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9. 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10,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학교법인으로, 원고 산하 D대학교E교정(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에 F학생군사교육단(이하 '이 사건 학군단'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육군본부는 2021. 1. 14. 원고의 추천 의뢰를 받아 이 사건 학군단의 예비역 교관 신규임용후보자 추천계획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하였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추천대상자로 선발되어 2021. 3. 1. 이 사건 대학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고와 위 근로계약서의 내용 중 계약기간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하여 재임용평가를 실시하여 평가점수가 70점 이상인 경우에만 재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재임용평가기준을 두고 있었는데, 참가인은 2022. 1. 7. 재임용평가에서 88점을 받아 2022. 3. 1. 1차 재임용계약(계약기간 2022. 3. 1.부터 2023. 2. 28.까지)을 체결하였고, 2022. 12. 22. 재임용평가에서 84점을 받아 2023. 3. 1. 2차 재임용계약(계약기간 2023. 3. 1.부터 2024. 2. 24.까지)을 체결하였다.<1>
참가인은 2023. 12. 5. 재임용평가에서 55점을 받았고, 원고는 2024. 1. 29. 참가인에게 '재임용평가 기준점수 미달에 따라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024. 2. 29. 자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만료 통지'라 한다).
참가인은 2024. 4. 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계약만료 통지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28.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고,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을 원직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G).
원고는 2024. 7. 8.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3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 내지 14, 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관계 법령 및 규정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참가인에게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지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에 해당하는데, ② 원고는 학생 군사교육단 규정 제5조 제3항 제4호 및 제13조 제2항에서 정한 갱신거절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③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사건 대학교 총장 H과 이 사건 학군단 단장 I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참가인에 대하여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하였는바, 이 사건 계약 만료 통지에는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비록 원고가 취업규칙, 교직원복무규정, 직원인사규정에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절차나 기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는 하나, 앞서 인정한 다음의 사실들, 즉 ① 이 사건 공고의 '계약기간' 항목에는 '최초 1년 계약 후 최장 10년을 초과하기 전까지 1년 단위로 재계약이 가능'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최초 근로계약과 두 차례에 걸친 재임용계약에도 '근로자의 근무성적을 고려하여 재계약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③ 원고는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하여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재임용평가를 실시하여 왔고, 그 평가점수에 따라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 ④ 참가인도 원고로부터 재임용평가를 받았고, 2022. 1. 7. 자 평가와 2022. 12. 22. 자 평가에서 기준점수(70점) 이상의 평가점수를 받아 원고와 두 차례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을 모두 종합하여 볼 때,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재임용평가 점수에 따라 최장 10년의 범위에서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절차적 위법 여부
학생군사교육단 규정 제5조 제3항 제4호 및 제13조 제2항은 국방부에서 추천한 군사학 교관을 '해임'하는 경우에 육군참모총장과의 협의 및 학군단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① 해임은 근로자에게 보장된 근로계약기간 중에그 지위를 박탈하는 중대한 불이익 처분에 해당하는 점, ② 이에 따라 위 학생군사교육단 규정들은 군사학 교관을 해임함에 있어서는 육군참모총장과의 협의 및 학군단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은 당초 약정된 근로계약기간이 종료한 이후 근로자가 예외적으로 가지게 된 기대에 반하는 것에 불과하여 근로자 보호의 필요성이 해임의 경우만큼 크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군사학 교관에 대하여 해임이 아닌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하는 경우에까지 학생군사교육단 규정 제5조 제3항 제4호 및 제13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만료 통지를 함에 있어 학생군사교육단 규정 제5조 제3항 제4호 및 제13조 제2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갱신 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7, 19 내지 27, 29, 30, 32, 36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이 학군단 담당교수로서 그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평가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023. 3.부터 2023. 7.까지 이 사건 학군단의 J기 후보생 총 23명 중 12명이 임관을 자진포기하고 탈단함에 따라, 이 사건 학군단 J기 후보생의 탈단율은 약 52%로, 전국 학생군사교육단의 J기 후보생의 탈단율 약 16.6%(총 인원 3,092명 중 탈단인원은515명)의 3배 이상이 되었다. 이 사건 학군단 단장 I은 참가인에 대한 재임용 평가를 함에 있어 '참가인은 자신이 담당교관으로 있는 J기 후보생들로부터 교육 및 평가 관련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J기 후보생들이 대거 탈단하였음'을 주된 이유로 삼아 참가인의 '역량', '태도', '인화'의 평가항목에 대하여는 각 15점, '태도·인상'의 평가항목에 대하여는 10점 등 합계 55점의 평가점수를 부여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은 재임용평가 기준점수(70점) 미달로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참가인이 2023년 1학기에 개설한 조직관리학 과목의 수업평가점수는 75.4점, 참가인이 2023년 2학기에 개설한 국방방호학 과목의 수업평가점수는 72.29점으로, 해당 전공소속 교원의 2023년 1학기 교과목 평균점수인 85.5점과 2023년 2학기 교과목평균점수인 84.25점에 크게 미달하는 점수이고, I이 2023. 10. 27. 이 사건 학군단 J기, K기 후보생에 대하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총 32명 중 16명<2>이 '학군단 간부들 중 임무수행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참가인을 지목하면서 그 주된 이유로 '후보생들에 대한 관심 부족'과 '강의 부실'을 들었다.
