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원고는 1989. 12. 1. B조합에 입사하였다. 원고는 2024. 1. 23. 참가인의 D지점(이하 ‘D지점’이라 한다)으로 발령된 후인 2024. 2. 14.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하였으나,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사직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지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E). 원고의 재심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
원고는 참가인 조합장 F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2024. 1. 23. D지점으로 부당하게 전보되는 등으로 인하여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상태에서 2024. 1. 29. 새벽에 호흡곤란과 피를 토하는 증상으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여서 휴직을 하겠다고 한 상태였고, D지점장도 원고에게 몸부터 챙기라며 위로해 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바꾼 D지점장이 원고에게 출근을 독촉하여 2024. 2. 13. 어쩔 수 없이 출근하였으나, 극심한 불안상태 또는 심신미약상태에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그 후 약 3시간 경과한 시점에 D지점장에게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불안증세 로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음을 밝히면서 휴직 요청을 하였는데, D지점장이 참가인의 본점 임원들과 회의한 후 원고의 휴직 요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사직의사는 철회되었다. 그런데도 참가인이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은 부당한 해고이다.
원고가 2024. 2. 13. 출근한 당시 직원들의 냉대와 배척분위기에 의해 호흡곤란과 공황장애 증상을 느낀 원고는 G지점장에게 ‘내가 그만둬야 조합장이 인원 충원을 해 줄 테니 내가 나가야 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출근한지 20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사무실을 떠난 것이다. 즉 원고는 심신미약상태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음에도 참가인이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은 부당한 해고이다.
인정사실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한 후 진성지점에서 근무하던 2021. 1. 19. 과장으로 승진하였고, 2023. 4. 1.부터 ‘본지점간 이동’으로 참가인 본점에서 근무하다가 2024. 1. 23. 참가인의 D지점으로 발령되었다.
원고는 위 인사발령 후 2024. 1. 29. D지점에 업무인수차 출근하였으나, 익일 새벽 병증으로 응급실에 입원하였고, 2024. 1. 30.부터 2. 6.까지 심신단련휴가, 2024. 2. 7.부터 2. 8.까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다가 2024. 2. 13. D지점에 출근하였다.
원고는 2024. 2. 13. 08:20경 D지점에 출근하였으나, 08:40경 D지점장 H에게 사직원(을나 9호증의 2)을 제출하였다. 사직원에는 “금번 개인사정으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그 중 ‘개인사정’으로 부분과, 날짜 중 ‘2. 13.’ 부분, 신청자 부분의 ‘소속’, ‘개인번호’, ‘직’, ‘성명’ 부분은 각 원고가 자필로 작성하고, H이 ‘자필 확인’이라고 기재된 곳에 지점장 직인까지 날인한 것이다. 또한 원고는 사직원 제출과 동시에 재직 중 알게 된 직무상 비밀 등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사직)’, 2024. 2. 13.까지 재직 중 사고가 없었다는 내용의 ‘무사고 확인서’를 각각 자필로 작성하였다.
원고의 사직서는 D지점장 H을 거쳐 참가인의 본점에 전달되었고, 참가인은 2024. 2. 13. 이를 수리한 후 인사규정 제59조에 따라 해직처리하였다.
참가인은 2024. 2. 14.자로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를 사유로 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 상실신고(이직일: 2024. 2. 13.)를 하였다.
