규정 제30조, 제31조에 근거하여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F로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20.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으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24.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임을 인정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20호증, 을가 제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징계양정은 적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고, 징계양정도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이 사건 연구소 전동화연구지원팀에서 책임연구원의 직책으로 총무및 예산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다.
원고는 2020. 9. 1.부터 2021. 3. 31.까지 한정적으로 특정 근로자 등에게 심야교통비를 지원하기 위해 심야시간 퇴근인력 교통비 지원제도(이하 '심야교통비 지원제도'라 한다)를 운영하였다.
심야교통비 지원제도는 2021. 4. 이후 종료되었고, 참가인은 2021. 5. 4. 이 사건 연구소 직원들에게 심야교통비 지원제도가 종료되었다는 사실을 이메일로 공지하였다.
참가인은 2022. 4. 29. 경영분석팀에 '(추가예산) E연구소 심야 퇴근인력 교통비(22년 4월) 정산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경상예산집행 품의서'를 상신하였다. 위 품의서에는 '1. 2022. 4월 심야교통비 지원 대장.xlsx, 2. 심야교통비 지원신청서 및 영수증.pdf, 3. E연구소 심야시간 퇴근인력 지원기준 확대운영(결재본).pptx' 파일이 각 첨부되어 있었다(이하 위 "3. E연구소 심야시간 퇴근인력 지원기준 확대운영(결재본).pptx" 파일을 '문제 파일'이라 한다).
문제 파일 표지에는 아래와 같이 본부장 및 대표이사<각주1>가 결재한 것과 같은 외관이 있는데, 이는 실제로 본부장 및 대표이사가 결재한 것이 아니라, 2021. 4. 이미 종료된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최초 품의서 첫 장(갑 제8호증 참조)만을 도용하여 마치 본부장 및 대표이사가 결재한 것과 같은 외관을 작출한 전자문서이다.
참가인은 2022. 4.부터 2023. 12.까지 총 17회에 걸쳐 문제 파일을 이용하여 경상예산집행 품의를 상신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연구소 직원들에게 심야교통비 약 977,550원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연구소의 I 팀장은 이미 종료된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재시행이나 변경 여부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지원실장및 본부장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위와 같이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재시행 여부가 문제된 이후, 참가인은 2023.12. 22. '화성연구소 심야시간 퇴근인력 교통비 및 숙박비 지원제도 종료'안을 기획하여 I 팀장에게 상신하였다. I 팀장은 '원고 비즈니스지원팀의 지침에 따라 처리 예정'이라며 이를 기각하였다.
I 팀장의 위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2023. 12. 28. 임의로 이 사건 연구소 직원들에게 '2023. 11. 심야교통비 지원제도를 종료하라는 본부장 지시사항이전달되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의 위 각 행위 등을 이 사건 징계사유로 하여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갑 제21 내지 23, 30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원고의 일반/연구직 취업규칙 제4조는 '직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본 규칙을 성실히 준수하고 업무의 효율화 및 회사의 건전한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0조 제11호는 '기타 본규칙 또는 상사의 지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의 일반/연구직 인사관리규정 제30조 제1호는'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거나 명예를 실추시킨 자', 제9호는 '직장질서를 현저히 문란하게 한 자', 제10호는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직무에 태만하였을 때', 제12호는 '상사의 정당한 지시를 위해 하였을 때', 제13호는 '기타 회사의 제반 규정을 위반한 자'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의 본부장 및 대표이사의 승낙 없이 그 명의로 작성된 최초 품의서 표지를 이용하여 마치 본부장 및 대표이사가 심야교통비 지원제도 재시행에 관하여 결재한 것과 같은 외관을 가진 허위 전자문서(문제 파일)를 제작 · 행사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예정되지 않은 지출을 하게 하였다. 또한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상급자인 I 팀장의 기각결정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심야교통비 지원제도 종료에 관한 본부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이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원고의 일반/연구직 인사관리규정 제30조 제1, 8, 9, 11, 12호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신의성실 원칙 및 복무규율에 반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참가인은 이에 대하여 '심야교통비 지원제도가 실제로 재시행되었고, 참가인은 전임팀장이 전달한 문제 파일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을 뿐 문제 파일을 위작한 것이 아니며, 비용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소속 팀장과 실장의 결재를 받았다'며 징계사유가 부존재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연구소 직원들에게 직접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종료사실을 통보하였는바,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종료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의 조사 과정에서 참가인이 스스로 문제 파일의 표지(과거 대표이사가 결재한 표지)를 붙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갑 제37호증의2 제27 내지 30면, 갑 제38호증의2 제2 내지 6면 참조).
심야교통비 지원제도가 재시행된 적도 없다. 피고가 제출하는 전임팀장과의 대화 내용(을가 제3호증)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전임팀장은 불분명한 과거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 심야교통비 지원제도가 재시행되었는지 여부나, 문제 파일이 원고 비즈니스지원팀과의 협의 하에 작성된 것인지 여부에 대해 명확히 하고 있지 않다. 더욱이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재시행 여부는 전임팀장이나 비즈니스 지원팀장 간의 협의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이는 참가인 스스로 작성한 문제 파일의 결재 계통(본부장 및 대표이사 포함)만 보아도 명확하다.