이 사건 학군단의 학생지원팀 팀장 L은 2023. 9.경 탈단한 J기 후보생들 중 2인으로부터 'J기 후보생들이 담당 교관인 참가인의 지도관리 부족, 소통 결여 등 문제로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 J기 후보생 중 M, N, O은 원고에게 '참가인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성적을 부여하지 않았고, 참가인과 후보생들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참가인의 관심과 배려가 부족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였고, 특히 M, N의 진술서에는 '참가인에 대한 불만이 J기 후보생들의 탈단 원인'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학군단 간부 및 교원에 대한 설문조사와 수업평가에서 참가인은 다른 간부 및 교원에 비해 매우 낮은 평가를 받은 점, 이 사건 학군단 J기 후보생들과의 면담 결과나 후보생들 작성 진술서에 의하면 참가인에 대한 후보생들의 불만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보이는 점, 특히 후보생들 일부는 '참가인에 대한 불만이 J기후보생들의 집단 탈단의 원인이 되었다'고 진술한 점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담당교관으로서 J기 후보생들에 대한 지도의무를 해태함에 따라 다수의 J기 후보생들이 탈단하는 결과에 이른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I이 J기 후보생의 높은 탈단율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재임용평가 기준점수에 미달하는 55점을 부여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I은 2024. 1. 9. 참가인과의 면담 중에 '총장님(H)께서 참가인과 재계약을 하지 말라고 지침을 주셨다'고 말하면서, '이 사건 학군단 J기 후보생들의 집단 탈단으로 인해 I 본인도 H로부터 문책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H이 I에게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J기 후보생들의 집단 탈단을 근거로 참가인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H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① 이 사건 학군단의 탈단은 초급간부 복무 여건 악화로 인한 것이지참가인의 업무 수행 해태에 있는 것이 아니고, ② 이 사건 학군단 J기 후보생들이 2023년 하계 입영훈련에서 전국 3위를 하였음에 비추어 참가인이 담당교관으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다고 보아야 하며, ③ 참가인이 개설한 수업이더라도 참가인 외에 학군단장이나 다른 교수 등이 수업을 일부 분담하고 있으므로 참가인 개설 수업의 평가점수가 낮은 원인이 참가인의 강의능력 부족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그러나 ① 초급간부 복무 여건 악화는 전체 학군단 후보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인바이는 전국 탈단율에 비해 이 사건 학군단 J기 후보생들의 탈단율이 유독 높은 것에 대한 원인이 될 수 없는 점, ② 참가인은 2023년 하계 입영훈련 당시 후보생들에 대한 격려 방문조차 하지 않았는바 위 입영훈련 당시에도 참가인에 대한 후보생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J기 후보생들이 2023년 하계 입영훈련에서 거둔 좋은 성적은 P<3>가 위 입영훈련 직전에 J기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충교육의 성과가 반영된 것인바 위 입영훈련 성적만으로 참가인이 담당교관으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참가인이 수업 과정 일부를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개설한 교과목인 이상 전체 수업에 대한 책임은 참가인에게 있다고 보아야 하고, 앞서 본 설문조사에서도 참가인의 강의 능력에 대한 후보생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던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위 주장들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계약만료 통지에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인데도, 이와 다른 이유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지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신연석 최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