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0. 17. 선고 2024구합9014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1. 2. 1. D법에 따라 E에 있는 산림소유자와 임업인 등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인 참가인 조합에 입사하였고, 2015. 7. 1.부터 아래와 같이 조합 간전적 및 보임을 하였다.

나.

원고는 2023. 5. 12. 참가인 조합의 상급기관인 I중앙회 서울인천경기지역본부(이하 '이 사건 지역본부'라 한다)에 '본인은 조합직원 인사교류위원회에서 의결한 인사교류(전부) 등에 관한 모든 사항을 준수하며, 인사교류(전보)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이행할 것을 동의함에 따라 본 동의서를 제출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그 희망지역을 '파주(1지망)', '김포(2지망)'으로 정한 인사교류(전보) 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다.

원고는 2023. 7. 31. 하급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참가인 조합으로부터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원고는 2023. 11. 7.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위 감봉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2024. 7. 5. '위 감봉은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4. 7. 24.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가합54696호, 이하 '관련 소송'이라 한다).

라.

이 사건 지역본부는 2024. 2. 27. 원고를 포함한 J조합 직원 5명에 대해 2024. 3.1.자로 '조합 간 인사(전보) 교류'를 시행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4. 3. 1.자로 K조합으로 전적되어 참가인 조합의 G지점장에서 면직되었고, K조합의 금융과장으로 보임되었다(이하 '이 사건 전적'이라 한다).

마.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6. 13. '이 사건 전적은 원고의 포괄적 사전 동의를 받아 이루어졌고,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며, 이 사건 전적으로 원고에게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는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전적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경기L),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10.1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2 내지 4, 9, 10,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전적은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루어진 것이고, 참가인 조합의2023. 11. 30. 개정 전 조합직원인사교류(전보)예규(이하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1호에도 반한다. 또한 이 사건 전적은 원고가 관련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한 불이익한 인사명령으로 업무상 필요도 인정되지 않고, 원고는 주소지에서 85km 떨어진 곳으로 출퇴근하게 되어 생활상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

나.

이 사건 전적은 실질적으로 종전 감봉의 징계와 동일한 이유로 한 이중징계에 해당하고,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를 하지 않았다.

4.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전적에 관한 원고의 동의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이른바 전적은, 동일 기업 내의 인사이동인 전근이나 전보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긴다. 이와 같이 근로자의 동의를 전적의 요건으로 하는 이유는, 근로관계에서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경됨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을 불이익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7두74399 판결 등 참조).

그룹 내의 기업에 고용된 근로자를 다른 계열기업으로 전적시키는 것은, 비록 형식적으로는 사용자의 법인격이 달라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동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으므로, 사용자가 기업그룹 내부의 전적에 관하여 미리(근로자가 입사할 때 또는 근무하는 동안) 근로자의 포괄적인 동의를 얻어두면 그때마다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더라도 근로자를 다른 계열기업으로 유효하게 전적시킬 수 있다. 사용자가 기업그룹 내의 전적에 관하여 근로자의 포괄적인 사전동의를 받는 경우에는 전적할 기업을 특정하고(복수기업이라도 좋다) 그 기업에서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등의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명시하여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된다(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누820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7 내지 9호증, 을나 제5 내지 8, 12, 15, 16,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적은 원고의 사전 동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참가인 조합이 원고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전적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I중앙회(이하 '중앙회'라 한다) 및 그 산하 조합은 모두 D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법인이다(D법 제4조 제1항). 중앙회는 참가인 조합과 같은 지역조합과 전문조합을 회원으로 하여 회원조합의 공동이익의 증진과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회원의 지도 · 감독에 필요한 규정 또는 지침 등을 정할 수 있고(D법 제87조, 제89조 제1항, 제117조), 회원조합은 이러한 규정 등을 준용하거나 따르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또한 중앙회 인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 한다)은 중앙회 또는 다른 조합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자를 조합 간의 인사교류를 통해 조합의 직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경우 전보에 준하도록 하고 있으며(제5조 제2항), 조합의 직원에 관한 인사기록카드도 중앙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D법 및 인사규정의 각 내용과 중앙회와 조합간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원조합은 중앙회를 정점으로 그 구성이나 활동 등에 있어서 밀접한 관련을 갖고 일정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직원에 대한 조합 간 인사교류로 형식적으로 사용자의 법인격이 달라지더라도, 해당 직원에 대한 실질적인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동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참가인 조합은 인사규정과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에 따라 조합 간의 인사교류를 하고 있고,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 제3조 제1항 제5호는 인사교류 시 해당 직원에게 동의서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지역본부는 2023. 5. 11. 각 시군 J 조합에 '조합직원 인사교류를 위한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2023. 5. 12.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하여 참가인 조합에 제출하였는바, 원고는 이후 시행될 이 사건 전적에 동의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③

