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13. 선고 2025구단386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2006년경까지 C 내 하청 업체인 D(주) 등지에서 덤프트럭 정비업무등을 수행하다가 퇴직한 사람으로 2023. 1. 20. E이비인후과의원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순음청력검사 역치 우측 115dB, 좌측 90dB)받아 2023. 1. 25.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나.

피고가 평가한 원고의 소음 노출 이력 및 피고의 의뢰에 따른 원고의 청력에 대한 특별진찰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소음 노출 이력

2)

특별진찰 결과

가)

제1차 특별진찰 결과(한일병원) : 업무관련성 특별진찰(근로복지공단 부산의원)에서 '순음청력역치와 뇌간유발반응청력역치의 유의한 차이 등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가 낮아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부합하는 청력장해 여부 및 보다 정밀한 난청의 정도 확인을 위해 청력검사 재특진이 필요하다'는 소견 제시됨에 따라 2차 특별진찰실시

나)

제2차 특별진찰 결과(F병원, 2024. 7. 18.)

○

순음청력검사

-

고막 또는 중이 병변 여부: 뚜렷한 병변 없음.

-

난청의 정확한 원인 및 상병명: 우측 귀는 전농상태, 좌측 귀는 80dB정도의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 보임.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1984년부터 2006년까지 약 22년간 C 내 하청 업체인 D(주), G(주), H 소속 정비사로 근무하면서 콘크리샤로 슬래그를 파쇄해서 덤프트럭에 적재할 때 그 옆에서 운송장비인 덤프트럭의 정상운행 여부를 살피고 덤프트럭의 상태를 점검·정비하는 등 시끄러운 현장(74.1 ~ 89.3dB)에서 대기하면서 작업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상당한 소음에 노출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또는 악화된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관련규정 및 법리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에 관하여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1)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2)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것의 요건을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규정하면서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9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중앙보훈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보완감정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①

D(주)의 2010년 상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작업환경측정결과를 검토하면, 철강슬래그 파쇄선별 작업의 경우 74.1 ~ 89.3dB, 공무 작업의 경우 72.8 ~ 84.1dB의 소음이 발생하는 사실이 확인되고 원고가 제출한 D(주)의 단위작업 장소별 작업환경측정결과(2020년 상반기부터 2022년 하반기까지)도 이와 유사한 소음정도를 나타내는 사실이 확인된다.

그러나 2024. 12. 19. 현장조사 등에서 확인된 보험가입자[D(주) 안전관리자] 또는 동료직원들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슬러그 파쇄 작업 현장과 대략 4~5m 떨어진 정비고 내·외부에서 차량을 수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정비고는 판넬로 지어진 건물이라 크라샤 소음이 시끄러웠는데, 원고가 1990년대 초 과장 직급으로 승진하였고, 과장의 경우 주로 외부 사무실에서 수리가 필요한 차량을 정비소에 보내거나 장부를 처리하는 등의 행정업무를 담당하였으며, 정비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직원이 한 명 있었고, 대부분의 작업은 직원이 수행하기 때문에 원고의 경우 외부 사무실에서 주로 근무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를 토대로 피고는 유사업체 작업환경측정결과를 참조하여 덤프트럭 단순 정비 업무 종사기간의 소음 노출수준을 80 ~ 85dB로 조사하였는데, 여기에 객관적 합리성을 상실하는 등 뚜렷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원고는 약 22년에 걸쳐 고강도의 소음이 발생하는 파쇄기 옆에서 정비 업무 등에 종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위와 같은 업무 수행 중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②

소음성 난청은 거의 항상 양측성이고, 농(Profound hearing loss)을 일으키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청력의 저음한계는 약 40dB, 고음한계는 약 75dB이며, 초기저음역(500Hz, 1,000Hz, 2,000Hz)에서보다 고음역(3,000Hz, 4,000Hz, 6,000Hz, 특히4,000Hz)에서 청력손실이 현저히 심하게 보이다가 8,000Hz 음역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5dip 현상). 그런데 2024. 7. 18. F병원에서 실시된 특별 진찰에서의 순음청력검사 결과 원고의 청력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주파수에서 75dB을 초과하고, 우측 귀는 전농상태, 좌측 귀는 80dB 정도의 심도난청으로 비대칭적 난청에 해당하여 소음성 난청의 특징과는 다른 양상이 있다.

③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의 감정의(이비인후과)는 "원고의 양측 난청이 과거소음 노출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됨. 2015년 10월 12일병원 입원 시 과거력 조사에서 2010년 경 좌측 급성난청, 2000년 경 우측 안면마비및 우측 청력저하 기록이 확인됨. J의원 2015년 9월 11일 의무기록에서 좌측 귀 중이염 상병기록(H6690) 확인됨. 소음 노출이 일반적으로 심고도 난청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개인적 요인의 영향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됨. 원고의 과거 소음노출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여지지 않음. 소음노출수준과 노출기간을 고려할 때, 심고도 난청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으며, 개인적인 요인에 의한 청력저하 가능성이 높음."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 감정의의 소견의 주된 내용은 원고의 청력손실의 주된 요인은 개인적인 소인이라는 것으로 이는 2차 특별진찰(F병원)에서 제시된 난청의 원인에 관한 의학적 소견과 일치한다. 한편 위 감정의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노화, 개인적 요인 등 종합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소음에 노출된 영향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소음 노출력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소음의 영향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는 추상적 가능성을 밝힌 것에 불과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④

원고는 감정결과가 추상적·원론적 평가에 불과하여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나,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내세우는 사정이나 자료만으로는 위 감정결과의 신빙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⑤

원고는, 피고가 내부 지침(갑 제5호증)상 소음노출 이력이 있으나 그 정도가 불분명하거나 의학적 인과관게 판단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자문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함에도 업무상질병자문위원회 자문 대상임을 간과한 채 이 사건 처분에 나아간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의 지침(소음성 난청업무처리기준 개선 2021. 12., 을 제13호증)에 의하면, 원고의 업무가 '덤프트럭 정비 업무'로 광업 등 특수직종에 해당하지 않고, 최종 소음노출 사업장이었던 G(주)가 휴폐업 사업장에 해당하는 이 사건에서, 원고의 경우 소속병원 업무관련성 특별진찰의 대상이 될 뿐, 업무상질병자문위원회의 회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