참가인의 인사 담당 과장보인 I는 2024. 2. 14. 위 사직서를 기안문서로 하여 퇴직 결재를 받았고, 2024. 2. 16. 원고에게 전화로 퇴직처리 사실을 알려 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 6, 18, 23, 24호증, 을 6, 8 내지 11호증, 을가 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포함. 이하 같다)
사직의사가 철회되어 효력이 없는지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통상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나,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이어서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하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이전이라 하더라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2024. 2. 13. 작성하여 제출한 사직원은 당일 참가인이 수리하였으므로, 참가인의 동의 없이 원고는 사직의사를 철회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 사직의사가 철회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원고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2024. 1. 23. 자로 D지점으로 인사발령되었으나, 건강상 이유로 출근하지 않다가 실제로 처음으로 2024. 2. 13. 출근하였고, 출근하지 불과 20여 분이 지난 08:40경(또는 08:42경) D지점장 H에게 사직원, 서약서, 무사고 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D지점장 H은 원고에게 ‘후회 안하겠냐?, 남편과 의논했냐“면서 만류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을 6호증),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 H의 이 같은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사직원을 제출한 2024. 2. 13. 12:25경을 비롯하여 3회 I(원고 주장에 의하면 본사 인사 담당자이다)와 통화를 하였고, 그 외 “통화 가능할 때 전화 부탁합니다”, “I야 H지점장님께 사정을 이야기 하니 총무상무한테 이야기해보께 하네. 니가 조합장님께 사정을 잘 말해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24. 2. 14. 오전 8시경에는 2024. 2. 13.이 발급일자로 된 진단서, 12:16경에는 실업급여에 관한 내용이 기재된 캡처 사진, 오후 5시 21분경에는 “결과는 어찌 됐노?”라는 메시지, 2024. 2. 15. 오후 2시 8분경에는 진단서와 ‘사무실에서 겪은 극심한 트라우마로 현재는 심한 불안증세 등이 있고 치료는 될 수 있지만 시간이 필요한 상태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임’이라는 메시지를 각각 보냈다.
I는 2024. 2. 15. 위 메시지에 대해 “통화는 안 되시나요”라고 묻고, 원고가 그렇다는 취지로 답하자, “제가 다른 이야기는 하나도 못 들어가지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고 답하였다.
원고 주장과 같이 ‘사직원 제출로부터 3시간 정도 지난 무렵 D지점장에게 사직의사를 철회하겠다고 하였고, D지점장을 통해 참가인 본점 상임이사, 총무 상무, 총무 담당자가 회의한 결과 사직의사 철회에 동의하였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2024. 2. 13. 등 인사 담당자인 I에게도(특히 원고가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다고 주장하는 시간대인 2024. 2. 13. ‘점심시간 무렵’에는 더욱 그러하다) 사직의사를 철회하였음을 알리거나 확인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할 것임에도 I와의 통화나 카카오톡을 통한 대화 등에는 원고가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다는 사실이나 사정을 알 수 있는 어떠한 점도 확인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진단서 및 실업급여에 관한 내용을 보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I는 ‘2024. 2. 13. 당시 전화로 몇 차례 여러 가지 문의를 하였기 때문에 휴직에 관한 것인지 퇴직에 관한 것인지 실업급여수령 자격에 관한 것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음. 서류 또는 일기장 제출 여부 동의에 대한 합의를 직접 들은 바 없으며 조합장이 원고로부터 서류가 들어올 것이니 확인하라고 하였고 서류가 오지 않아 원고에게 연락을 하니 제출 불가라고 말함. 조합장에게 일기장 제출이 불가하다고 연락이 왔다고 보고함. 사직원은 2. 13. 제출되었고 2. 14. 기안문서로 퇴직을 결재받음. 2. 16. 17:51경 사직원이 수리되었다는 취지의 문자를 발송하였고, 18:26경 원고와 통화하였음. 서류 또는 일기장 제출 건을 끝으로 더 이상 제출하거나 수령할 서류 등이 없고 사직과 관련된 상황이 모두 끝이 났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장기간 함께 근무한 직원이 퇴직하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통화상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위로해 주고자 별 생각 없이 통화에 답하였다’는 확인서(을 11호증의 4)를 작성하였는바, I의 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2024. 2. 13. 점심시간 무렵 원고와의 통화에 대해 D지점장 H은 ‘원고가 사직원을 제출하고 실업급여 관련 도움 요청 전화가 왔다’고 진술하고 있는데(을 6호증), 그 진술의 신빙성 역시 배척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한편, 2024. 2. 15. 원고의 남편이 F를 찾아가 원고의 일기장에 대해 이야기하며 원고의 상태 및 응급실에 가게 된 경위 등을 설명하였고, F는 사직처리를 취소하겠다면서 원고의 일기장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므로 2024. 2. 16.까지 사직의사는 수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24. 2. 13.자로 원고를 해직처리한 사실, 참가인 인사담당자인 I가 2024. 2. 16. 원고에게 전화하여 F가 퇴직처리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알려주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 사직의사가 수리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사직의사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효력이 없는지
어떠한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그 증명책임은 그것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2295 판결).
위 인정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 원고의 사직원 제출 당시 원고가 심신미약상태에 있었다거나, 사직원 제출을 통한 사직의사의 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사직의사가 참가인에 의해 수리됨으로써 종료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