전임팀장이 참가인에게 문제 파일을 전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어떠한 자료도 없다. 오히려 전임팀장이었던 J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참가인에게 전달한 문서(파일)는 결재본이 아니고 내용도 다르며, 문제 파일은 처음 보는 문서'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설령 참가인의 주장대로 참가인이 전임팀장으로부터 문제 파일을 전달받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문제 파일을 첨부하여 '경상예산집행 품의서'를 상신한 시기는 전임팀장이 이 사건 연구소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한 날로부터 약 4개월이 경과한 이후이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적어도 문제 파일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는지, 심야교통비 지원제도가 실제로 본부장 및 대표이사의 승인 하에 재시행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시 확인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고 문제 파일을 첨부하여 예산집행 품의서를 작성 및 상신하는 것은 신의성실에 따른 업무 수행이라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이 경상예산집행 품의에 관하여 여러차례 I 팀장과 실장의 결재를 받았다는 사실도 참가인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I 팀장과 실장은 문제 파일이 위조된 파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를 결제하였는 바, 위 각 사람들은 비위행위(위작된 파일 행사)의 상대방 내지는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이용된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참가인은 심야교통비 지원제도 종료 메일 발송행위와 관련하여서는, '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I 팀장과 협의 하에 발송하였을 뿐이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과 I 팀장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I 팀장은 참가인의 기획안을 기각하며 그 이유('원고 비즈니스지원팀의 지침에 따라 처리 예정')를 명확히 기재하였는바, 참가인이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임의로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종료메일을 발송한 것은 상사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한 행위에 해당하고, 이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참가인이 그 비위행위로 직접 경제적 이익을 얻지는 않은 점, 참가인의 비위 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된 손해도 약 90만 원 가량으로 비교적 크다고 할 수 없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사정들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가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문제 파일을 마치 본부장 및 대표이사가 결재를 한 것처럼 외관을 작출하고, 이를 이용하여 경상예산집행 품의를 상신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연구소 직원들에게 심야교통비를 지급하도록 하였다는 것으로, 형사상 범죄에도 해당할 여지가 있는 중대한 비위행위이다. 원고는 이로 인해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로 하여금 대표이사 명의의 전자기록이 위작될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원고 내부 전자기록 또는 문서의 공신력이 저하되고, 보고체계 및 업무효율에 악영향을 받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되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연구소에서 예산을 품의하고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고, 책임연구원으로서 비교적 높은 직급에 있으므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 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책무가 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예산책임자의 지위에 있음을 기화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질렀는바, 그 비난가능성도 적지 않다.
참가인의 고의 내지 주의의무 위반 정도에 관하여 본다. 참가인은 조사 과정에서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경미한 부분은 실장이나 책임자급에서 결제를 해도 된다고 생각을 했고, 별도의 품의 말고 경상 예산 품의를 써서 집행하면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문제 파일의 표지를 사용하고 내용을 바꾸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37호증의2 제27 내지 30면, 갑 제38호증의2 제2 내지 5면 참조). 위와 같은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심야교통비 지원제도 최초 품의서첫 장을 무단도용하여 마치 본부장 및 대표이사가 결재한 것과 같은 외관을 작출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인다. 설령 참가인이 심야교통비 지원제도가 재 시행 되었다고 착각한 것이라 하더라도, 심야교통비 지원제도의 재시행 여부에 관하여 필요한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고, 본부장 및 대표이사의 결재가 있는 표지를 임의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적어도 중과실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징계의 양정이 과중하다는 사정 중 하나로 '참가인이 1년 7개월여의 기간 동안 17회나 결재를 상신하여 담당 팀장 등에 의해 결재가 이루어진 점'을 들고 있다. 살피건대, 문제 파일의 외관이 다소 부실함에도[최초경상예산집행 품의일자(2022. 4. 29.)와 문제 파일의 결재일자(2020. 8. 12.부터 2020. 8. 14.까지)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 경상예상집행에 관하여 장기간 결재가 이루어진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참가인이 적극적으로 문제 파일을 위작하여 예산집행품의를 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원고가 이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신속하게 중단시키기 용이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특히 참가인의 상급자인 I 팀장은 당시 인사발령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에 익숙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보고체계에 대한 신뢰 회복과 같은 유형의 비위행위 재발 방지 등을 위한 중징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관한 원고의 징계재량권도 가급적 존중되어야 한다. 참가인 비위행위의 내용이나 전후사정에 비추어 볼 때, 경징계만으로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가인이 이 사건 징계로 인하여 받는 불이익이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원고의 이익보다 결코 중하다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비위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와 근접한 2022년경 한 차례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도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각주1) 본부장에는 '전무 G', 대표이사에는 '사장 H'이 기재되어 있다. 이하 '본부장 및 대표이사'라고만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