이 사건 지역본부가 시행하는 조합 간 인사교류는 이 사건 지역본부 산하의 J 조합을 대상으로 하여 원고의 전적 대상인 J조합의 범위가 특정되어 있었고, 원고는 이 사건 전적 전에도 F조합으로 전적되었다가 다시 참가인 조합으로 전적하였다. 또한 인사규정 제5조 제2항은 중앙회 또는 조합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을 조합 간 인사교류를 위하여 조합의 직원으로 임용할 때에는 전보에 준하도록 하고 있고, 이에 따라 조합 간 인사교류를 통해 전적한 직원의 종전 조합에서의 경력을 새로운 조합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조합 간 인사교류에도 불구하고 보수나 인사 등 근로조건에서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 조합과 이 사건 지역본부가 원고로부터 전적에 관한 포괄적인 사전 동의를 받았더라도, 그와 같은 동의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④

한편 인사규정 제5조 제3항은 '인사침체의 방지와 업무능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장기근속자를 우선하여 인사교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 제3조 제1항 제1호는 '동일 조합에서 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은 교류한다. 다만, 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라도 조합육성에 탁월한 공적이 있거나 조합운영상 필요하다고 해당 조합장이 요청하여 조합직원인사교류위원회에서 인정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기간을 정하여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 제3조 제1항 제1호는 동일 조합에서 5년 이상 장기근속한 직원은 원칙적으로 조합 간 인사교류의 대상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조합 간 인사교류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지, 5년 미만 근속한 직원에 대한 조합 간 인사교류를 금지하거나 직원에게 동일 조합에서 5년간 근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취지의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 전적 당시 참가인 조합에서 근무한 지 약 4년 10개월(파견기간 제외 시 약 4년 8개월)이 되어 5년 가까이 근무한 상황이었다. 이 사건 전적이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 제3조 제1항 제1호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전적의 업무상 필요성 유무 등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적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가 통상 근로자가 감내하여야 할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전적은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1)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피해자 5명은 원고와 같이 근무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상황이었고, 순환근무에 따라 원고가 참가인 조합에서 계속 근무를 할 경우 원고와 피해자들이 함께 근무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적은 불가피하였다.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 제3조 제1항 제2호도 직원의 연고지를 기준으로 전적 조합을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견책 이상의 징계를 받은 직원은 연고지에 관계없이 우선 전보조치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

원고는 참가인 조합이 이 사건 전적을 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피해자들과의 근무장소 분리 필요성을 고려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적에 있어 업무상 필요란 조합 간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과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 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외에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들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참가인 조합이 이 사건 전적의 업무상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 피해자들과의 근무장소 분리 등을 고려하였더라도 어떤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는 것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취지에도 부합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원고의 거주지에서 참가인 조합까지의 거리는 약 2.7km로 차량 이동 시 약 10분 정도 소요되는 반면, K조합까지의 거리는 약 85km로 차량 이동 시 약 2시간이 소요되므로, 원고에게 출퇴근 거리에 관한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기는 하나, 전적의 경우 그 성질상 생활권역 변경이 수반될 수 있는 점, 원고로서는 이 사건 동의서 작성 당시 희망지역이 아닌 곳으로 전적될 가능성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내하여야 할 범주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이중징계 여부 및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

1)

근로관계에서 '징계'란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징벌적 제재를 말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전적 등 인사명령을 통해 근로자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징계와 개념상 구별되는 것이고, 이 사건 인사교류예규 제3조 제1항 제2호도 조합 간 인사교류가 징계와는 별개의 조치임을 전제로 '견책 이상의 징계를 받은 직원 등은 연고지에 관계없이 우선 전보조치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전적이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전적이 이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해고'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전적은 인사규정 및 이 사건 인 사교류예규에 따라 참가인 조합으로부터 K조합으로 원고가 적을 옮겨 근무를 하게 한 것으로 해고와는 구별되므로, 해고의 서면통지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을 뿐더러, 을나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지역본부는 2024. 2.27. 참가인 조합에게 전자문서로 이 사건 전적에 관한 조합직원 인사교류(전보) 의결내역을 통지하였고, 원고는 2024. 2. 28. 이를 열람하여 출력한 사실이 인정된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